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①] 임윤아, 걸그룹 센터가 편한 길을 마다하는 이유

입력 2016-11-23 0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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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①] 임윤아, No.1 걸그룹 센터가 굳이 편한 길을 마다하는 이유

tvN 드라마 ‘THE K2’의 고안나는 사슴 같은 눈망울과 바람이라도 불면 날아갈 것 같은 갸날픈 체구, 그럼에도 닥쳐오는 고난에 쉽게 물러서지 않은 성격의 소유자다.

이런 요소를 종합해 볼 때 임윤아가 이 역을 맡게 된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걸그룹 출신 연기자로서 세간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가는 멘탈은 어쩌면 고안나보다 훨씬 강하지 않을까.

“그동안 제가 어려움을 딛고 이겨내는 캔디형 스타일의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던 건 맞아요, 하지만 안나는 아픔이 있으면서도 더 강한 에너지를 가진 아이였어요, 지금까지 제가 해온 역할과는 색깔이 달라서 더 끌렸던 것 같아요.”


임윤아의 말대로 ‘THE K2’ 고안나는 연기하는 배우에게 많은 것을 요구했던 복잡한 캐릭터였다. 단순히 청순하기만 해서는 안 되고 무작정 사랑스러울 수 도 없었다. 유력 대선 후보의 숨겨진 딸로서 살아온 아픔을 시청자에게 납득시키고 제하(지창욱)와의 로맨스도 만들어 가야 했다.

“저에게도 도전이라고 여겨지는 작품이었지만 끝나고 나니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안나의 내면에 숨은 에너지가 밖으로 보이도록 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도 아쉽고 사람을 경계하던 안나가 제하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더 잘 표현했어야 했는데 말이죠.”

이후 임윤아는 “안나를 연기하는데 있어 가장 어려웠던 건 수위 조절이었다”고 말했다. 안나의 밝은 부분과 어두운 모습을 어떤 비율로 보여줄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던 것.

“예를 들면 안나가 제하에게 술을 마시고 ‘나 취한 것 같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 장면에서 어느 정도로 표현해야 하나 고민했어요. 제하도 안나의 볼을 만지면서 두근거리는 감정을 느껴야 했으니까요.”


임윤아가 이토록 수위와 경계선에 집착해야 했던 이유는 뭘까. 바로 안나가 드라마 안에서 스스로 성장해 가는 캐릭터였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안나는 오랫동안 숨어 지내면서 세상을 접해보지 않은 어린 아이에요. 라면도 못 끓일 정도니까요. 그래서 충분히 드라마 안에서 민폐 여주가 될 뻔한 상황도 있었죠, 나중에는 너무 어린 아이 같은 안나가 아닌 유진(송윤아)과 팽팽해 질 수 있는 안나로 성장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죠.”

무슨 배역 하나에 떨어진 과제가 이다지도 많은 것일까. 그는 왜 조금 편하게 갈 수 있는 길을 놔두고 늘 새롭고 어려운 도전만 골라서 하는 것인가.

“연기자로서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나면 꼭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임윤아하면 대중들이 생각하는 이미지에 맞는 캐릭터를 맡는 게 좋을지 아니면 제 주관을 따라가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늘 생각해요.”

임윤아는 이런 고민의 시간을 거쳐 ‘안주’와 ‘도전’ 사이에서 ‘도전하는 쪽’을 선택했다. 그는 이제 ‘THE K2’의 안나를 보내도 첫 사극에도 도전한다.

“예전엔 ‘나에게 맞는 작품을 기다릴거야’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나니까 더 작품을 못 고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 더 도전을 해보자는 마음이에요. 새로운 작품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연기를 하는 저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고 믿어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SM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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