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문희준 “3초만에 눈물 뚝! 하, 기분이란…”

입력 2011-05-19 12: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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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처음 본 뮤지컬 '오디션', 너무 재밌어 도전
●뮤지컬에서도 리더…H.O.T. 멤버들 생각나
●사람들에게 '엔돌핀' 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

문희준은 가수에서 예능 그리고 뮤지컬까지 \'다재다능\'한 끼를 마음껏 펼치고 있다. (주) 이다엔터테인먼트 제공

한때는 전설적인 아이돌 그룹의 리더로 가요계를 점령했다. 하지만 그룹 해체 후 솔로로 데뷔하면서 이런저런 오해를 사 '비호감'으로 추락했다.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 구애정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H.O.T. 출신 문희준(33)이다. 사실 그의 남다른 인생 역정은 '최고의 사랑' 구애정의 모델이라는 소문으로 심심찮게 번지고 있다. '록'으로 솔로 전향하면서 안티 팬이 급증한 일이나, 2007년 군 전역 후 예능프로그램의 감초 '문슈가'로 제 2의 전성기를 맞는 점 등 구애정과 그는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뮤지컬 배우로 활동 영역을 넓힌 '돌아온 오빠' 문희준을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만났다. 문희준은 3일부터 공연을 시작한 뮤지컬 '오디션'에서 최고의 뮤지션을 꿈꾸는 밴드 복스팝의 유머러스한 리더 최준철 역을 연기하고 있다.

제2의 전성기를 시작한 문희준이지만, 아직도 솔로 활동 시절의 트라우마는 남은 듯 인터뷰 질문을 "뮤지컬로 한정지어 달라"고 몇 번씩 주문했다. 여전히 그는 인터뷰가 조심스럽다고 했다.


▷어렸을 땐 3개월 동안 3시간씩 자도 괜찮았는데…이젠 나이 먹은 듯

-과로로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괜찮은가?

"아직 다 회복하진 않았어요. 어릴 땐 3달 동안 하루 3시간씩 자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이제는 저도 나이가 들었나 봐요.(웃음)"

-체력관리나 스케줄 조정을 할 필요는 없는지?

"예전에 개인 트레이너 선생님과 운동을 했는데 요새는 일주일 내내 스케줄이 있어서 관리를 전혀 못하고 있어요. 그래도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아직 일을 줄이고 싶진 않아요."

-쓰러진 것은 이번이 처음인가?

"네, 이번에 쓰러지고 정말 '이렇게 가는 구나' 싶었어요. 병원에서 많은 검사를 했는데 뚜렷한 병명을 찾지 못했어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해서 조금 불안하기도 해요."

문희준은 평소 뮤지컬에 관심이 없었지만 '오디션'을 볼 때 '준철'역이 눈에 띄어 출연결정을 했다. (주) 이다엔터테인먼트 제공




▷ 뮤지컬이 여자 유혹하는 것보다 더 어려워…

문희준이 참여하는 뮤지컬 '오디션'은 올해로 12차 공연을 들어간 작품이다. 뮤지컬 '오디션'은 이미 한국 뮤지컬대상 극본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2011년 하반기에는 영화로도 제작된다.

-뮤지컬 '오디션'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뮤지컬에 출연할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관심이 없거든요. '오디션'이 제가 처음 본 뮤지컬 일 겁니다. 그것도 연출자께서 출연 제의를 하며 한번 보라고 권해서 봤어요. 그분도 자신이 있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실제로 보니 정말 재밌는 겁니다. 당장 출연하겠다고 졸랐죠."

-뮤지컬 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나?

"제 단점 중 하나가 '암기력'이 부족하다는 거예요. 노래 가사도 잘 까먹거든요. 그래서 대사를 외우지 못해서 어렵긴 했죠. 그리고 '오디션'은 악기 연주를 해야 한다는 게 다른 뮤지컬과 차이점이에요. 대사랑 춤도 추고 악기 연주도 하니 정말 어려웠어요. 제가 연예인 생활 16년을 했지만 '뮤지컬'이 제일 어려웠던 거 같아요.

