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1년 공백 뭐했냐고? 쉿, 시크릿!”

입력 2012-09-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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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의 컴백작 ‘포이즌’을 통해 소녀가 아닌 여자의 성숙한 매력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시크릿. 사진제공|TS엔터테인먼트

■ 미니앨범 ‘포이즌’으로 컴백…4인조 걸그룹 시크릿

2009년 데뷔 후 쉼없이 뛰어온 무대
지쳐 쓰러지고 싶을때 찾아온 슬럼프
길어진 공백…끈끈한 동료애 되살려
이젠 여동생 아닌 여자로 봐주세요!

최근 미니앨범 ‘포이즌’을 발표한 여성 4인조 시크릿(전효성 송지은 한선화 징거)은 작년 10월, 데뷔 2주년에 맞춰 첫 앨범 ‘무빙 인 시크릿’을 발표하면서 지독한 슬럼프를 겪었다. 2009년 10월 싱글 ‘아이 원트 유 백’으로 데뷔한 후 ‘매직’ ‘마돈나’ ‘샤이 보이’ ‘별빛달빛’ 등 내놓는 곡마다 히트시키며 자신들만의 확고한 색깔을 드러내 왔지만, 쉼 없이 앞만 보고 달리는 동안 목적도, 지표도, 자신감도 잃어 가는 것 같다는 생각에 의욕이 꺾이고 혼란스러웠다.

“자고 나면 등 떠밀려 활동한다는 느낌이 계속 들었다. 의미 없는 활동들…. 체력은 왜 이리 좋은 건지, 힘들고 지쳐서 한 번쯤 쓰러지고 싶은데 그러지도 못하고. 그러다 ‘사랑은 무브’때 한계가 왔다.”

‘힘들다, 쉬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멤버들은 예민해졌고, 서로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눈치를 보면서 팀 분위기가 가라앉는 일도 다반사였다.

“쉼 없는 활동, 너무 바쁘게 진행되다 보니 아쉬움이 많았다. 여유를 갖고 준비를 많이 해서 대중 앞에 나서고 싶은데, 그래야 대중이 인정해 주고 좋아해 주실 텐데, 자신도 음악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고, 준비도 덜 됐다고 생각하는데도 시간에 쫓겨 음반을 내고 활동에 나서다 보니 혼란스러웠다. 쉼 없는 스케줄, 왜 이래야 할까.”

바라던 휴식이 찾아왔다. 하지만 1년은 너무 긴 공백이었다. 2011년 8월 ‘마돈나’를 시작으로 최근까지 일본에서 ‘샤이 보이’ 등 싱글 네 장과 정규 앨범 한 장을 냈지만 국내에서만큼 활동량은 많지 않았다. 더군다나 경쟁이 극심한 아이돌 시장에서 1년 공백은 ‘자멸행위’와 다름없었으니, 불안감이 찾아왔다.

“1년의 공백 동안 감정의 변화가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왔다. 이러다 계속 활동을 하지 못하는 건 아닐까, 너무 오래 비워 둬 우리의 자리가 없어지는 건 아닐까. 불안감을 잊기 위해 열심히 연습하다가도, ‘열심히 하면 뭘 해…’, 우울했고 불안했다.”

하지만 공백은 결국 치유와 충전의 시간이었다.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노래와 춤, 악기를 배우고 체질 개선 등 자기계발을 하다 보니 활동에 대한 의욕이 불타올랐다. 자신감도 회복했다. 무엇보다 바쁘게 지낼 땐 몰랐던 것들, 스케줄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팬들 앞에서 공연 할 수 있다는 것도 너무나 소중하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작년엔 활동이 너무 많아서 쉬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이번엔 너무 공백이 길어 하루빨리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지난 1년은 힘든 시기였지만 약이 되는 시간이었다. 느낀 게 많다. 바쁠 때가 오히려 행복하다는 걸 새삼 느꼈다. 앞으로도 주어진 상황에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다.”

1년의 세월 동안 성숙해진 이들은 음악에서도 ‘소녀’가 아닌 ‘여자’로서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포이즌’을 기획했다.

“이번엔 진짜 사랑 노래를 하고 싶었다. 소녀의 풋사랑이 아닌, 깊고 진실한 연인의 느낌을 주고 싶었다.”

시크릿은 슬럼프를 이겨내면서 멤버들의 동료애도 더 깊어졌다. “갈등이 없을 수 없는데, 서로 적정선을 넘지 않고 배려한다”는 이들은 반지하 숙소에서부터 함께 살며 부대껴 온 ‘가족’이다.

“비 온 뒤 땅이 굳어진다 하지 않나. 멤버들끼리, 또 소속사와도 서로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더 단단해졌다. 과도기를 겪었다 생각한다. 과도기를 잘 이겨냈으니, 이제 성숙의 단계로 가는 일만 남았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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