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음원 1위’ 정승환을 통해 확인한 안테나의 ‘큰 그림’

입력 2016-11-29 15: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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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환, 사진=안테나

안테나의 유희열이 SM엔터테인먼트를 대신해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SBS ‘K팝 스타’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아닌게 아니라 안테나는 기존 'K팝 스타'의 심사위원으로 활약하던 SM은 물론, 함께 심사를 하게 된 YG, JYP와도 확연하게 다른 음악색을 지니고 있는 회사인데다가, 흔히 말하는 '한류스타'가 소속돼 있는 것도 아니며, 회사의 규모도 이들 3사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작기 때문이다.

즉, 안테나는 새로운 'K팝 스타'를 발굴한다는 'K팝 스타'의 의도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회사였던 셈이다.

하지만 2016년 11월 29일 정승환의 데뷔까지 이뤄진 지금, 안테나가 그리고 있는 '큰 그림'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서두에 말한 것처럼 근 수년간 안테나라는 회사의 가장 큰 변환점은 'K팝 스타'의 참여이다. 그리고 이 'K팝 스타'를 통해 영입한 젊은 싱어송라이터가 '안테나의 큰 그림'의 원천이 되고 있다.

샘김, 사진=안테나


'K팝 스타'를 통해 안테나가 영입한 신인은 샘김과 권진아, 이진아, 정승환, 이수정 등으로 이들은 자신의 곡을 직접 쓰고 부르는 싱어송라이터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싱어송라이터는 분명 음악적, 장르적으로는 자신만의 개성을 지니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안테나의 경우 이 싱어송라이터가 '너무 많다'는 것이 불안 요소였다.

실제 안테나는 'K팝 스타'를 통해 영입한 싱어송라이터 샘김과 이진아, 권진아, 정승환 까지 무려 4명을 데뷔 시켰고, 이는 국내 어느 기획사를 살펴보아도 유례를 찾기 힘든 릴레이 데뷔이다.

그리고 이런 릴레이 데뷔는 아무리 다른 스타일의 음악이라고 해도, 자칫 이미지적인 피로감이나 식상함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었다.

이에 대한 안테나의 해결책은 '자유', 다시 말해 '너 마음대로 해라'였다.

이진아의 데뷔 쇼케이스 당시 유희열은 "안테나의 색이 있는게 아니라 각각의 색이 안테나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각자 다 다른 음악을 하는 집단인데, 만나다보니 모이게 됐다. 이진아 뿐만 아니라 이수정, 샘김, 정승환, 다 다른 (음악)이야기를 한다. 보통 레이블 특유의 줄기라는 게 있다고 하는데 나는 그게 싫다. 이진아는 그런 음악을 하고, 다 각자의 색을 유지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해 오히려 각자의 색을 뚜렷이 하는 것으로 정면돌파를 할 것을 밝힌 바 있다.

이진아, 사진=안테나


또 당시 유희열은 'K팝 스타'를 통해 수혈한 젊은 싱어송라이터들이 K팝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 것이라고 이야기 하기도 했다.

유희열은 "음반의 시대에서 음원의 시대로 바뀌었다. 루시드폴까지는 올드보이고, 새로운 친구들이 들어와으니 이 친구들에게 맞게 마케팅을 하는 거다"며 "이진아가 어떤 음악가로 성장할 지는 모르겠지만 세계적인 음악가가 될 가능성이 있다. 나는 '우리나라에도 이런 아티스트가 있다'라는 욕심이 있다. 이진아도 그렇고 안테나 (새로운)친구들은 악기를 하나 주면 한 시간씩 콘서트를 할 수 있다. 나는 그 점이 놀랍고 기쁘다. 나는 이 친구들이 K팝의 주인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안테나는 기존의 개념의 'K팝 스타'를 만들고자 한 게 아니라, 'K팝의 새로운 흐름'이라는 큰 그림을 보고 있었고, 샘김을 비롯해 이진아, 권진아, 정승환 등은 안테나가 그리는 큰 그림의 조각들인 셈이다.

처음에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던 안테나의 행보는 올 한해 이들을 차례 차례 데뷔 시키며 각 조각을 하나씩 끼워 맞췄고, 정승환의 데뷔에 이르러 드러난 안테나의 큰 그림은 이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고 있다.

정승환이 차트에서 불러오고 있는 돌풍은 물론 정승환 스스로의 스타성과 대중성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안테나가 차근 차근 그려온 큰 그림의 결실이기도 한 것이다.

안테나 측의 한 관계자는 "4월부터 샘김 시작으로 7개월간 이진아, 권진아, 정승환까지 데뷔전을 치렀고 그 때마다 각자 개성 강한 음악적인 씨앗을 잘 심어서 보여드리려고 노력해왔는데 지금까지 잘 온 것 같다"라며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이 많은 친구들이니 앞으로도 그 목소리를 잘 들어주면 좋겠다"라고 앞으로 안테나가 그려나갈 큰 그림에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권진아, 사진=안테나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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