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터미네이터2’ 폭력성 등급 논란

입력 2015-07-16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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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1년 7월 16일

2일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터미네이터:제니시스’가 15일 현재까지 약 280만여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12년 만에 귀환하며 건재함을 알리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한때 국내에서는 이 시리즈의 폭력성을 두고 첨예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1991년 오늘, 공연윤리위원회(공륜)가 ‘중고생들의 외화 관람에 대한 심의 설명자료’를 언론 등에 배포했다. 영화 ‘터미네이터2:심판의 날’(사진)을 둘러싼 폭력성 논란에 대한 해명이기도 했다.

‘터미네이터2’는 미국에서는 17세 이하 청소년 관람을 제한하는 R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공륜은 “기계문명에 대한 고발과 휴머니즘의 조화”라는 평가 속에 “과도한 폭력 장면을 삭제하거나 순화”하도록 해 중학생 관람가 등급을 내놓았다. 이에 서울YMCA 등 시민단체들은 “미국에서도 영화의 폭력성에 시민단체들이 항의한 폭력영화”라고 주장했다.

이미 한 해 전인 1990년 여름 ‘로보캅2’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청소년 폭력영화’ 논란의 반복이었다. 이는 국회 국정감사로까지 이어져 대부분의 의원들이 공륜을 질타했다. 논란은 당시 한국영화의 침체와도 관련 깊었다. 실제로 한국영화업협동조합과 한국영화기획정보센터 등의 자료에 따르면 1991년 한국영화는 109편이 제작됐지만 외화는 232편이나 수입됐다. 직배영화도 44편에 달했다. 외화는 미국영화 52%, 홍콩영화가 25%를 차지했다. 사실상 외화가 한국시장을 지배했던 셈이다.

이에 공륜은 “미국영화 직배 이후 불황에 직면한 국내 영화계 현실을 감안해 수입제작사의 의견을 수렴하되 심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잃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공륜은 영화의 상업적 성패를 가름하는 게 아니라 사회윤리적 관점과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며 맞섰다.

논란 속에서도 7월6일 개봉한 ‘터미네이터2’는 ‘몰핑기법’ 등을 통해 SF영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 속에 그해 미국 최고 흥행작이 됐다. 국내에서도 150만여명을 동원했다. 그 ‘오리지널’이 바로 오늘, 새롭게 관객을 만난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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