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연 ‘악녀의 순정’

입력 2009-12-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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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녀 연기에는 굵은 웨이브와 화려한 의상이 제격이죠.” 이소연은 SBS 드라마 ‘천사의 유혹’에서 악녀 주아란역을 연기하면서  헤어스타일과 의상 등 그녀만의 비법을 공개했다.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실신…악몽…감량… 이 한몸 바쳐 드라마 띄울 수만 있다면…”
복수의 화신, 발악할수록 시청률 쑥쑥
처음 맡은 악역 재미에 고통도 감사히!
비키니신 위해 굶었던 게 가장 힘들어
촬영 끝나자마자 치킨부터 시켜먹었죠


하지만 그녀는 “오히려 신난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SBS 드라마 ‘천사의 유혹’. 이 드라마의 중심에는 이소연이 있다. 복수를 위해 악녀로 돌변해 물불 가리지 않는 주아란이 그녀가 맡은 캐릭터이다.

“제가 봐도 무서워요. 요즘 주위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도 ‘왜 그런 눈빛으로 쳐다보냐’라는 것이고요. 처음 연기할 때는 ‘세상에 이런 여자가 있을까’하고 고민도 했지만 저도 모르게 점점 주아란이 되는 것 같아요.”

극 초반 그녀는 남편이 꾸며놓은 신혼방에서 정부와 정사를 하고 식물인간이 된 남편을 뜨거운 불로 지지고, 죽이기 위해 집에 불을 지르는 등 심한 행동을 많이 했다. 요즘도 자신이 저질러 놓은 일들을 들키지 않기 위해 틈만 나면 온갖 거짓말을 한다.

“늘 무언가에 쫓기는 듯 불안하고 호흡도 가파르고...소리 한 번 지르고 나면 머리가 ‘띵’하고 현기증이 나죠. 그런 장면이 자주 등장하고 촬영 시간도 길어지면 끝난 후에 탈진해서 일어나기도 힘들어요. 요즘엔 악몽도 자주 꿔요.”


이소연은 그동안 밝고 명랑한 캐릭터만 연기해 왔다. 이처럼 독한 역할은 ‘천사의 유혹’이 처음이다. 촬영 전 자신도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이제는 본인도 만족하고, 주위의 반응도 ‘너무 잘 어울린다’는 평이다.

“처음엔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어요. ‘아무리 악랄하게 보이려고 해도 너가 그렇게 보이겠냐’는 반응이 많았어요. 그동안 한번도 안했던 캐릭터라 욕심을 냈어요. 요즘엔 의외의 모습에 칭찬을 많이 해주세요.”

그녀가 주아란을 위해 가장 많은 신경을 쓴 것은 스타일. 그녀의 헤어스타일과 의상은 요즘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머리는 화려하면서 강하게 보이기 위해 굵은 웨이브 펌을 했고, 의상도 여성스러우면서도 화려한 것들 위주로 선택했어요. 허리 라인을 강조하면서 짧지 않은 옷들을 선택하는 등 고민을 많이 했죠.”

최근 이소연이 화제를 모은 것 중에는 테이블 위에서 춘 섹시댄스와 비키니 수영복 장면도 빼놓을 수 없다.

“솔직히 제가 섹시한 이미지와 거리가 멀어요. 워낙 몸치구요. 어설프게 하면 오히려 웃음거리만 될 것 같아서 죽어라 연습했죠. 촬영할 때도 ‘나는 섹시하다’ ‘주아란이면 할 수 있어!’라고 자기 최면을 걸었어요. 비키니 수영복을 입을 때는 체중 감량을 위해 굶는게 제일 힘들었어요. 수영복신을 마친 뒤 차안에서 치킨을 먹었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삼겹살을 먹었다니까요.”

이소연은 “그동안 욕심만 많았지 저를 돋보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잘 몰랐지만 이제는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다”며 연기에 눈을 뜬 배우의 만족감을 밝혔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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