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태주 “내 이름보다 내 음악 알려지는 게 더 뿌듯”

입력 2017-05-1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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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주는 “걸그룹의 작업 요청도 많지만” 보이그룹과 좋은 호흡을 보이고 있다. 그는 “아직 소녀 감성을 잘 모르는데다 남자의 마음을 표현하기가 조금 수월하다”고 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가요계 ‘숨은 실력자’ 음악프로듀서 김 태 주


비스트 ‘리본’ ‘섀도우’ ‘굿 럭’…
하이라이트 용준형과 함께 작업
원래는 가수가 꿈…번번이 고배
작곡하면서 음치인 걸 알았죠


음악프로듀서 김태주(28)는 가요계에서 ‘숨은 실력자’로 꼽힌다. 성과에 비해 이름이 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는 그룹 비스트의 히트곡 ‘리본’ ‘섀도우’ ‘굿 럭’ ‘12시30분’ 그리고 비스트에서 이름을 바꾼 하이라이트의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등 음원차트 혹은 음악방송에서 1위에 오른 노래를 하이라이트의 용준형과 함께 만들었다.

김태주를 9일 서울 신사동 작업실에서 만났다. 경연 포맷의 방송프로그램 출연 요청도 많지만 “평소 나서는 성격이 아니”라는 그는 “내 이름보다 내 음악이 많이 알려지는 게 좋다”며 미소 지었다.

“사람들이 제 음악을 듣고, ‘누가 썼지?’라는 생각으로 내 이름을 발견할 때가 좋다. 방송에 심사위원이나 멘토로 나가기엔 아직 경력도 적고 나이도 어리다. 신인의 자세로 작업하고 있다.”

‘굿 라이프’라는 이름으로 함께 작품 활동하는 용준형과는 경기 안양예고 때부터 10년지기다. 음악 취향이 비슷했던 두 사람은 함께 습작하며 가까워졌다. 용준형은 고교 시절 연예계에 뛰어들었지만 김태주는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한 오디션에서 번번이 고배를 들었다.

“작곡가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내가 음치란 사실을 알게 됐다. 오디션에서 떨어진 이유가 다 있었던 거다. 하하.”

김태주는 초등학교 시절 H.O.T를 보며 가수를 꿈꿨다. 좋아하는 가수가 생기면 꼭 CD를 사서 모든 수록곡을 무한반복 들으며 깊이 빠져들었다. 중학생이 되어서는 “작곡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인터넷을 뒤져 다운받은 작곡 프로그램으로 “취미삼아 독학해” 여러 편을 습작하기도 했다.

“어릴 때 좋아했던 가수들에게서 받았던, 멋있다고 느꼈던 감정들이 창작의 밑거름이다. 그 벅찬 감정을 내 노래를 듣는 사람도 느꼈으면 좋겠다.”

김태주는 여전히 용준형과 ‘굿 라이프’로 함께 하지만, 올해는 ‘프로듀서 김태주’로서 창작 활동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작년 데뷔한 남성그룹 크나큰의 음악을 도맡아온 김태주는 이달 말 발표할 신작도 프로듀싱한다.

향후 “가수가 아닌 프로듀서로서 앨범을 내고 싶다”는 김태주는 “공감의 음악을 하고 싶다”고 했다.

“모두들 그때그때 감정에 따라 듣고 싶은 음악이 있다. 내 음악이 그런 다양한 감정을 다스리거나 충족시켜주는 데 활용되면 좋겠다. 히트곡을 만들기보다 사람의 감정에 함께 하는 ‘공감의 음악’ 말이다.”


● 김태주

▲1989년 4월2일생 ▲2008년 안양예고 연극영화과 졸업▲비스트 1집 수록곡 ‘프리즈’(2011)으로 데뷔 ▲비스트 ‘리본’ ‘섀도우’ ‘굿럭’ ‘12시30분’, 양요섭 ‘카페인’, 하이라이트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등 작곡 ▲2014년 용준형과 ‘굿 라이프’로 활동 ▲그룹 크나큰 프로듀서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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