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그룹 유키스는 지난 두 장의 음반에서 실패를 맛보면서 가슴앓이를 했지만 절치부심하며 발표한 ‘만만하니’가 인기를 얻으면서 인기 아이돌 그룹의 대열에 합류했다. 왼쪽부터 일라이 수현 동호 기범 기섭 알렉산더 케빈.
요즘 세 번째 미니앨범 ‘만만하니’로 확실하게 자신들의 인기를 과시하는 그룹 유키스(알렉산더, 기범, 동호, 수현, 일라이, 케빈, 기섭). 2009년 한 해 동안 가요계를 강타한 여타의 팀들처럼 이들도 매력적인 외모와 춤을 보여주는 아이돌 그룹이다.
그러나 데뷔 이후 가장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들의 성공을 “아이돌 그룹이 올해 대세이다 보니 연말에 그 덕을 보는 것 같다”라는 말로 정리한다면 잘못된 것이다.
유키스는 자신들을 ‘잡초’에 비유했다. 소위 ‘눈물 젖은 빵’을 먹어봤다고 말한 유키스는 이번 앨범의 성공이 그 어느 것보다 특별함을 강조하며 자신들을 ‘잡초돌’이라 말했다.
멤버 기범은 “이번이 3집이에요. 1, 2집이 잘 안돼 회사에서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앨범을 만들었어요. ‘이번에도 안되면 유키스는 없다’는 심정으로 모두 이를 악물었어요. 하늘이 도운 거라고 생각해요”라며 그간의 마음 고생을 토로했다.
멤버들 말처럼 유키스는 그 동안 적지않은 가슴앓이를 했다. 2PM, 샤이니 등 다른 아이돌 그룹들이 2009년 화제의 중심이 되는 동안 그들은 태국, 일본 등 해외 활동에 치중하느라 정작 국내의 아이돌 붐에 합류하지 못했다.
심지어 늦게 데뷔한 다른 신인 아이돌 그룹보다도 지명도가 낮다는 일부의 평가에 서러움을 맛보기도 했다. 하지만 ‘만만하니’로 그들은 확실하게 자신들의 존재를 알렸다.
유키스.
수현은 “사실 ‘만만하니’는 유키스를 만만히 보지 말라는 뜻도 가지고 있어요. 예전에 저희를 촌스럽다고 했던 사람들한테 ‘자, 다시 봐. 우리 변했지. 더 멋져졌지’라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라고 설명했다.
일라이는 “예전에는 앨범을 발표해도 순위권에 오르지 않아 힘들었어요. 미국에 있는 가족들과 친구들에게도 부끄러웠죠. 하지만 요즘은 살맛나요. 빨리 미국에 가서 자랑도 하고 싶고요(웃음)”라며 예전에는 미처 하지 못했던 가슴 속 이야기를 웃으며 털어놓았다.
그런가 하면 케빈은 “활동하면서 ‘유키스가 제대로 바뀌었구나’라는 평가가 제일 기분 좋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처럼 ‘대박’이 쉬운게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됐죠. 그래서 더 많이 의지하고 이해하게 됐어요”라며 팀 동료들에게 고마워했다.
특히 유키스의 막내이자 16살로 아이돌 중 가장 어린 동호에게 2009년은 특별하다. 음반의 성공과 함께 출연 중인 KBS 2TV ‘천하무적 야구단’도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호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인기랑 인지도랑은 좀 다른 것 같아요. 혼자 예능에 출연하고 있지만 유키스 멤버잖아요. 어디서든 팀을 알리고 싶었지만 쉽지 않아 힘들었어요. 형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컸어요.”
2010년을 앞두고 유키스는 이제는 정상에 서고 싶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내년에는 1위도 해 봐야죠. 꽃가루 날리는 무대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너무 좋아 응급실에 실려 갈지도 몰라요.(하하) 하나 더 얘기해도 돼요? 내년에는 광고도 찍고 싶어요. 핸드폰, 스포츠웨어, 빵집, 그리고 아이돌 그룹의 상징인 치킨...상상만 해도 너무 행복해요.”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