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화 ‘대학원 논란’, 어떻게 봐야 하나?

입력 2018-01-2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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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엔블루 정용화. 동아닷컴DB

씨엔블루 정용화. 동아닷컴DB

소속사 “정용화 잘못없다” 안일한 해명
대학원 측 ‘출장 면접’은 편의제공 논란


그룹 씨엔블루 정용화의 대학원 특혜 입학 의혹에 대한 대중적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그 핵심적 사안을 좀 더 냉정하고 차분히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시때때로 대학 특혜 입학 논란이 불거져온 상황에서 문제를 잘못 진단할 경우 비슷한 사례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 “개별 면접 합격”…“정식 면접전형 여부 가려야”

정용화는 2016년 10월 경희대 응용예술학과 박사과정에 지원했지만 불합격했다. 2개월 뒤 추가모집에 응시해 최종 합격했다. 하지만 정식 면접전형을 거치지 않은 채 합격했다는 의혹이 뒤늦게 불거졌다.

정용화와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추가모집 응시는 정원을 채우지 못한 미달 상태에서 대학 측이 권유했던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면접전형과 관련해 “대학 측의 요청으로 소속사에서 개별 면접을 거쳤다”고 밝혔다. 경희대는 정용화가 “면접점수를 부여받아 합격했다”면서도 “지원자가 대학원이 고지한 일자 및 장소에서 면접전형을 치르지 않은 것으로 최종 확인되면 즉각 입학을 취소하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문제의 핵심은 정용화가 “대학 측의 요청으로 소속사에서 개별 면접”을 거친 것이 특혜인지 아닌지를 가려내야 하는 것이다. 현재 경찰은 이에 대해 수사 중이다. 관련 학과 교수와 정용화가 이미 조사를 받았다. 대학 측도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다.


● ‘편의 제공’과 책임 떠넘기기?



다만 이번 의혹은 두 가지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우선 정용화와 소속사 측의 안일한 사태 인식이다. 일부 입시지원자의 대학 특혜 및 부정입학 관련 사건이 잊힐 만하면 드러나는 상황에서 소속사 측은 관련 의혹에 대해 즉각적으로 대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소속사는 의혹이 불거진 뒤 언론의 쏟아지는 문의에 짧지 않은 시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관련 해명에서는 정용화에게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입시지원 당사자인 정용화가 자신이 학업을 이어갈 과정의 전형절차에 대해 면밀하고 주의 깊은 검토를 하지 않은 것을 인정한 것이어서 ‘불공정 사회’에 대한 대중적 분노를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또 정용화가 대학의 학칙과 규정을 어긴 것은 아니라는 점이 밝혀지더라도 일종의 ‘편의를 제공받은 것이 아니냐’는 불편한 시선도 쉽게 거둬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학 측은 이번 의혹이 “국내 대학원들의 면접전형이 개별 학과 중심으로 운영되는 시스템 때문”에 발생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전형위원인 교수들의 규정 위반을 면밀히 관리 감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개별 교수와 학과에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인상을 남기는 대목이다. 엄격한 학사관리의 최종 책임이 대학 측에 있다는 점에서 이런 해명도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긴다는 지적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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