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 "제대 뒤 더 단단해지겠다"(베를린 현지 인터뷰)

입력 2011-02-19 16:3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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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빈.

“좀 더 단단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톱스타 현빈이 해병대 입대를 앞두고 군복무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현빈은 18일 밤(이하 한국시간) 제61회 베를린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독일 베를린 포츠담광장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이날 자리에서 현빈은 “군복무 기간에 연기를 접할 수는 없으니 연기의 테크닉을 늘릴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뭔가는 얻고 제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쌓은 연기 경험, 선배들로부터 들은 조언 등을 어떻게 내 것으로 체화하느냐가 관건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잘 걸러서 내 것으로 만들면 좀 더 단단한 사람이 되어 제대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 현빈은 해병대에 자원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드러냈다.

그는 “순전히 성격 탓이다”면서 “평소에도 남자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했다”고 남성적 면모를 드러내며 “꼭 가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날 현빈과 나눈 일문일답.

-영화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로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어제(17일) 레드카펫을 밟았다. 소감이 어떤가.

“정말 즐기고 싶었다. 처음이고 위축될 수 있는 자리였지만 내게는 좋은 자리이기도 했다. 또 많은 팬들이 도와줬다. 환호해주고 반겨주시고.”

-레드카펫에서 디터 코슬릭 집행위원장이 영접을 해줬는데 무슨 말로 인사를 하던가.

“그냥 나 혼자 놀고 있다가 상영관으로 입장할 시간이 돼 들어갔다.”(웃음)

-독일 여성팬들도 눈에 띄던데.

“8년 전부터 날 알았다고 하더라. 생각해보면 신인 때부터였던 것 같다.”

-수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희망이 어떤가.

“어제 레드카펫이 끝나고 영화제측에서 영화제 로고 배지를 주었다. 그걸로 충분하다.”(웃음)

-경쟁부문 공식 상영 때 상영관의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되는 순간, 느낌은 어땠나.

“정말 좋았다. 그동안 해외든, 국내든 영화제(에 참가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영화제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오지 않았는데 이젠 생각이 바뀌었다.

레드카펫도 더 자주 밟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하하!”

-해병대 명찰도 빨간 색이다.(웃음)

“그렇다. 잠시나마 내 이름이 새겨진 빨간 명찰로 (영화제에 참가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위안을 삼겠다.”

-영화제에 세 번 초청받는 것, ‘시크릿 가든’에 한 번 출연하는 것. 어떤 것을 선택하겠나.(웃음)

“했던 작품은 다시 하지 않는다.”(웃음)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와 ‘만추’, 두 편의 영화로 베를린에 왔다. 각각 임수정, 탕웨이와 연기를 펼쳤다. 두 여배우는 어떤가.

“두 분 모두 연기 욕심은 똑같다. 다만 표현 방식이 좀 다를 뿐이다. 임수정 씨는 조용히 일을 하는 편이다. 탕웨이는 표현이 많다.”

-영화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의 시나리오를 받아 처음 읽었을 때 느낌은 어땠나.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는 다른 남자가 생겼다는 아내가 갑작스레 남편에게 이별을 통보하면서 위기에 놓인 5년차 부부의 이야기. 이별에 앞서 세 시간 동안 겪는 두 남녀의 미묘한 정서와 심리를 그린 영화다.)

“극중 아내가 ‘참 나쁜 여자’구나 생각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라는 생각도 했다.

촬영을 하면서 임수정 씨에게 ‘최대한 못된 여자로 만들어드리겠다’고 했다.(웃음)

하지만 잘 되지 않더라. 답답한 부분도 많았고. 하지만 그런 것을 표현하는 게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동안 감정을 드러내는 캐릭터가 많았는데, 누르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런 쾌감을 찾아가는 재미 같은 것.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손으로도 정말 꼼꼼히 연기했다.”

-떠나가려는 아내를 위해 짐을 싸주고 최대한 잘해주려는 남자 캐릭터. 실제라면 이해할 수 있나.

“겉으로는 물론 잘해주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어쩌면 자기방어일 수 있다.

아내를 잡고 싶지만 잡지 못하는 것. 극중 아내가 이기적인 여자라고 얘기할 수 있지만 남자도 마찬가지다.”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를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인가.

“사람? 스태프? 제작 취지에서부터 모든 것이 남달랐던 작품이었다. 다른 사람들을 보았던 작품이었다.

충분히 불평이 많을 수 있었던 환경이었고 잘 갖춰지지 못한 상황에서 작업을 한 건 축복이었다.

또 이런 (영화제)경험?”(웃음)

-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무엇인가.

“역시 레드카펫이다.”

-‘시크릿 가든’을 통해 얻은 관심, 두 편의 영화가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초청되는 특별한 경험 등을 얻었다. 이런 상황에서 군에 입대하게 됐는데 아쉽지 않은가.

“더 좋은데? 군입대는 차근차근 준비해온 내 인생의 한 과정이다.

그 시기가 결정된 상황에서 여러 가지 좋은 성과가 나와서 더 많은 응원을 받고 가는 것이다.

그래서 더 좋다.”

-21일 귀국한 뒤 계획은.

“아직 모르겠다.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생각해봐야겠다. 아무래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베를린(독일)|스포츠동아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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