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MBC 파업 계속된다…“적폐뉴스 청산+제한적 복귀”(종합)

입력 2017-11-14 15: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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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국언론노조 MBC본부

[DA:현장] MBC 파업 계속된다…“적폐뉴스 청산+제한적 복귀”(종합)

전국 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김장겸 사장 해임 의결에도 투쟁을 이어간다. 완전한 정상화를 이루기 위해서다.

지난 13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선김장겸 MBC 사장 해임안이 의결됐다. 김장겸 사장 해임안 처리로 71일간 진행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노조) 파업 사태는 일단락됐다.

14일 상암MBC에선 전국 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 노조)의 김장겸 해임 총파업 관련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본부는 그동안의 소회, 향후 계획 및 각오 등을 전했다.

김연국 위원장은 이날 “MBC를 향한 시청자들의 마음이 많이 떠났었다. 다시 MBC가 공영방송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채찍질 해주셔서 감사하다. 이런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힘은 촛불을 들어준 국민들 덕분”이라며 “우리의 파업도 시청자들을 위한, 어떤 권력의 눈치도 보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72일간의 파업이었다. 이 파업의 승리는 공영방송의 진짜 주인인 시청자들의 승리”라고 의지를 북돋아준 국민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김장겸 뿐만 아니라 백종문 부사장 및 현 경영진의 완전한 퇴진을 촉구했다. 김연국 위원장은 “김장겸 한 명의 법적 권한만 박탈됐을 뿐이다. 백종문 씨는 편성제작본부장, 부사장으로 9년동안 MBC 몰락을 이끈 주범 중 한 명이고 노동법 위반을 저지른 피의자다. 백종문이 사장 권한 대행으로 있는 것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 어떠한 협상도 없다. 현 경영진이 퇴진할 때까지”라고 계획을 다짐했다.

도건협 수석 부위원장은 지역별 파업을 언급했다. 도 부위원장은 “파업 잠정 중단을 선언했지만 대전지부에서는 파업을 이어간다. 모든 지부가 똑같이 뉴스, 보도 부문 제작을 중단하기로 결의했다. 김장겸 사장과 그 이전 사장이 임명했던 지역부 사장, 간부들을 완전히 퇴출시키고 지역 MBC가 완전히 정상화될때까지 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연국 위원장은 새로운 경영진이 꾸려진 이후 그림에 대해선 “가장 먼저 풀어야할 숙제는 퇴직자 복귀다. 2012년 파업에 대한 3개 판결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대법원이 이 문제를 더 이상 시간끌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편에서 사법권을 제대로 써 달라. 정치권 눈치가 아닌 법리에 따라 판결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사내 갈등 봉합도 잔재해있다. 파업에 참여한 사람과 비참여인 사이에 일어날 문제다. 새 경영진 선출 과정에서도 빚어질 가능성이 있는 갈등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은 “파업 기간에 조합원수 2000명, 서울MBC에만 1200명을 돌파했다. 올해 초 서울 기준 조합원수 800명대였다. 그 이유는 사측이 악랄하게 노동조합 탈퇴를 종용하고, 징계하고 회유했기 때문이다. 공영방송사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 놀랍다. 많은 직원들이 파업 의미에 공감하고 국민의 명령, 의무라는 것을 깨달았고 결의를 다질 수 있었다”며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 역시 그들의 권리다. 하지만 그 인원수가 일단 적고, 그들 중에는 방조하고 침묵했던 사람들이 있다. 사규에 따라 엄정하게 징계해야한다”고 말했다.


MBC 노조는 빠르면 내일(15일)부터 제한적으로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뉴스와 시사교양프로그램을 제외한 라디오 채널과 예능, 드라마 부문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김연국 위원장는 “법적으로는 백종문 사장 대행 체제가 과도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다. MBC 몰락의 직접적 책임이 있는 피의자고 현 경영진의 경영행위 일체를 인정하지 않는 조합 입장에 맞게 우리는 MBC 미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결정들, 인사발령-프로그램 개편- 인사평가-예산 편성- 조직개편 등을 인정하지 않겠다”며 “유배지로 발령된 직원들까지 포함해서 우리 모두가 어떤 MBC를 건설할 수 있을까, 국민과 시청자를 위한 방송을 만들기 위해 토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뉴스의 경우는 심각하다. 뉴스는 개별 제작자들의 힘만으로는 바꿔낼 수 없다. 전체 조직으로 하나의 프로그램이 돌아간다. 파업을 잠정 중단하고 올라가더라도 현재 남아있는 보도 간부들 밑에서 뉴스를 만들 수 없다. 지금 뉴스는 적폐뉴스다. 적폐 뉴스를 중단할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김철영 편제 부위원장은 “시사 교양의 경우에도 권력에 장악되고 MBC 유린을 방조하고 동조한 사람들이 여전히 있다. 라디오는 다음 주부터 정상화될 예정이고 표준FM은 내일부터 다시 원래대로 방송될 것이다. 다만 라디오 프로그램 ‘신동호의 시선집중’은 당분간 정상화되지 않을 것”이라며 “파업 기간 중 정상 방송된 프로그램이 10%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공영방송이 지켜야할 편성 비율이 있는데 그것이 안 지켜진 셈이다. 현 경영진에게 이 부분과 관련된 법적 책임도 묻겠다”고 채널 정상화 의지를 나타냈다.

마지막으로 김연국 위원장은 “유일한 회생이자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새 경영진 선출 과정이 독립적이고 투명했으면 좋겠다”며 “저널리즘에 대한 확고한 가치가 있고, 공영방송에 대한 이해가 정확했으면 좋겠다. MBC 적폐를 청산하고 개혁을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과제를 추진하는 것에 있어 추진력의 원동력이 신뢰가 아닐까 싶다”고 차기 경영진 자질을 요약했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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