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슬빵’ 크리스탈 “촬영 땐 두근두근, 연기는 차근차근…분량 따질 위치 아니죠”

입력 2018-01-2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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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감뺑생활’을 통해 연기자로 한 걸음 성장한 크리스탈. 자신의 역할에 자연스럽게 빠져들었다는 그는 “연기에 욕심이 더 생긴다”고 했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 ‘슬기로운 감빵생활’ 마친 크리스탈

몇 회를 찍어도 촬영 직전엔 심장이 떨려
단발 어울린다는 PD님 말에 긴 머리 싹둑
박해수와 키스 장면? 호흡이 척척 맞았죠


여성그룹 에프엑스의 크리스탈(정수정·24)은 최근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출연하면서 ‘잘 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욱 강해졌다. 지난해 ‘하백의 신부 2017’로 “연기의 재미”를 느낀 뒤의 차기작이어서 의욕적으로 임했다. 그의 열정이 통한 것일까. 방영 내내 시청자들은 크리스탈의 연기력을 높이 평가하며 빠른 성장세에 놀라워했다. 정작 그는 “칭찬을 실망으로 안겨 드릴까봐 걱정”이라며 이미 고민에 휩싸인 모습이다.

크리스탈의 말에는 두려움보다는 긴장감과 설렘이 가득하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통해 처음으로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빠지”면서 연기의 맛을 제대로 경험했기 때문이다. 다음에 선보일 자신의 연기에 “욕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출연자들 사이에서 ‘튀면 어쩌나, 민폐가 되면 어떡하지’ 등의 고민은 있었지만 힘든 점은 없었다. 제 연기가 불안할 때마다 연출자 신원호 PD와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해 도움을 받았다. 스스로 ‘인복이 많다’고 생각할 정도로 소중한 인연을 얻었다. 좋은 기억밖에 없다.”

그 중에서도 촬영 당시의 순간을 떠올리면 지금도 심장이 터질 것 같다. “몇 회를 찍어도 촬영 직전에는 왜 그렇게 심장이 떨리는지. 너무 뛰니깐 심장박동이 주변에 들릴 것 같고 얼굴에도 티가 날 것 같더라. 막상 촬영이 끝나면 떨림이 나아지는데, 그 다음날이 되면 또 뛰더라. 하하!”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의 크리스탈. 사진제공|tvN


크리스탈은 “연기에 무뎌지고 싶지 않아” 심장 박동수가 빨라지는 느낌이 사실 싫지만은 않다. 이번 드라마에서 크리스탈은 주인공이지만 분량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극중 주인공인 박해수의 여자친구로 출연했다. 그는 “분량에 연연하는 타입이 아니고, 제가 분량 따지면서 할 위치와 실력도 아니다”라고 웃으며 “차근차근 해나가고 싶은 저에게 이 역할은 잘 맞고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패에 대해 두려움이나 부담감이 적다. 그만큼 누구에게나 잘 보이고 싶고 성공하고 싶은 마음은 강하다. 처음부터 완벽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약속은 감히 못한다. 하지만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고 납득할 만한 연기를 보여드리도록 노력할 자신은 있었다.”

그래서 긴 머리카락을 자르는 데에도 망설임이 없었다. 신 PD의 “차가워 보이는데 잘 웃네. 나의 느낌을 시청자에게 전달하고 싶다. 단발이 어울릴 것 같다”는 말에 싹둑 잘랐다. 크리스탈은 “드라마에 출연하지 않았다면 평생 자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웃는다. 캐릭터에 몰입하려는 노력 덕분에 박해수와의 키스 장면도 “호흡이 척척” 맞았고, NG 횟수도 줄일 수 있었다.

크리스탈은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통해 ‘연기의 성장’을 느낀 성과를 얻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선배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값진 소득이다. 그는 “이렇게 많은 선배들과 함께 작업한 경험이 적다. 선배들의 이야기로 간접경험하며 앞으로 연기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인생에 도움이 될 만한 조언들을 정말 많이 해주셨다”고 했다.

극중 홍일점인데다가 감옥생활을 하는 캐릭터도 아니어서 선후배들을 현장에서 만날 기회가 적었지만, 틈틈이 술자리를 통해 우정을 쌓았다. 미국에서 태어나 어린시절을 보낸 탓에 한국에 친구들이 많지 않은 그에게는 소중한 사람들이다.

가수 겸 연기자 크리스탈.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크리스탈은 소속그룹 에프엑스 활동 계획도 조금씩 세우고 있다. 음악에 대한 애정이 큰 까닭에 팀 활동을 놓아버릴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그는 “멤버들이랑 예전 안무 영상이나 무대 영상을 찾아보곤 한다”며 “2015년 4집 때는 다시 데뷔하는 느낌이었다. 1위하고 울기도 했고. 5집은 3년 만이니깐 그 느낌이 장난 아닐 것 같다”며 웃는다.

크리스탈은 데뷔하고 6년간은 달리기만 했다. “새로운 것을 찾고, 새로운 사람을 많이 만나기 위한” 시간의 연속이었다. 힘든 일에 감정을 소모하기보다 빨리 잊고 다시 달리기 위한 준비를 했다는 그는 “묻어두는 스타일이다보니 스트레스가 쌓이면 얼굴에 드러나더라. 그런데 참고 지냈으니…. 이제는 조금씩 표현하다보니 주변에서 ‘유해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심리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표정도 달라지더라”고 말했다.

크리스탈이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건 휴식이다. ‘하백의 신부 2017’ 때부터 달려와 쉬고 싶다는 그는 “‘집순이’여서 보통 집에만 있지만 시간이 길게 주어지면 여행을 떠난다”고 했다.

“주로 미국으로 간다. 친구들도 많이 있고. 다른 나라를 여행한 적은 없다. 엄마가 걱정하신다. 아! 예전에 경유하느라 (덴마크)코펜하겐에 8시간 머물렀는데, 그때 혼자 밥 먹고 돌아다녔는데 괜찮더라. 나쁘지 않더라. 다시 시도해볼까. 하하!”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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