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Q] “김 샜다” “날 샜다” 영화·드라마 이어 예능까지…‘스포일러 전쟁’

입력 2011-02-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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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드라마에 이어 이젠 예능 프로그램에서 스포일러와의 전쟁이 치열하다. 아직 방송되지 않은 MBC ‘위대한 탄생’ 합격자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온라인에 등장했다.
2. SBS 주말드라마 ‘시크릿가든’의 마지막 회 방송을 앞두고 스포일러 사진이 유출돼 해피엔딩의 결말이 방송전에 알려졌다.

1.스포일러도 트렌드?
‘위대한 탄생’ 방송 안한 합격자 공개
‘나는 가수다’ 첫방송 전에 내용 전파

2. 도대체 누가 유출하나?
SNS 활발…녹화 방청객들이 퍼뜨려
PD·연기자 무심결에 트위터 올리기도

3. 스포일러 예방 대책은?사전제작 케이블프로 10억 벌금 걸어
영화 동시 개봉…드라마 쪽대본 전달
캐내는 자와 막는 자, 스포일러 전쟁이 시작됐다!

영화 포스터에서나 볼법한 문구인 ‘스포일러 전쟁’이 예능과 드라마에까지 번지며 연예계 가장 핫한 이슈로 떠올랐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트위터, 미투데이 등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작품의 결말이나 중요한 정보를 공개하는 스포일러에 그치지 않고 사진과 동영상 등으로 현장의 분위기를 그대로 전달하며 제작진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 스포일러도 트렌드? 인기 프로그램에 따라 다니는 스포일러

오디션 프로그램인 MBC ‘위대한 탄생’은 최근 온라인에 퍼진 사진 한 장 때문에 한바탕 난리가 났다.

‘위대한 탄생’은 18일 방송에서 ‘위대한 캠프’ 파이널 라운드를 진행해 다섯 멘토가 지도한 20명의 도전자를 선발했다. 그런데 아직 방송에 나오지 않은 참가자가 합격해 멘토 뒤에 앉아 있는 모습이 온라인에 공개됐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핵심이자 재미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참가자의 당락 여부가 ‘스포일러 사진’으로 알려진 것이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새 코너 ‘나는 가수다’도 첫 회가 나가기 전에 방송 내용이 유출돼 골치를 앓고 있다. ‘나는 가수다’는 3월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그런데 언론에도 공개하지 않았던 첫 녹화에 참여한 일반인 심사위원 중 일부가 블로그나 커뮤니티에 방청 후기와 함께 몰래 녹음해 온 음원까지 올린 것.

MBC 예능국 고위 관계자는 “녹화 전 방청객에게 부탁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며 “ 그렇다고 방청객들의 휴대전화이나 카메라를 모두 검사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고 밝혔다.

SBS 주말 드라마 ‘시크릿 가든’ 역시 마지막 회의 내용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스포일러 금지령’이 연기자와 제작진에게 떨어졌다. 하지만 방송 전 분홍 여사(박준금)가 주원(현빈)과 라임(하지원)이 낳은 세 명의 아이를 맞는 사진 한 장이 공개되면서 해피엔딩의 결말이 방송 전에 알려졌다.

‘무한도전’ 김태호 PD가 공개한 동계올림픽 특집 사진.



● 스포일러, 다름 아닌 제작진과 출연자?

SNS가 활성화되면서 출연자와 제작진이 스포일러의 당사자가 되기도 한다. MBC ‘무한도전’의 김태호 PD는 트위터에 눈밭에 서 있는 멤버들의 사진을 올리고 “알래스카보다 더 추운 날. 웃자고 시작한 일이 유재석 대장님이 이끄는 휴먼 원정대가 됐다”며 동계올림픽 특집 편의 일부 장면을 공개했다. SBS ‘영웅호걸’에 출연 중인 홍수아도 20일 트위터에 비행복을 입고 빨간 머플러를 두른 모습을 공개해 다음 미션을 짐작게 했다.

또 MBC 시트콤 ‘몽땅 내사랑’에 출연 중인 김갑수는 여장한 모습과 래퍼로 변신한 사진을 올리는 등 스타들이 별 생각없이 트위터에 올린 글과 사진이 스포일러로 작용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 스포일러 막아라! 유출하면 10억 벌금!

스포일러 때문에 피해가 속출하다 보니 이를 막는 방법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90% 이상 사전 제작된 케이블TV채널 온스타일의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는 방송 전 제작진은 물론 진행자, 심사위원, 참가자 전원이 방송 내용을 유출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았다. 각서에는 만약 방송 전 내용을 공개하면 10억 원이라는 벌금을 내야 한다는 살벌한(?) 조항까지 들어 있다.

영화의 경우, 세계 시장을 겨냥한 대형 흥행작들이 스포일러를 우려해 글로벌 동시 개봉을 추진하는 것은 이제 일반화됐다.

드라마 역시 마지막 회 대본에 고유 번호를 지정해 한정된 수량만 배포하거나, 완성본이 아닌 쪽대본을 연기자별로 전달하는 방법을 이용한다.

심지어 드라마 내용이 담긴 스포일러가 등장하면 전혀 다른 내용의 가짜 스포일러를 퍼트려 이른바 ‘물타기 전략’을 시도하기도 한다.


● 스포일러?

스포일러(spoiler)는 ‘망친다’는 뜻을 가진 단어 ‘spoil’(스포일)에 어떤 행위를 하는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er’를 붙인 합성어. 영화, 소설, 애니메이션 등의 줄거리나 내용을 예비 관객이나 독자 특히 누리꾼에 미리 밝히는 행위나 그런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최근에는 한글 순화어로 ‘영화 헤살꾼’이라는 단어가 권장되고 있다.

사진출처|SBS·MBC·인터넷 커뮤니티·김태호 PD 트위터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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