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의 시간·7만명의 의지…영화 ‘귀향’이 특별한 이유

입력 2016-01-22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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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귀향’의 한 장면. 사진제공|제이오엔터테인먼트

제작기간만 14년, 영화가 완성되기까지 참여한 이들은 7만5000명에 이른다. 2월24일 개봉하는 ‘귀향’(제작 제이오엔터테인먼트·사진)이 특별한 시선을 받는 이유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실화를 소재로 한 ‘귀향’이 14년 전 연출자 조정래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한 뒤 제작과 투자, 배우 캐스팅 과정에서 숱한 어려움을 겪은 끝에 빛을 보게 됐다. 영화계가 미처 관심을 쏟지 못한 부분을 대신 채워준 이들은 관객. 제작비 마련을 위해 진행한 클라우드 펀딩에 7만5000여명(20일 기준)이 참여했다. 순제작비의 절반가량인 12억원을 모았다.

‘귀향’은 위안부 할머니 영옥(손숙)이 한 소녀를 만나 자신의 끔찍했던 과거를 떠올리며 함께 고통을 나눈 이들을 위로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이야기는 대부분 실제 벌어진 일들을 그대로 따랐고, 미처 알려지지 않은 역사의 이면까지 담담하게 그려냈다.

이렇게 완성된 ‘귀향’은 지난해 말 서울과 부산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시사회를 진행해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켰다. 무엇보다 극의 완성도면에서 고무적인 평가가 이어진다.

시사회에 참여한 한 영화 관계자는 “파편적으로만 알고 있던 역사의 숨은 사실을 새롭게 깨닫게 됐다는 반응부터 소재를 떠나 한편의 가슴 아픈 이야기에 많은 눈물을 흘린 관객도 많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투자배급사가 진행한 모니터 시사회에서도 이례적으로 높은 평점을 받아 개봉 이후 관객 반응에도 시선이 쏠린다.

손숙과 오지혜, 정인기 등 배우들의 참여는 ‘귀향’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이들은 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출연료를 받지 않는 ‘재능기부’로 힘을 보탰다.

‘귀향’의 출발은 자원봉사부터였다. 조 감독은 2002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기거하는 나눔의집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영화를 처음 기획했다. 당시 접한 강일출 할머니의 그림 ‘태워지는 처녀들’이 영화의 직접적인 모티프가 됐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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