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효진 “연인 류승범, 독고진에 가깝죠”

입력 2011-06-30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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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 없이 연애만 하다 끝나는 드라마 질색.”
작품 선택에 대한 분명한 자기 기준을 갖고 있는 공효진은 그래서 출연 제의가 들어와도 거절하는 것이 태반이다. 그의 선택 기준은 간단하지만 단호하다. “여자 주인공이 할 수 있는 게 많은 작품”이다. ‘최고의 사랑’은 이런 공효진이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난 드라마다.

■ ‘최고사’ 공효진, 그의 일과 사랑

구애정이라면 독라인? 필라인?
안 고르고 어장관리하면 죈가요? 하하
공효진이라면 독라인? 필라인?
30대 초반인 나, 길고 편하게 살려면 윤필주
아직 맘은 20대, 울고불고 싸우는 독고진 찜!

공블리의 매력?
절세미인 아니니 예뻐해주시나봐요
진짜 이제 로맨틱코미디 안 할 거냐고요?
이야기가 다르고 캐릭터 다르면, 글쎄요…


한 달 넘도록 계속된 밤샘 촬영의 여파인지 아직도 얼굴에는 여릿한 피곤이 묻어났다.

공효진(31)은 “이러다 죽겠구나 싶던 순간도 있었다”고 촬영 당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시청률 20%을 넘으며 끝난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연출 박홍균)으로 많은 인기와 화제를 몰고 다닌 주인공 구애정이지만 정작 그는 인기를 체감하기보다 지쳤던 피로를 털어내는 데 더 많은 신경을 쏟는 듯 했다. 밤샘 촬영 틈틈이 맞은 영양주사만 여섯 대. 공효진은 “백 번을 찍은 장면도 있었는데 다른 연기자들이 촬영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부러워서 눈물이 핑 돌았던 적도 있었다”고 돌이켰다.

호우특보가 내린 29일 오전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공효진은 ‘최고의 사랑’을 촬영하며 겪은 감정의 변화를 꼼꼼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 “무슨 부귀영화 누리려고…” 눈물 펑펑

결과적으로 드라마는 성공을 거뒀지만 찍는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공효진은 할 말이 많은 듯 보였다.

“어느 날 마스카라를 바르는 데 속눈썹이 뭉텅이로 빠졌어요. 너무 서글퍼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러나’ 싶어 눈물이 났죠. 결국 저 혼자 해결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 더 외롭고 고독했어요.”

공효진은 ‘최고의 사랑’ 연기자 가운데 가장 먼저 출연을 결정했다. 홍정은·홍미란 자매작가의 젊은 감각에 맞춰 연기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지만 구애정을 통해 여자 연예인으로 살아가며 겪는 애환을 대신 표현할 수 있다는 데도 매료됐다.

“가수 출신 배우였다면 느낌이 더 달랐을 거예요. 구애정은 가십의 주인공 여러 명이 집합된 여자죠. ‘그 슬픔을 어떻게 표현하지’, ‘혹시 누군가 기분 나쁘지 않을까’ 부담이었어요. 사실 연예인보다 대중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요.”

공효진이 겪은 감정의 굴곡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독고진(차승원)·윤필주(윤계상)와 맺은 삼각관계에서도 갈등을 느꼈다. 그는 “왜 둘 중 한 사람에게 내 마음을 티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요즘 세상에 여러 남자를 두고 어장관리 하는 게 뭐가 문제가 되느냐”고 시원스레 말했다.


● 의상부터 액세서리까지 직접 아이디어

공효진은 ‘최고의 사랑’에서 패셔니스타다운 스타일을 과시했다. 드라마 의상은 모두 자신의 아이디어로 만든 스타일. 여기엔 공효진의 치밀한 계산이 숨어있다. “길이가 짧고 몸에 쫙 붙는 옷이 유행인데 구애정은 그런 옷은 입지 않았어요. 유행과 반대로 여러 체형이 입을 수 있는 옷을 택했어요. 폭이 넓은 치마를 입었고 스키니진도 다리가 부을 걸 대비해 무릎 길이로 잘랐어요.”

공효진은 드라마마다 역할에 완벽하게 몰입해 시청자의 공감을 얻는 드문 배우다. 그에게 시청자와 통할 수 있는 비법을 물었다. 공효진은 “보이는 게 단순할 수 있지만 그게 가장 중요하다”며 연기론을 펼쳤다. “헤어스타일도 숍에서 막 나온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신경 써요. 바람이 불면 머리카락이 날리는 게 정상인데 화면에서 한 올도 흐트러지지 않으면 사람 같아 보이지 않잖아요. 속눈썹을 길게 붙이고 입술은 반짝거리는 채로 자다 일어나면 누가 현실이라고 믿겠어요.”

다른 여배우들과 달리 공효진이 짓는 표정이 다양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밉게 보이더라도 여배우가 짓지 않는 어려운 표정을 지으면 시청자는 좋아한다”며 “완벽한 사람에겐 경외심과 함께 질투도 느끼지만 저처럼 절세미녀가 아닌 배우는 친근히 봐 준다”며 웃었다.

드라마가 끝났으니 편안하게 물었다. 실제라면 독고진과 윤필주 가운데 누굴 선택할까. 예상보다 대답은 꽤 분석적이었다.

“30대 초반인 저에게는 윤필주가 현실적으로 맞죠. 아이를 셋, 넷을 낳아도 다 봐줄 것 같은 남자잖아요. 윤필주와 결혼해야 훨씬 길고 편안하게 살아요. 그런데 아직 20대의 마음이 남아있는 입장에선 길에서 울고불고 싸울 수 있는 독고진도 좋아요. 하하.”

‘최고의 사랑’을 끝내자마자 “다시는 로맨틱코미디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공효진은 일단 바다가 있는 조용한 곳으로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이야기가 다르고 캐릭터가 다른 작품이라면 고민해보겠다”고 자신의 선언을 유보한 그는 여행에서 돌아온 뒤 하정우와 함께 멜로 영화 ‘러브픽션’ 촬영을 시작한다.

이해리 기자 (트위터 @madeinharry)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국경원 기자 (트위터 @k1isonecut)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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