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1급기밀’, ‘1987’ 잇는다

입력 2018-01-15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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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급기밀’. 사진제공|리틀빅픽쳐스

24일 개봉…방산비리 소재 다뤄

시간이 갈수록 열기를 더하는 영화 ‘1987’의 인기가 또 다른 실화 소재의 영화 ‘1급기밀’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단순히 영화가 담아낸 이야기를 넘어 스크린에서 재탄생한 실화의 힘이 실제 벌어진 사건과 그 중심인물을 향한 이슈로도 번지고 있다.

장준환 감독의 ‘1987’(제작 우정필름)이 13일까지 누적관객 537만 명(영화진흥위원회)을 동원한 데 이어 14일 관객을 더 보태 600만 돌파를 눈앞에 뒀다. 영화의 인기는 실존 인물과 사건에 대한 관심은 물론 극의 주요 배경인 남영동 대공분실(현 경찰청 인권센터)을 찾는 일반 방문객의 증가까지 이끌어내고 있다.

실화의 힘은 24일 개봉하는 김상경·김옥빈 주연의 영화 ‘1급기밀’(감독 홍기선·제작 미인픽쳐스)로도 이어진다.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방산비리를 다뤄 주목받는 작품이다.

‘1급기밀’이 처음 기획된 시기는 2010년. 하지만 ‘예민한’ 방산비리 사건을 다룬다는 사실에 출발부터 녹록치 않았다. 투자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개인 투자자 등으로부터 제작비를 충당한 끝에 촬영을 시작했다.

어렵게 촬영을 마친 직후인 2016년 12월에는 작품을 기획하고 연출한 홍기선 감독이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편집 등 후반작업은 고인의 오랜 동료인 이은 감독이 맡았다. 그렇게 기획부터 개봉까지 8년이 걸린 작품이다.

영화 ‘1급기밀’의 한 장면. 사진제공|미인픽쳐스


영화에는 세 가지의 방산비리 사건과 각각의 폭로가 하나의 이야기로 담겨있다. 1997년 국방부 전투기 부품 비리 사건부터 2002년 공군 차세대 전투기 외압설 폭로, 2009년 해군 장교의 방산비리 폭로가 주요 내용. 최대한 실화에 충실한 영화는 노골적으로 자행된 방산비리의 실체를 가감 없이 담아내 관객의 ‘분노’를 자극한다.

참여한 배우들이 가진 책임감도 상당하다. 방산비리를 고발하는 기자 역의 김옥빈은 “여러 사람이 짐작하겠지만 영화가 나오기까지 많은 사정이 지저분하게 흘러 마음이 아팠다”며 “이제는 이런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에 눈치 보지 않는 환경이 됐으니, 실화 소재 영화가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밝혔다.

앞서 ‘1987’을 포함해 ‘택시운전사’ 등 실화 소재 작품들이 사회적 메시지를 만들어낸 것처럼 ‘1급기밀’도 방산비리와 관련한 이슈를 제기할지도 관심을 더하는 대목이다. 방산비리 사건을 만든 주요 인물과 이를 세상에 알린 용기 있는 내부 고발자의 존재가 이미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기도 하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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