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원선’ 하지원, 사기 캐릭터 될 수 없는 두 가지 이유
MBC 수목드라마 ‘병원선’(극본 윤선주 연출 박재범)의 하지원이 보여주는 현실적 캐릭터. 가벼울 땐 가벼울 수 있는 자존심과 무모한 정의감 보다는 현실을 선택할 줄 알아 더 특별한 매력이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 가벼울 땐 가벼워 더 특별한 자존심
끊임없이 노력했고, 그래서 자존심쯤은 하늘에 달려있어도 될만큼 출중한 실력도 갖춘 송은재(하지원). 하지만 은재의 자존심이 특별한 이유는 환자를 위해서는 깃털보다도 가벼워질 수 있다는데 있다. 의료사고를 무마하자는 스승 김도훈(전노민) 과장의 요구에 “환자를 속이면 더 이상 의사가 아니다”라며 폭발했고, “한 시간짜리 자존심을 위해 연봉 5000만 원짜리 일자리를 내던지고” 병원선에 오게 된 이유다.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고개를 숙일 줄도 안다. 병원선 선원 강정호(송지호)의 팔 접합 수술이 필요했던 순간, 자존심과 환자의 안전 사이에서 은재는 후자를 선택했다. 자신을 내친 선배 의사에게 기꺼이 고개를 숙이고 환자의 미래를 지킨 은재에게 빠져들 수밖에 없었던 순간이었다.
● 안 되는 건 안 돼 더 특별한 정의감
송은재의 두 번째 매력은 지독한 현실주의자라는 것. 사람의 생과 사에 가장 근접해있는 의사라면 이상주의자가 될 수도 있겠지만, 외과 의사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응급치료 후, 다음 단계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병원선의 스타 의사로 떠오른 순간, 앞으로의 거취를 묻는 기자들을 향한 대답도 마찬가지다. 한 순간의 정의감으로 병원선에 남겠다는 히어로식의 대답도 가능했겠지만, “있던 곳으로 돌아가겠다”고 담담히 말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반전 아닌 반전은 무모하지 않아 더 매력적이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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