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맨스’만큼 애틋한 ‘워맨스’

입력 2016-07-2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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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닥터스’-tvN 드라마 ‘굿와이프’(아래). 사진|팬 엔터테인먼트·tvN

‘닥터스’ 박신혜-문지인 뜨거운 우정 호응
‘굿와이프’ 전도연-나나도 안방극장 강타

이젠 ‘워맨스’(Womance)다.

여성 간 사랑과 우정, 의리가 남성 못지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른바 ‘워맨스’가 안방극장의 새로운 흥행코드로 떠올랐다. 워맨스는 우먼(Woman)과 로맨스(Romance)의 합성어.

과거 드라마에서 여성 간의 애틋한 감정을 다루는 것을 기피했다면, 최근 ‘여자가 여자에게 반한다’는 뜻의 걸크러시가 하나의 문화코드로 자리 잡으면서 ‘워맨스’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여기에 배우들의 빼어난 연기력으로 세밀하게 감정을 묘사해 보는 이들의 호응과 집중도를 이끌어낸다.

‘월요병’을 달아나게 해준다는 평을 받고 있는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에서도 워맨스의 매력이 돋보인다. 극중 박신혜와 문지인은 여고 동창생으로, 사랑보다 깊은 우정을 과시하고 있다. 고교 시절 싸움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는 박신혜에게 반해 자신이 가진 것을 다 내어주며 맹목적으로 헌신한다. 두 사람은 성인이 되어서도 한집에 살며 서로의 옆을 든든하게 지켜준다.

전도연이 11년 만에 드라마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 화제를 모은 케이블채널 tvN ‘굿와이프’도 전도연과 나나의 연기호흡이 볼거리 중 하나다. 극중 신입 변호사인 전도연이 각종 사건에 잔뼈가 굵은 대형 로펌의 사건 조사원 나나의 도움을 받아 사건을 해결한다. 절대 떼려야 뗄 수 없는 긴밀한 사이다. 그저 일적으로만 도와주는 사이를 넘어 친자매와 같은 우정도 그려질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동명의 미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하면서 원작에 등장하는 양성애자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극중 나나가 양성애자다. 8일 1회 방송에서 나나의 모습 뒤로 침대에 누워있는 여성을 그려 눈길을 끌었다.

여성 간의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다루다보니 여성의 동성애를 소재로 한 ‘백합물’(Girl‘s Love)도 덩달아 화제를 모은다. 지난해 12월 방송한 웹드라마 ‘대세는 백합’도 6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인기다. 아이돌 연습생과 전직 걸그룹 멤버의 사랑을 다룬 로맨틱코미디 드라마로 조회수 300만 건을 넘기며 인터넷에서 회자되고 있다. ‘백합물’은 여성 동성애를 다룬 콘텐츠를 포괄적으로 표현하는 신조어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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