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걷기왕’의 심은경. 사진제공|인디스토리
작은 영화 도전…혹독한 신고식
‘흥행 퀸’으로 통하는 20대 연기자 심은경(사진)이 첫 작은 영화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자신감을 갖고 새로운 무대에 나섰지만 관객이 크게 움직이지 않은 탓이다.
심은경의 영화 ‘걷기왕’(감독 백승화·제작 인디스토리)이 20일 개봉해 열흘째인 30일 현재 8만여명을 동원하는 데 머물고 있다. 제작비를 회수하는 손익분기점이 40만 관객이란 점에서 아쉬움이 남을 만한 상황이다.
심은경은 고민 없이 ‘걷기왕’ 출연을 결정할 만큼 여느 작품 때보다 의욕적으로 참여했다. 장편연출은 처음인 신인감독과 만남, 순제작비 약 5억원인 작은 영화라는 사실은 ‘부담’이 아닌 ‘기대’를 키웠다.
선천적 멀미증후군에 시달리는 여고생이 경보선수가 된다는 이야기의 ‘걷기왕’은 저예산영화로는 상당한 규모인 400여개 스크린에서 출발했다. 심은경의 도전과 재기발랄한 영화에 대한 극장가의 기대치가 그만큼 높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웃음과 힐링을 주요 메시지로 내건 ‘걷기왕’은 같은 시기 비슷한 분위기를 가진 유해진의 ‘럭키’ 열풍과 맞물려 상대적으로 관객 동원에서 뒤쳐지는 불운을 겪었다.
심은경은 “‘걷기왕’의 주인공에게서 실제 내 모습을 발견했다”고 했다. 망설임 없이 출연 의사를 감독에 전하면서 오히려 제작진을 깜짝 놀라게 했을 정도로 새로운 도전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써니’부터 ‘수상한 그녀’까지 주연영화가 전부 성공해 주목받았지만 한편으로 화려한 이면에서 슬럼프를 겪기도 한 그는 “‘걷기왕’을 통해 고민을 말끔히 털어냈다”고도 밝혔다.
비록 아쉬움이 남는 성적에 머물고 있지만 심은경은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이미 촬영을 마친 3편의 영화가 개봉을 대기하고 있다. 이승기와 함께한 로맨스 사극 ‘궁합’을 비롯해 최민식과 함께 치열한 선거전을 그린 ‘특별시민’, 액션 ‘조작된 도시’를 연이어 내놓는다.
이와 함께 ‘부산행’ 연상호 감독의 차기작 ‘염력’의 주인공으로도 일찌감치 출연을 확정하고 내년 초 촬영을 시작한다. 한국영화에서 흔하지 않은 초능력 소재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