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파니와 제시카(오른쪽). 사진|SM엔터테인먼트·동아닷컴DB
타이틀곡 장르·자작곡 수록 비슷
“모두 다 잘 됐으면” 선의의 경쟁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라이벌일까, 우정의 동행일까.
전·현 소녀시대 멤버인 제시카와 티파니가 운명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 티파니가 11일 ‘아이 저스트 워너 댄스’를 발표한 데 이어 제시카는 17일 ‘위드 러브, 제이’를 내놓으며 나란히 첫 솔로 활동에 나선다. 두 사람 모두 데뷔 9년 만에 처음 내는 솔로 앨범이지만, 제시카는 2014년 팀을 탈퇴하고 2년 만에 시작한 ‘홀로서기’이고, 티파니는 소녀시대 멤버로서 나서는 다양한 활동의 한 방편이다. SM에서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은 탓인지, 두 사람의 스타일은 비슷한 면이 많다. 타이틀곡 장르가 같고, 수록곡도 6곡으로 똑같다. 나란히 자작곡도 실었다. 소녀시대 멤버 가운데 미국 국적을 가졌던 ‘절친’들의 대결은 흥미로운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다.
● 섹시 vs 러블리
티파니는 10일 쇼케이스를 통해 새 앨범 타이틀곡 ‘아이 저스트 워너 댄스’의 첫 무대를 선사했다. 감성적이면서 파워 넘치는 일렉트로 팝 댄스곡 ‘아이 저스트 워너 댄스’의 무대에서 역동적인 춤과 함께 섹시한 분위기를 한껏 자아냈다. 노랫말은 ‘고민은 잠시 접어둔 채 밤새도록 춤을 추고 싶다’는 솔직한 감정을 담았고, ‘마돈나풍의 무대’라는 평가를 받았다.
제시카 역시 팝 댄스곡 ‘플라이’가 타이틀곡이다. 아직 베일에 가려 있지만, 다소 빠른 템포의 트렌디한 댄스 음악이다. 다만 춤보다 노래에 집중한다. ‘너도 하늘을 날아오를 수 있다’고 사람들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노래다. 제시카는 뮤직비디오에서 드레스를 입고 사랑스러운 여성의 분위기를 풍긴다. 격한 춤 동작은 찾을 수 없다.
● 뮤지션 vs 뮤지션
두 사람 모두 첫 솔로 앨범에서 작사·작곡 실력을 뽐낸다. 제시카는 이번 앨범에서 타이틀곡 ‘플라이’의 작사, 작곡뿐만 아니라 6곡의 수록곡 중 절반 이상에 작사가와 작곡가로 참여했다. 더욱이 앨범 전체 프로듀싱에도 참여하는 등 음악적 역량을 발휘했다. 단순히 데모곡을 받아 작업하지 않았고, 작곡가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멜로디를 쓰고, 비트를 만들었다.
티파니도 데뷔 이후 처음 자작곡을 선보였다. ‘왓 두 아이 두’가 첫 작품으로, 미니멀한 반주와 세련된 멜로디가 돋보인다. 동료 멤버 수영이 작사했다. 티파니는 이번 음반을 위해 많은 곡을 직접 썼지만,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의 엄격한 내부 심사과정에서 1곡만 채택됐다.

티파니와 제시카(오른쪽). 동아닷컴DB
● “솔로 도전, 모두가 잘됐으면” vs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
두 사람은 10일 각기 다른 방식으로 대중에게 자신의 앨범을 소개했다. 티파니는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아티움에서 미디어 관계자들을 초대해 쇼케이스를 가졌고, 제시카는 인터넷 생방송으로 팬들을 만났다.
티파니는 제시카와 솔로 대결을 묻는 질문에 직접적인 대답은 하지 않았다. “아이돌 그룹에서 솔로로 데뷔하는 분들이 저를 포함해 많다. 모두가 땀을 흘리는 노력을 하고 있다. 같은 입장으로서 모두 다 잘 됐으면 좋겠다”고 에둘러 말했다.
제시카는 “팬들을 항상 생각하면서 이번 솔로 앨범을 작업했다. 살면서 힘든 일도 많이 겪을 수 있는데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싶었고, 누구나 꿈을 꾸면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