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서울팬콤 ‘PC통신 연예인 팬클럽’ 오픈

입력 2016-01-18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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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3년 1월 18일

인터넷을 지나 SNS를 통해 스타와 대중문화 콘텐츠에 관한 갖은 정보를 공유하는 건 이제 보편적인 일이다. 실시간으로 누리꾼과 소통하며 프로그램을 제작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처럼 대중과 스타, 대중과 문화콘텐츠 제작진이 온라인을 통해 교류하게 된 첫 무대는 1990년대 PC통신이었다.

1993년 오늘, PC통신을 통해 스타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물론 스타와 팬의 대화까지 가능하게 하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서울팬콤이 천리안을 통해 PC통신 연예인 팬클럽의 문을 연 것이다. 서태지와아이들, 현진영, 강수지, 노사연 등 가수들과 박미선, 이성미, 박수홍 등 개그맨, 오연수, 이영범 등 연기자가 스타로 가입했다. 만화가 이현세와 한희작 등도 함께해 각기 게시판을 개설했다. 이 공간에선 스타들의 프로필과 소식은 물론 스케줄 등 정보를 볼 수 있었다. 또 팬과 연결해주는 전자사서함 나아가 대화방까지 운영했다.

이듬해에는 나우누리가 ‘스타마을’을 개설했다. 컴퓨터 학습 교양서로 베스트셀러인 ‘당신도 일주일만 하면 전유성만큼 한다’의 전유성이 첫 주자였다. 이후 각 분야별로 세분화해 ‘가수마을’에서는 김건모 신승훈 박미경 그룹 노이즈 등이 활동했다. 김광석도 팬들과 소통에 적극 나섰다. 역시 하이텔 등 또 다른 PC통신 서비스도 동참했다.

이들 스타들은 PC통신을 통해 각기 팬클럽을 갖기도 했다. 그 이름도 다양했다. 변진섭은 ‘둘리마을’, 이문세는 ‘마구간 가는 길’, 연기자 김지호는 ‘바니’. 얼굴이 까무잡잡해 ‘까만콩’이라는 별명을 얻은 이본은 ‘블랙공주’라는 팬클럽 서비스에서 팬들을 만났다. 클론은 ‘복제인간’, 전람회는 ‘관람객’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 같은 팬클럽 서비스는 스타의 입장에서는 팬들과 교류하며 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장점을 주었다. 또 활동 모니터링과 아이디어 수집도 가능했다. 팬들로서도 스타의 다양한 매력을 직접 확인하는 재미를 얻을 수 있었다.

이 같은 활동상이 부각되고 그 대중적 마당이 넓어지면서 PC통신은 또 하나의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KBS 외화 ‘X파일’과 MBC 만화영화 ‘나디아’의 재방영, SBS 시트콤 ‘LA아리랑’의 부활 등을 주도한 것도 PC통신 여론이었다. SBS ‘도시남녀’ 등 드라마의 결말을 바꾸기도 했고, MBC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로 특정 작품의 마니아 시청자를 탄생시킨 무대가 됐다.

1997년 4월 이영애가 인터넷 홈페이지의 문을 열었고 장진영, 권오중, 김혜수, 김완선, 변진섭, 쿨 등이 그 뒤를 이으면서 이제 세상의 시선은 인터넷으로 쏠렸다. 하지만 무차별 악성댓글 등 부작용은 그만큼 편해진 소통의 또 다른 이면이 되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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