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헌의 ‘인간중독’ 벤치마킹인가 모방인가

입력 2014-05-08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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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계’ 포스터(왼쪽)-‘인간중독’ 포스터

영화 포스터·예고편 등 ‘색,계’와 흡사

‘벤치마킹과 모방 사이, 그 묘한 줄타기?’

송승헌과 신예 임지연이 주연한 영화 ‘인간중독’의 포스터와 예고편 등이 2007년 개봉한 화제작 ‘색,계’와 흡사한 게 아니냐는 시선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흥행작의 성공을 따르려는 벤치마킹’이란 의견과 함께 ‘지나친 모방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간중독’은 베트남 전쟁의 와중인 1969년을 배경으로 장교(송승헌)와 그 부하의 아내(임지연)가 벌이는 이야기. 포스터와 예고편은 두 남녀의 아슬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색,계’의 것과 닮았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포스터의 경우에는 주연배우들의 포즈와 구도가, 예고편은 그 배경음악과 장면 구성 등 전체적인 분위기가 상당 부분 닮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간중독’과 ‘색,계’의 포스터에서 송승헌과 임지연, 량차오웨이와 탕웨이는 서로 얼굴을 가까이 하고 긴장감 속 은밀하면서도 위태로운 욕망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색,계’는 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던 1942년 중국을 배경으로 친일파 남자(량차오웨이)와 젊은 여인(탕웨이)이 겪는 욕망과 사랑의 이야기. 배우들의 파격적인 연기와 작품성 덕분에 ‘19금 멜로의 대명사’로 통한다. 한 영화 홍보마케팅사 관계자는 “‘색,계’ 예고편이나 포스터는 이후 등장하는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들에 마치 교과서 같은 역할로 아이디어를 제공해 왔다”며 “‘인간중독’ 예고편의 톤이나 배경음악 사용 방식은 ‘색,계’와 유사하다”고 짚었다.

흥행 영화의 마케팅 기법을 벤치마킹하는 시도는 흔한 일이다. 하지만 그 표현방식이 심각하게 겹칠 경우 논란이 되기도 한다. 4월에는 인도영화 ‘풍크2’가 김윤석 주연의 ‘추격자’와 비슷한 분위기의 포스터를 제작했다 할리우드리포트 등 미국 영화 매체들로부터 표절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또 다른 영화 홍보 전문가는 “벤치마킹을 시도하는 후발 영화들은 흥행작을 뛰어넘는 퀄리티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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