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바닐라 어쿠스틱,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달달한 듀오

입력 2016-07-20 17: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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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닐라 어쿠스틱, 사진=쇼파르뮤직

바닐라 어쿠스틱의 ‘Sweet chemistry’. 밴드명과 앨범 타이틀만으로도 이렇게 달달한 기분을 불러일으키는 밴드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단지 그런 느낌에 그치는 것도 아니다. 바닐라 어쿠스틱이 7월 16일 발매한 정규 4집 ‘Sweet chemistry’는 공개 이후 팬들에게 '바닐라 어쿠스틱의 역대급 앨범'이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바닐라 어쿠스틱의 매력이 잘 담긴 앨범이다.

이런 앨범의 매력을 가장 잘 드러내는 곡은 역시 더블 타이틀로 선정된 '놀아줘요'와 '스윗 케미'다. 두 곡 모두 아기자기하면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가사가 달콤한 목소리와 부드러운 멜로디와 어우러지며 음악팬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먼저 '놀아줘요'에 대해 성아는 "사실 '놀아줘요'는 녹음을 하고 버리려던 곡이다. 그걸 어떻게 손을 보다가 타이틀이 됐다"라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바닐라맨은 "곡을 만들고, 보낼까말까 고민을 했다. 워낙 곡 작업을 많이 하다보니까 이게 좋은지 어떤지 헛갈리더라. 말그대로 써 놓은 게 아까워서 보냈는데 타이틀이 됐다"라며 웃었다.

이어 "'놀아줘요'는 데이트를 할 때 남자는 쉬고 싶고 여자는 나가서 놀고 싶을 때 상황을 디테일하게 쓴 가사가 강점인 거 같다. 실제로 약간 귀차니즘이 있어서 그냥 (내)성격을 드러냈다"라고 설명했다.

성아 역시 "이 노래는 그냥 오빠였다. 진실된 노래였다"라고 증언해 거듭 웃음을 선사했다.

스스로도 긴가민가 했던 '놀아줘요'와 달리 메인 타이틀인 '스윗 케미'는 바닐라맨 스스로도 굉장히 흡족해하는 곡이었다.

바닐라맨, 사진=쇼파르뮤직


바닐라맨은 "제목을 잘 지었다. 요즘 케미라는 말이 굉장히 부각되더라. 서로의 관계에 있어서 설명하기 어렵지만 합이 잘 맞고 그런, 과학적인 걸 넘어 모호한 걸 설명해주는게 케미스트리인 것 같다. 나름대로 '스윗 케미'라는 단어를 우리가 처음 쓰는 게 아닐까 싶다. '스윗 케미'를 생각해낸 게 스스로 자랑스럽다"라고 매우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다만 이미 '달콤 케미'와 같은 단어가 많이 쓰인다는 말에 바닐라맨은 잠시 당황한 모습을 보이다가 "그래도 '스윗 케미'는 내가 제일 처음 쓴 거 아닌가"라며 꿋꿋하게 자부심을 드러냈다.

또 바닐라맨은 "제목이 다 한 노래다. 또 이 노래는 (성아와)서로 합이 좋다. 내가 목소리 피치를 올렸다"라고 가창에도 힘을 줬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정작 성아는 "그랬었나? 난 몰랐다. 피치가 올라갔는지. 녹음하는 걸 들려줬는데 똑같은 거 같았다"라고 말해 또 한 번 바닐라맨을 당황하게 만들긴 했지만 말이다.

이처럼 실제 삶에서도 음악적으로도 달달하고 소소한 재미가 넘치는 바닐라 어쿠스틱이지만, 막상 ‘Sweet chemistry’의 전곡을 들어보면 달달한 타이틀과 달리 슬픈 분위기의 곡들도 다수 수록돼 있다.

이에 바닐라맨은 "원래 내가 다운된 스타일이다. 들을 때도 마이너한 노래를 더 좋아한다. 그런데 밝은 노래도 써야하니 타이틀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성아도 "사실 노래 부를 때 난 어두운게 어울리는데, 팀 이름 때문인지 밝은 노래를 원하긴 하더라. 부를 때는 쉽게 부르는 건 슬픈 노래다"라고 덧붙였다.

사실 바닐라 어쿠스틱이 사랑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슬픈 노래, 밝은 노래 할 것 없이 항상 아름다운 성아의 목소리 때문일 것이다.

이에 대해 성아는 "좋은 목소리도 가지고 있어도 발견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나도 처음에는 그냥 노래를 했을 뿐이지, 목소리를 좋게 하는 방법을 몰랐다. 녹음을 하다가 (바닐라맨이)이런 목소리가 좋다고 말하면서 톤이 바뀐 거 같다"라고 후천적으로 찾은 목소리임을 밝혔다.

또 바닐라맨은 "사실 사람이 목소리 톤이 여러가지다. 그런데 자기가 좋아하는 톤이 있고 듣는 사람이 좋아하는 톤이 있다. 나는 삼자 입장에서 그 괴리감을 줄이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본인에 대해서는 "나는 내 목소리 보정을 많이한다. 톤이 하나라서 어떤 노래도 다 똑같다"라며 웃었다.

이어 바닐라맨은 "나는 노래에서 중요한게 음색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아무리 잘생기고 예뻐도 뭔가 정이 안가는 경우가 있지 않나. 음색도 그런식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성아는 음색도 좋은데 가창력도 있다"라고 파트너를 칭찬했다.

성아, 사진=쇼파르뮤직


성아 역시 "사실 목소리 톤이 바뀌면서 좋을 때도 있고 싫을 때도 있기도 하다. 그래도 대부분은 좋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다만 몇몇 사람들은 바닐라 어쿠스틱의 음악을 두고 항상 비슷하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에 성아는 "우리 안에서는 나름 다양한 장르와 색을 시도한다고 생각하다"라고 말했고, 바닐라맨도 "거기서 중요한건 결국 음악은 톤이다. 듣는 사람이 생각할 때 같다고 생각하는게, (음악이) 바뀌어도 (통이) 그대로 유지되면 그 색깔이 비슷하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게다가 바닐라 어쿠스틱의 이런 일관된 느낌은 장점이라고도 볼 수 있다.

바닐라맨은 "우리팀 자체가 악동 같은 분위기도 아니고, 부드러운 이미지다. 스멀스멀 없으면 안되는, 그런 밴드가 되려 한다. 팀의 특성상 금방 해체 되지는 않을 거 같다. 할 수 있는 데까지 하려 한다"라고 말했고, 성아도 "오빠와는 오랫동안 할 생각이다"라고 롱런 그룹을 약속했다.

물론 말처럼 쉬운 건 아니다. 특히 바닐라맨은 바니랄 어쿠스틱뿐만 아니라 볼빨간 사춘기의 프로듀서로도 활약중이고, 틈틈이 OST 작업도 진행중이다. 8월에는 바닐라 어쿠스틱의 단독 콘서트도 준비중이다.

이쯤되면 몸의 건강은 물론, 창작자로서 영감이 메말라버리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다. 이에 바닐라맨은 "내가 곡을 쓸 때 어느 순간 더이상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면, 제작자라도 할 거 같다. 어찌됐든 음악은 할 거 같다"라고 음악에 대한 끈은 놓지 않을 것을 밝혔다. 게다가 성아는 "그럼 내가 곡을 쓰겠다"라고 그런 경우에 대한 완벽한 대안을 갖고 있었다.

이러니 바닐라 어쿠스틱은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그룹이다.

바닐라 어쿠스틱, 사진=쇼파르뮤직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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