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에 등장한 한국형 슈퍼 히어로. 이범수(왼쪽)가 연기한 ‘홍길동’과 ‘전우치’로 변신한 강동원.
사진제공|시오필름·영화사 집
‘고전’ 홍길동·전우치 스크린 부활
‘의적’ 홍길동의 18대 후예 이범수…도술 뻐기는 바람남 전우치 강동원
할리우드 전유물 ‘…맨’ 대열 합류
‘슈퍼맨,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배트맨….’‘의적’ 홍길동의 18대 후예 이범수…도술 뻐기는 바람남 전우치 강동원
할리우드 전유물 ‘…맨’ 대열 합류
관객들에게 낯익은 할리우드의 슈퍼 히어로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능력을 철저히 감춘 채 세상의 악에 맞서 싸운다. 슈퍼히어로들은 특히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대표하는 상징적 캐릭터로서 늘 관객의 가슴을 들뜨게 한다.
그러나 이제 슈퍼 히어로는 할리우드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한국 스크린에도 이들의 능력을 뛰어넘는 슈퍼 히어로 캐릭터가 뜨고 있다.
26일 개봉하는 영화 ‘홍길동의 후예’(감독 정용기·제작 어나더라이프컴퍼니, 시오필름) 속 홍길동의 18대손 이범수, 12월23일 선보이는 ‘전우치’(감독 최동훈·제작 영화사 집)의 전우치 강동원이 그 주인공들이다.
모두 기존 한국영화에서 흔히 찾아볼 수 없었던 슈퍼 히어로적 캐릭터를 내세웠고 고전소설 ‘홍길동전’과 ‘전우치전’에서 중요한 모티프를 따왔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홍길동의 후예’는 조선시대 의적 홍길동이 실재했음을 전제로, 그 후손들이 21세기에서도 역시 의적으로 살아간다는 이야기다. 2년에 걸친 고통스러운 몸만들기를 거친 이범수가 그 18대손이 되어 날렵한 몸매로 하늘을 난다.
‘초콜릿 복근’이라 이름붙여진 그의 근육질 몸매를 받쳐주는 보디슈트로 더욱 매력을 뿜어내는 이범수는 토종 슈퍼 히어로서 친근감을 더한다.
영화 ‘전우치’는 누명을 쓰고 그림 족자에 갇힌 조선시대 도사 전우치가 500년의 세월이 흘러 봉인에서 풀려나 요괴들에 맞서는 이야기다. 전우치 역의 강동원은 극 중 악동에 가까워서 자신의 도술 실력을 뽐내고 싶어하며 심지어 바람둥이 기질까지 갖춘 보기 드문 캐릭터. 대의명분 따윈 중요하지 않지만 악에 맞설 때 그의 모습은 영웅적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자신의 몸에 최대 16줄의 와이어를 매고 고층건물 위에서 뛰어내리며 활약하는 그는 배우로서 새로운 경험을 “언제 한 번 뛰어내리겠느냐”는 말로 표현했다.
충무로에서는 이 같은 ‘토종 슈퍼 히어로’의 새로운 등장이 관객에게 익숙한 고전 속 인물을 빌려왔다는 점에 주목한다. 특히 앞으로 이런 시도를 거쳐 할리우드 속 슈퍼 히어로에 버금가는 캐릭터로서 진화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관계자들은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