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북마크] ‘오마이금비’ 허정은이라는 연기 천재를 발견했도다

입력 2016-11-25 06: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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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북마크] ‘오마이금비’ 허정은이라는 연기 천재를 발견했도다

아역배우 아니 '배우' 허정은이 60분 동안 시청자의 집중력을 붙들어잡고 놓아주질 않는다.

24일 KBS2 수목드라마 '오 마이 금비' 4회에서 허정은은 아빠 모휘철(오지호)과의 티격태격 부녀(父女)케미는 물론 자신이 앓고 있는 니만피크병(아동치매)을 직접 고백하는 반전으로 '오 마이 금비'의 필살기다운 활약을 했다.

4회는 유금비(허정은)가 보육원으로 떠나는 길을 막아선 후 실신, 잠에서 깬 모휘철(오지호)의 모습으로 시작됐다. 거실로 나온 모휘철은 유금비와 고강희(박진희)가 털실로 노는 걸 발견했고 "함께 하자"는 권유에 "유치하다"며 거절하는 듯하더니 결국 유금비와 놀아줬다. 이후 고강희는 유금비에게 어떤 전설 하나를 이야기했고 모휘철과 유금비 부녀는 고강희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세 사람은 흡사 진짜 가족처럼 끈끈한 소통을 해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세 사람은 함께 한강 데이트까지 즐겼다.

하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유금비에게 이상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유금비는 한강에서 연을 날리다 오른손에 경련 증상이 나타나 놀이를 중단했고, 데이트 후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에도 떨리는 손을 주체하지 못했다. '오 마이 금비'가 아동치매를 다루는 드라마인 만큼 손이 떨리는 이상 증세를 경험하기 시작한 유금비에게 닥칠 시련이 안타까움을 더했다.

허정은은 풋풋한 동심 로맨스 연기도 보여줬다. 유금비는 이날 단짝 황재하(박민수)와 함께 하굣길 이색 데이트를 했다. 아기보살 점집을 찾아가는 호기심 많은 두 초등학생은 "뽀뽀, 당장이라도 할 수 있다"는 보살 예언에 깜짝 놀랐다. 당찬 열 살 꼬마 유금비는 점집에서 나온 후 길거리를 걷다가 황재하에게 기습 볼 뽀뽀를 했고, 황재하는 굉장히 수줍어했다. 보는 것만으로도 삼촌, 이모 미소를 짓게 하는 장면이었다.


4회는 허정은이 자신이 앓고 있는 니만피크병을 알고 있음을 고백하며 마무리됐다. 유금비는 부모님과의 진료 하루 전 혼자 의사선생님을 찾아왔다. 그는 "엄마 없다. 아직은 아빠가 아니다. 내가 니만피크병이라는 걸 알고 이모가 나를 버렸다"고 의사에게 말했다. 이어 깜짝 놀라는 의사를 향해 "치매 같은 거잖아요. 점점 기억 잃어가다가 나중엔 몸도 움직이기 힘들어지고 보통은 스무 살 되기 전에 죽는 병"이라고 병을 정확하게 설명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허정은은 오열 대신 굉장히 냉정하게 감정을 삼키며 연기를 해 슬픔을 배가시켰다.

허정은은 연기 천재다. '오 마이 금비' 시청자라면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이 10세 꼬마는 누군가의 어린 시절이 아닌 극 흐름의 중심에서 어른들과 동등하게 호흡한다. 허정은의 저력이 '오 마이 금비'를 통해 처음 발견됐다.

허정은의 슬프지만 가슴 따뜻해지는 투병기는 오는 28일 밤 10시 '오 마이 금비' 5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오마이금비'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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