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나믹 듀오 “삶도 음악도 유쾌하지 아니한가”

입력 2013-07-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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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나믹 듀오 멤버 최자(왼쪽)와 개코. 사진제공|아메바컬쳐

다이나믹 듀오(최자, 개코)는 ‘유쾌함’이 미덕인 팀이다. “우리의 일상 자체부터 유쾌하다”는 이들은 “이별의 슬픔조차 유쾌하게 승화시키는 음악”을 추구하고, 누구를 만나도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스스로도 “우리는 원래 뭐든 즐기는 그룹”이라고 소개한다.


■ 7집 ‘럭키 넘버스’ 발표한 힙합뮤지션, 다이나믹 듀오

긍정의 마인드로 즐기면서 새 앨범 작업


일상의 소소한 행운에 대한 감사의 노래
흥행 부담 잊고 자신들만의 스타일 입혀
“음악을 한다는 것은 인생 최고의 행운”


최근 7집 ‘럭키 넘버스’를 발표한 다이나믹 듀오의 이런 ‘유쾌함’은 긍정의 마인드에서 비롯된다. “상업적 성공을 떠나 음악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부터 행운”이라는 이들은 “지방행사 다닐 때도 여행을 하는 기분이다. 이런 기분으로 노래하는 건 큰 행운”이라고 했다.

이번 앨범 제목을 ‘행운의 노래들’(럭키 넘버스)이라 지은 것도 단순히 ‘7집’이란 의미를 반영한 것이 아니라, 다이나믹 듀오가 느끼는 일상의 소소한 행운에 대한 감사를 노래로 표현했다는 의미다. 지난 10년간 어느 누구만의 특별한 삶이 아닌, 우리 모두의 보편적인 일상을 이야기해온 이들은 “인생을 단번에 바꿔줄 거창한 행운보다는 현실에 치여 잊고 있었던 소중한 행운의 가치”를 이번 앨범에서 보여주고자 했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계속 음악을 한다는 것도 인생 최고의 행운이다. 앨범을 만들고 발매하는 데 회사와 아티스트가 서로 속고 속이는 것도 이제 재미있고, 다 축복이다.”

‘유쾌함의 아이콘’인 다이나믹 듀오는 지난 앨범에서 잠시 “너무 깊은 심각함”에 빠지기도 했다. 2011년 발표한 6집이 군 제대 후 첫 작품이었던 터라 상업적 성공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고 한다. “쫓기는 기분에, 잘 돼야 한다는 부담이 컸던 작품”이었고, “대중성을 좇아서 작업하다보니 압박이 컸고, 곡마다 다 개성이 강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이들은 곧바로 다시 유쾌함을 되찾았다. 타블로와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번 앨범이 잘 안 돼도 다음에 또 낼 거고, 오래오래 할 건데 결과에 대한 걱정부터 할 필요가 있나” 하는 긍정의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7집 ‘럭키 넘버스’는 “만드는 과정을 즐기는 앨범”일 수 있었다.

일상의 소소한 행복에 대한 감사를 새 앨범에 담은 다이나믹 듀오 멤버 최자(오른쪽)와 개코. 사진제공|아메바컬쳐


다이나믹 듀오가 느끼는 현재의 감정들에 대한 스케치가 담긴 ‘럭키 넘버스’는 여러 스타일의 비트를 다양하게 시도하면서 때로는 기술적으로, 때로는 감성적으로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사건들을 다양한 주제로 배치했다. 타이틀곡을 먼저 고려하지 않고, 수록곡들을 마치 하나의 곡처럼 연결하듯 짜임새 있게 구성했다. 히트곡의 작법을 따르지 않고 자신들만의 스타일대로 곡을 썼다. 수록곡 1곡을 앨범에 앞서 공개하는 마케팅도 하지 않았다.

“요즘엔 음악이 마구 쏟아진다. 듣는 귀의 수준도 높아졌다. 그래서인지 가수가 편하게 만드는 음악을 더 좋아한다. 무대에서 즐기고 자연스러워 보일 때 대중은 더 좋아한다. 뻔한 노림수, 어떤 규격이 있는 노래는 이제 식상해 할 것 같다.”

상업적 성공에 대한 부담은 내려놓았지만, 제작비는 꽤나 들였다. 힙합 뮤지션으로는 드물게 9인조 스트링 사운드를 실제로 녹음했으며, 에이미 와인하우스, U2, 나카시마 미카 등 해외 유명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한 영국의 유명 엔지니어 스튜어트 호크스에 마스터링 작업을 맡겼다.

소소한 행운에 대한 감사와 유쾌함이 빚어낸 음악은 대중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일 발표와 동시에 전 수록곡이 차트 10위권에 오르기도 했고, 현재도 타이틀곡 ‘뱀’(BAAAM)은 주요 음원차트 정상권에 올라 있다.

2000년 CB매스로 데뷔해 지난 10여 년 동안 변함없는 열정과 유쾌함으로 달려온 다이나믹 듀오가 음악을 ‘행운’으로 여긴다는 점만으로도 이번 ‘행운의 노래들’(럭키 넘버스)이 더 큰 진정성을 갖는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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