영화배우 조은지…“스크린 엣지녀? A급 주조연?행복한 애칭이죠”

입력 2009-08-19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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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조은지. 스포츠동아DB

‘엣지있는’ 배우. 조은지를 두고 요즘 영화계 일부에서는 그렇게 부른다.

그녀를 수식하는 ‘엣지’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는 듯 하다. 연기를 시작한 이후 단 한 번도 평범하지 않았던 캐릭터를 매번 몸에 딱 들어맞는 맞춤복처럼 ‘체화’시켰다는 것. 조은지는 자신에 대한 여러 표현 가운데 ‘엣지 있다’가 마음에 드는 듯 ‘씨익’하고 웃었다.

왠지 평범한 역할은 “저 스스로도 불편하게 느껴졌다”는 그녀.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이후 1년6개월 만에 다시 극장가를 찾았다. 조은지가 “난생 처음 접한 장르”라고 소개한 새 영화는 공포물인 ‘요가학원’(감독 윤재연)이었다.

유독 겁이 많다는 점이 도리어 공포 영화에서의 연기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 곰곰이 생각해보면 비록 연기일 뿐인 비명조차도 타고난(?) 심약함에 기대 더욱 리얼하게 내지를 수 있을 테니 그럴 듯 했다.

공포 영화를 찍으면 후일담으로 흔히 회자되는 괴담도 ‘요가학원’의 여섯 주인공 가운데서도 유독 조은지의 몫이었다. 세트 내 화장실에서 환청에 시달렸는가 하면, 합숙 생활 도중에는 수시로 가위에 눌려 이만저만 고생이 아니었다.

태생적으로 깡마른 몸매의 소유자임에도 “다이어트 역시 연기만큼이나 중요했던” 부분이다. 속사정을 묻자 그녀는 “알게 모르게 살들이 많다”고 웃으며 “날 지배해왔던 음식과 촬영 당시엔 이별하려니 참으로 서글펐다”는 재치를 발휘했다. 조은지는 ‘요가학원’에 앞서 ‘아프리카’,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 여배우들이 여럿 주인공으로 나서는 영화와도 자주 인연이 닿았다. 게다가 ‘요가학원’의 연기자는 또래들로 이루어져 촬영장의 묘한 공포감을 극복할 수 있는 재미 또한 남달랐다고 한다. 그것은 여배우들의 수다였다. 오죽했으면 ‘여배우들의 잡담’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을 연출자에게 제안하기까지 했을까. “영화 속의 영화라는 아이디어였지요. 대화 주제는 일과 연애. 너무 센가요?” 이제 여배우계의 A급 주조연으로 자리 잡은 조은지는 “끊이지 않고 저를 찾는 지금이 무척 만족스럽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이 주연으로 나서는 “영화 한번 극장에 걸어보는 게 소원인 것은 사실”이라는 속내를 드러냈다.

그녀의 차기작은 일찌감치 예정된 상태. 이번에도 여배우들이 무리 지어 등장하는 영화 ‘걸프렌즈’다. “엣지 있는 배우에서 ‘볼매’ 배우로 거듭나고 싶어요. 볼수록 매력적인 연기자, 그것이 저의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하지요.”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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