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골 리턴즈 ③] 김수용, 그는 늘 웅크린 용이었다

입력 2016-11-08 09: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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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감자골 리턴즈 ③] 김수용, 그는 늘 웅크린 용이었다

개그맨 김수용은 예전은 물론 2016년 감자골이 부활 조짐을 보이는 지금에도 가장 독특한 개그 스타일을 구사하는 잠룡(潛龍)이다.

그는 김국진, 김용만, 박수홍, 남희석 등과 같은 KBS 공채 개그맨 출신이다. 김수용의 동기들이 과거 혹은 현재 예능계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것에 비해 의외로 잔잔한 경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김수용 본인이 다른 동기들에 비해 방송 활동을 오랫동안 쉬었다. 그 사이에 예능 트렌드는 콩트에서 공개 코미디로, 스튜디오 예능에서 리얼 버라이어티로 바뀌었다. 김수용이 들어올 만한 자리가 사라진 것이다.

그럼에도 김수용의 존재가 방송가에 주목을 받은 까닭은 그가 과거 에피소드를 풀어놓는 뛰어난 입담으로 ‘단발성 게스트’로는 믿고 쓸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김수용은 진한 다크서클과 희노애락 없는 무표정한 얼굴로 유재석, 남희석, 김국진, 박수홍 등과의 에피소드를 여과 없이 털어놓는다. 또한 본인의 안타까운 인생사마저 마치 시트콤의 한 장면처럼 풀어낸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당연히 언제든 모시고 싶은 게스트일 수 밖에.

이런 김수용의 역량이 가장 잘 드러난 것이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에 출연햇을 때다. 당시 김구라의 방에 도움을 주기 위해 출연한 그는 김경민의 무리수로 차가워진 채팅창에 직접 참여해 분위기를 띄웠다. 일종의 구원 투수 역할을 한 셈이다.

그러나 김수용이 이왕 본격적으로 방송 활동을 시작할 기회를 얻은 만큼 반드시 고쳐야 할 부분도 보인다. 최근 트렌드에 하루 빨리 적응해 본인만의 색깔을 확실하게 찾아야 한다는 것.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최근 김수용에 대한 관심은 또 언제 식어버릴지 모른다. 그만한 재능을 단발성 게스트로서만 쓰기엔 지나친 낭비 아닌가.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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