-대사를 까먹어서 순발력으로 넘긴 적은 없었는지?

"대사는 지금까지 한번도 안 까먹어요. 그런데 노래 가사가 갑자기 생각이 안나서 다른 절 가사를 교묘히 붙여서 불렀어요. 동료들도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한번은 '애드리브'도 해봤는데 그날 연출자님께 '다음부터는 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은 적도 있어요.

평소 대사를 못 외워 걱정이었다던 문희준은 아직은 틀려본 적이 없다고 '자신있게' 대답하기도 했다. (주) 이다엔터테인먼트 제공




▷베이스 치다 굳은살 생기고 연기하다 3초 만에 눈물 뚝!

문희준이 연기한 준철은 밴드의 베이시스트다. 실제 문희준은 작사, 작곡하는 싱어송라이터 뮤지션이지만 베이스 기타 연주는 처음이다. 그는 손을 보여줬다. 손톱 밑으로 물집이 잡히고 굳은살이 박여 있었다. 또 공연에서 '눈물 연기'에 한번 성공했다며 어린 소년처럼 들뜬 표정을 짓기도 했다.

-역할이 '베이시스트'인데 평소에 베이스 기타 쳐봤나?

"아니요, 베이스 기타를 처음 쳐보는 데, 굉장히 어려운 악기더라고요. 몸이 안 좋아지는 바람에 공식적인 연습은 6번밖에 못했어요. 출연이 결정 된 후 3주 만에 무대에 서야 했던지라 시간이 없었어요. 그래도 혼자 열심히 연습해서 손에 물집도 잡혔어요. 그래도 뿌듯합니다."

-뮤지컬을 해보니 '연기가 이젠 좀 되는 구나'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에이~ 아직 많이 부족하죠. 연기가 된다고 하기 보단 '눈물 연기'에 성공한 날 기분이 짜릿했어요. 이 장면이 밴드 친구들과 장난치다가 갑자기 분위기가 전환되면서 3초 만에 슬퍼해야 하는데 눈물이 '뚝'하고 떨어지더라고요. 동료들이 '희준 씨, 이제 준철이가 다 됐다'라고 말해줬어요. 그 날 매니저에게 농담으로 "영화에도 도전해볼까?"라고 말했어요.

'문슈가'로 차세대 예능주자를 준비하는 문희준은 곡을 작업할 때도 자꾸 웃긴 가사가 떠오른다며 걱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주) 이다엔터테인먼트 제공




▷ H.O.T.와 재결합, 현실상 지금은 어려워

'오디션'에서 맡은 역할이 밴드 리더이다 보니, 아무래도 과거 H.O.T. 시절이 겹쳐지는 것도 사실이다. 리더 문희준은 '우리는 형제다'라고 말하며, H.O.T. 멤버들에게 남다른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내가 리더잖아!"라는 대사를 할 때면 더욱 그렇다고 한다. H.O.T. 멤버들은 막내 이재원이 제대하던 올해 3월 군부대로 찾아가 그를 맞이하기도 했다.

- 아직 팬들은 재결합을 원하고 있다. 재결합 할 수 있나?

"우리 다섯 명은 늘 같이 하고 싶은 맘이 있죠. 하지만 서로 회사와 활동시기가 다르니 지금 재결합을 하기에는 어려운 면이 있어요."

- 장우혁씨가 오랜만에 예능출연을 한다. 어떻게 도움을 줄건 가?

"우혁이가 워낙 무뚝뚝해서 나에게 이야기를 안 해줬다. 작가를 통해 알았다. 우혁이는 한국에서 활동한 것이 오랜만이니 제가 망가지면서 방송 분량 책임질 거다. (웃음) 토니도 한창 활동 중인데 잘 됐으면 좋겠다. 우리 막내(이재원)도 얼른 방송 복귀했으면 좋겠다."

당분간 뮤지컬과 예능 활동에 집중하고 싶다는 문희준은 엔도르핀 같은 연예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뮤지컬이든, 예능이든 사람들이 절 보고 웃었으면 좋겠어요. 저를 '유쾌한 사람, 문희준'으로 기억하면 좋겠어요."
동아닷컴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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