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진 “힘 뺐더니 연기가 보여요”

입력 2012-03-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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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한 채널A ‘총각네 야채가게’를 통해 연기자로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 박수진. 사진제공|

■ ‘슈가’ 꼬리표 뗀 연기자 박수진

‘총각네 야채가게’ 덕에 연기 에너지 충전
여행 봉사활동은 나의 힘이자 행복 창고


“이제야 연기에 힘을 빼는 법을 알 것 같아요.”

연기자 박수진(27).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의 이름 앞에는 걸그룹 ‘슈가’의 멤버라는 말이 따라 다녔다.

슈가가 공식 해체한 것이 2006년. 이후 얼마전까지만 해도 박수진에게 연기자라는 세 글자는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단어였다. 하지만 노력은 그를 배신하지 않았다.

‘꽃보다 남자’ ‘선덕여왕’ ‘천만번 사랑해’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등 출연작들이 늘어나고, 그의 연기가 시청자들의 마음에 전해지기 시작하면서 박수진은 ‘자연스럽게’ 연기자로 불리기 시작했다.

8일 끝난 종합편성채널 채널A 수목드라마 ‘총각네 야채가게’는 박수진이 연기자로 한 단계 더 성장하는데 원동력이 되어준 작품이다. ‘총각네 야채가게’에서 박수진은 세상에 부러울 것 하나 없는 엄친딸이자 요가 강사 정단비 역을 연기했다. 남자 주인공 지창욱과 김영광 사이에서 고민하고,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아파하고 성장하는 캐릭터다.

“처음에는 얄미운 모습이 많았어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이후 또 한번 얄미운 캐릭터로 굳어지는 게 아닐까 고민했는데 다행히 훈훈하게 마무리됐어요. 다만 단비는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선을 긋지 못하는 아이였는데 저였다면 달랐을 것 같아요.”

정직하게 땀 흘리며 미래를 개척해나가는 건강한 총각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의 에너지는 촬영 내내 박수진에게도 전해졌다. “내용이 워낙 건전하고 파이팅이 넘쳤잖아요. 그래서인지 24부작이 훌쩍 지나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총각네 야채가게’는 박수진에게 긍정의 에너지와 최고의 호흡을 자랑한 동료 연기자들 외에도 ‘연기에 힘을 빼는 법’을 가르쳐줬다.

과거에는 대사 하나 하나에 힘을 주느라 쇄골까지 긴장되는 느낌을 받았던 그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긴장을 풀고, 목소리 톤을 낮춰도 진심이 전달되는 방법을 깨닫게 됐다.

물론 쉽게 얻어진 것은 아니었다. 연기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었고 조급한 마음은 박수진을 괴롭혔다. 그럴 때마다 그는 여행을 떠나거나 가까운 곳으로 봉사 활동을 갔다.

“연기에서 한 걸음 물러나서 사람들을 만나면 ‘아, 내가 참 부질없는 것에 시간을 보내고 집착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봉사는 늘 내가 주는 것 이상의 많은 깨달음을 돌려주는 것 같아요.”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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