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팬서’ 보스만 “영화는 가상이지만 우리 세상과 닮았다”

입력 2018-02-06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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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쿠글러 감독을 비롯해 채드윅 보스만, 루피타 뇽, 마이클 B. 조던(왼쪽부터) 등 영화 ‘블랙 팬서’ 주역들이 5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아시아 프레스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블랙 팬서 주역들 14일 개봉 앞두고 내한
흑인 영웅 통해 ‘흑인의 현재’ 함께 고민

새로운 마블 히어로가 나타났다. 이번에는 흑인 영웅이다. 낯설지만 그만큼 새롭다. 동시에 아프리카에서 살아가는 흑인 영웅들의 모습은 그 인종이 처한 현재와 미래를 고민케 한다.

마블스튜디오가 새로운 시리즈 ‘블랙 팬서’를 아시아에 소개하는 무대를 서울에서 벌였다. 주연 배우들과 감독은 5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화의 경쟁력은 물론 흑인 히어로가 살아가는 가상의 왕국 와칸다가 지닌 상징성에 대해 설명했다.

북미 개봉보다 이틀 앞선 14일 한국서 먼저 공개하는 ‘블랙 팬서’는 와칸다의 왕자 티찰라(블랙팬서)가 희귀금속 비브라늄과 왕좌를 노리는 숙적의 음모에 맞서 세계를 구하는 이야기다. 블랙 팬서는 2016년 마블의 또 다른 히트작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뒤 이번에 단독 시리즈를 시작한다.

블랙 팬서 역의 채드윅 보스만은 “영화는 가상의 세상이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과 비슷한 면이 있다”며 “특히 와칸다 왕국은 아프리카의 최첨단 기술 국가이자 전통 문화를 간직한 곳으로 혁명적으로 그려진다”고 소개했다.

영화는 지난해 광안대교 등 부산 일대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덕분에 채드윅 보스만은 ‘부산 팬서’라는 별칭도 얻었다.

영화 ‘블랙 팬서’의 한 장면. 사진제공|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세계 관객을 겨냥한 블록버스터이지만 ‘블랙 팬서’는 흑인 히어로를 내세운 만큼 이야기와 설정이 가진 ‘함의’도 상당하다. ‘어벤져스’ ‘아이언맨’ 등 기존 마블 시리즈와 비교해 이야깃거리가 더 많은 영화다. 특히 블랙 팬서는 미국의 흑인 운동가 말콤 엑스를 따르는 이들이 설립한 정당의 이름이기도 하다.

채드윅 보스만은 “말콤 엑스는 전쟁까지 주장한 급진적 운동가는 아니다”고 선을 그은 뒤 “정치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영화 속 와칸다는 실제 미국처럼 노예 문제, 식민화의 상황과 다르다”고 밝혔다.

흑인 히어로를 통해 흑인의 ‘현재’를 어떻게 풀어낼지에 대한 고민은 제작진이 가진 숙제다. 라이언 쿠글러 감독은 “제작 과정에서 아프리카 내 민주주의를 어떻게 담아야 할지 논의하지 않은 건 아니다”며 “제국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담기에는 범위가 너무 컸기에, 여러 부족의 의견을 반영해 의사결정을 한다는 설정으로 그렸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블랙 팬서’의 또 다른 주인공 마이클 B. 조던, 루피타 뇽도 함께했다. 일본과 중국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 12개국 70여 명의 취재진도 참석한 가운데 아시아 프리미어로 진행됐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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