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쇼 미더 피처링?...쩌리로 전락한 '쇼미5' 주인공들

입력 2016-07-09 01: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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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의 법칙] 주객전도…‘쇼미더머니5’는 쇼 미더 피처링?

엠넷 '쇼미더머니5'가 래퍼들의 힙합 전쟁이 아닌 래퍼들의 피처링 내세우기 전쟁으로 변질되고 있다. 참가자들의 문제라고 하기에는 억을한 면이 있다. 기획자와 연출자를 탓해야 한다.

8일 '쇼미더머니5' 9회에선 세미파이널 무대가 방송됐다. 도끼-더 콰이엇 팀의 슈퍼비, 사이먼도미닉-그레이 팀의 비와이, 자이언티-쿠시 팀의 씨잼, 레디, 서출구, 길-매드클라운 팀의 샵건이 세미파이널에 진출했다. 이중 비와이는 레디, 서출구는 슈퍼비, 샵건은 씨잼과 대결했다.

샵건은 '미친놈'(feat.제시)으로 나쁜남자의 잔인한 사랑을 이야기했고 씨잼은 '아름다워'(feat.지코)로 가사실수마저 노래의 일부로 만든 무대를 선보였다. 서출구는 '끝'(feat.수란)으로 감성 래퍼의 면모를, 슈퍼비는 '냉탕에 상어'로 귀여운 매력을 보여주더니 '썬블락'(feat.마이크로닷)으로 파워풀하게 현장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비와이는 'The Time Goes On' 피아노 연주로 이목을 집중시킨 후 '데이데이'(feat.박재범)로 보컬과 래핑이 최적으로 조화된 무대를 꾸몄다. 이어 레디는 '라이크디스'(feat.바비)으로 콘서트 현장을 방불케하는 열정을 쏟아냈다.



여기서 눈에 띄는 공통된 문구가 있지 않은가. 'feat.'

피처링의 강점은 보완이다. 부족한 부분을 채워 곡을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 피처링의 이 같은 장점은 관객 투표 결과에 승패가 좌지우지되는 ‘쇼미더머니’ 규칙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프로듀서들도, 참가자들도 심지어 시청자들도 아는 사실이다. 인지도가 높은 피처링 가수를 섭외하려고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경쟁이 주를 이루는 프로그램 특징상 자신의 무대를 더 돋보이게 하는 지원군을 투입하는 건 결코 반칙이 아니다. 하지만 '쇼미더머니'의 주인공은 참가 래퍼다. 화려한 피처링 군단으로 경쟁의 주인공이 가려지고 그들의 순위가 피처링에 따라 결정된다면 이는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를 되짚어봐야할 문제다. 실제로 세미파이널에서 씨잼은 지코의 들러리 같았다는 평가를 받았고, 레디는 시즌5의 강력한 우승후보인 비와이를 상대하기 위해 시즌3 우승자 바비라는 강수를 뒀다. 프로듀서들을 포함한 참가자들 역시 피처링을 담당한 가수의 수준을 보고 투표 결과를 예상하기 일쑤다. 참가 래퍼의 랩도 중요하지만 피처링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쇼미더머니’의 최종 목적이 화려한 피처링 군단으로 대중의 호응을 이끌어 음원 차트를 점령하려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프로그램이 보여줘야할 궁극의 모습은 지난주 비와이가 혼자 랩으로만 '포에버'를 부른 그 무대여야한다.

갈수록 열기를 더해가는 피처링 보여주기 전쟁, 씨잼·슈퍼비·비와이가 치르는 '쇼미더머니5'의 결승전은 오는 15일 밤 11시 방송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엠넷·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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