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매치①] ‘비주얼’ 엑소-‘칼군무’ 방탄, 세계를 호령하다

입력 2017-06-0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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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5주년의 그룹 엑소는 데뷔와 동시에 아시아를 호령했고, 가수로서 쌓은 실력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유닛 활동과 연기자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사진은 5월28일 열린 세 번째 월드투어 공연 기자회견 모습(위).-데뷔 4년 만에 최고 전성기를 맞은 방탄소년단. 오로지 노래와 춤으로만 승부하는 이들은 전 세계를 돌며 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사진은 5월29일 열린 ‘2017 빌보드 뮤직 어워드’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 수상기념 기자회견 모습(아래).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엑소 vs 방탄소년단

▶엑소
아이돌 스타의 산실 ‘SM엔터’ 소속
누나팬 사로잡는 비주얼 ‘팬덤의 힘’

▶방탄소년단
7명 멤버의 ‘칼군무’ 싸이도 엄지척
엑소와는 달리 오직 ‘원팀’으로 활동

최근 두 ‘거물 아이돌 그룹’이 하루 차이를 두고 주목할 만한 이벤트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엑소가 5월28일 서울 잠실동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대형 콘서트를 펼치면서, 방탄소년단이 그 이튿날인 5월29일 ‘2017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한 성과를 알리며 자리를 마련했다. 2012년과 2013년 각각 데뷔한 엑소와 방탄소년단은 현재 국내 아이돌 시장을 호령하는 동시에 해외에서는 케이팝을 대표한다. 엑소는 4월 데뷔 5주년을 지났고, 방탄소년단은 13일 데뷔 4주년을 맞는다.


● 금수저 vs 흙수저

엑소와 방탄소년단은 출신 배경에서 대조를 이룬다.

엑소는 케이팝의 세계화 주역으로 꼽히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아이돌 스타의 산실’로 불리는 까닭에 해외에서도 SM을 케이팝의 대표 브랜드로 인식하고 있고, 소속 신인은 상당한 인지도를 확보한 상태에서 출발한다. 탄생부터 ‘로열패밀리’가 되는 ‘금수저’인 셈이다.

성공한 소속사 선배들이 많다는 점도 큰 힘이다. 엑소는 데뷔 2년차이던 2013년 엠넷 음악시상식 ‘MAMA’에서 대상(올해의 앨범)을 수상하고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SM 선배들 덕도 컸던 것 같다. 조언과 충고를 아끼지 않는 선배들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방탄소년단은 출발점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방탄소년단을 기획한 방시혁 프로듀서는 해외에서 주목받던 이름이 아니었다.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역시 케이팝 브랜드와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방탄소년단은 차츰차츰 인지도를 쌓았고, 이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케이팝 스타가 됐다. 이들을 두고 ‘흙수저’라 부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방탄소년단은 “데뷔 전, 회사 앞 편의점에서 핫도그를 먹으며 ‘미래가 불투명해 먹고는 살겠나’ 걱정하던 때가 있었다”면서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성장한 걸 팬들이 좋아해주신다”고 말했다.


● 비주얼 vs 칼군무

두 그룹 모두 음악의 완성도를 떠나 각각의 매력을 비교하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엑소는 뭐니 뭐니 해도 비주얼부터 눈에 들어온다. 엑소의 이름이 대중에게 각인된 것도 12명의 ‘꽃미남’이 ‘떼’를 지어 다니며 ‘누나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덕분이다. 뽀얀 우윳빛 피부의 잘 생긴 아이들이 교복을 입고 소년과 남자, 그 경계선에 서서 ‘으르렁’댄 게 크게 주효했다. 세련된 비주얼은 엑소를 규정하는 가장 큰 특징이다.

방탄소년단의 매력은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할 수 없다는 듯, 손가락 끝까지 딱딱 맞아떨어지는 ‘칼군무’에 있다. 7명의 멤버들이 모두 포인트 동작에 하나하나에 온 힘을 불어넣는다. ‘칼군무’는 이들이 흘린 ‘피 땀 눈물’의 결정체다. 오죽했으면 빌보드에서 이름을 먼저 날린 가수 싸이가 이들의 춤을 보고 “뼈마디가 끊어질 정도”라고 놀라워했을까.

방탄소년단은 “우리의 성공 요인은 10·20대 팬덤 덕분”이라면서 “트렌디하면서 팝에 가까운 사운드의 음악에 칼군무가 결합돼 해외 팬들 입장에서는 ‘못 보던 그림’이라 신선하게 다가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 따로 또 같이 vs 원 팀

엑소는 완전체 활동 외에도 유닛이나 솔로 활동이 비교적 활발하다. 반면 방탄소년단은 완전체 활동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엑소는 태생부터 분리·합체를 추구한 팀이다. 애초 12인조였던 엑소는 한국을 주요 무대로 하는 엑소-K, 중국어권을 주무대 삼은 엑소-M이 한국과 중국에서 같은 노래로 동시 활동을 벌이고, 필요한 시기에 12인조로 뭉쳐 활동하는 방식을 내세웠다. 2016년 10월엔 첸·백현·시우민 3명으로 이뤄진 유닛 엑소-CBX가 또 탄생하며 주목받았고, 일본시장에도 진출해 좋은 성과를 냈다. 백현, 수호 등은 SM의 음원 공개 플랫폼 ‘스테이션’을 통해 솔로곡도 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4년간 정규앨범과 미니앨범, 스페셜앨범, 싱글 등 14장의 음반을 내면서 솔로나 유닛 음반이 없다. 방탄소년단은 SNS도 팀 계정 하나로 팬들과 소통한다. 방시혁은 “유닛에 대한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저나 멤버들 모두 당분간 팀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데뷔 전부터 소속사 측이 ‘팀’을 강조했다. 우리도 팀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하나의 계정으로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 “후배들의 모범” vs “후배들 위해 노력”

엑소와 방탄소년단은 케이팝 대표주자로 평가받는 만큼 후배들의 롤모델이 된다. NCT, 업텐션, MVP 등은 “완성형 아이돌인 엑소가 롤모델”이라고 입을 모았다. 펜타곤, 빅톤, VAV 등으로부터 롤모델로 꼽힌 방탄소년단은 중소기획사 소속 가수들의 희망이다. 두 팀은 후배들의 언급에 감사하면서 이들을 위해 더 힘을 내겠다고 말한다.

엑소는 “많은 후배들이 탄생하고 있다. 그들에게 더욱 더 ‘표본’이 될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 더 열심히 해서 존경받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 역시 “선배들 덕분에 빌보드 수상의 영광까지 안았다. 우리도 후배들을 위해 길을 여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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