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로 쓰는 HE-스토리] 인생역전 이상현 “빨간바지 입겠다”

입력 2014-11-0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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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가 나를 바꿨다.” 이상현은 올 시즌 확 달라진 경기력으로 경륜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체계적인 동계훈련과 함께 징계로 1년간 경주에 출전하지 못하는 동안 정신력을 재무장한 것을 원동력으로 들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위기가 나를 바꿨다.” 이상현은 올 시즌 확 달라진 경기력으로 경륜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체계적인 동계훈련과 함께 징계로 1년간 경주에 출전하지 못하는 동안 정신력을 재무장한 것을 원동력으로 들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2011년 1년여간 출전 정지로 마음고생
생계 위해 우유배달…경륜 소중함 깨달아
상반기 6연속 우승으로 우수급 특별승급

이상현(28)에게 2014년은 경륜선수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기록될 만하다. 2010년 경륜훈련원 17기 동기생 중 18위로 졸업한 그는 데뷔 후에도 대부분 선발급에 머무르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달랐다. 6월29일 열린 네티즌배에서 생애 첫 대상경주(선발급) 우승을 차지했고, 상반기 6연속 우승으로 우수급으로 특별승급했다. 이상현의 상승세는 우수급에서도 계속됐다. 7월19일 우수급 두 번째 경주만에 첫 승을 신고하더니 8월22일부터 지난 1일까지 무려 11연속 입상에 성공하기도 했다. 내친김에 특선급 승격을 노린 그는 2일 열린 우수급 결승에서 아쉽게 4위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강자본색’을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올 시즌 상승세가 놀랍다. 비결이 뭔가.

“광명스피돔과 남부지방에서 체계적으로 진행했던 동계훈련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 추위에 약한 체질이라 아마시절부터 겨울만 되면 애를 먹었는데, 이번에는 독하게 훈련에 매진했다. 그 덕분에 우수급 승격 후에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독기를 품게 된 계기가 있나.

“돌이키기 싫은 기억인데, 2011년 8월부터 이듬해까지 제재로 1년간 출전을 못했다. 내 실수였지만 충격이 심해 선수생활에 회의가 밀려왔고, 훈련을 중단했다. 다행히 가평팀 선배들의 격려로 마음을 추슬러 훈련을 재개했다. 쉬는 동안 생계 때문에 새벽에 우유 배달을 했는데, 돈의 중요함과 경륜이 내 인생에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됐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주는.

“6월 열린 네티즌배다. 데뷔 후 처음으로 대상경주 결승에 올랐고, 우승까지 해 감격이 컸다. 무엇보다 내 주전법인 선행으로 거둔 승리라, 특별승급 후 우수급 선수들에게 선행형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자전거와의 인연은.

“운동을 잘했는데, 가평중학교 체육시간에 사이클부 감독님 눈에 띄었다. 감독님이 1년간 만날 때마다 사이클부에 가입하라고 권유했다. 다른 종목을 하고 싶었지만 학교에 다른 운동부가 없어 결국 페달을 밟기로 했다. 슈퍼특선반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태복이 가평고 동기다.”


-자신이 생각하는 장·단점은

“선행력은 자신 있다. 순발력도 훈련을 통해 나아지고 있다. 반면 후반 뒷심이 부족해 긴거리 승부는 부담이 된다. 이 부분도 훈련으로 개선하려 노력중이다.”


-평소 즐기는 음식과 취미는.

“소, 돼지, 닭 등 육류를 다 좋아한다. 쉬는 날에 볼링, 수영, 캠핑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최근에 골프를 시작해 연습장에 열심히 나가고 있다.”


-가족 관계와 결혼 계획은.

“부모님과 누나와 함께 살고 있다. 공무원인 누나가 물심양면 내 선수생활의 버팀목이 되었다. 경기에 못나갈 때 용돈과 보약까지 챙겨주었다. 교제중인 애인은 없지만 2년 후쯤 결혼을 하고 싶다.”


-선수생활 목표는.

“좌우명이 ‘땀방울은 결코 자신을 속이지 않는다, 하면 된다’이다. 더 열심히 해서 꼭 ‘빨강 바지(특선급)’를 입고 싶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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