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최대 주주였던 키이스트 주식 전량을 SM엔터테인먼트에 넘긴 배용준의 선택을 둘러싸고 연예가 안팎에서는 여러 해석과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키이스트
키이스트 지분 500억에 넘기고 SM 주식 확보
사업가로서의 부담·새 변화 위한 선택
한류사업 경험 많은 배용준 역할 기대감
사업가로서의 부담·새 변화 위한 선택
한류사업 경험 많은 배용준 역할 기대감
배용준이 일본 열도를 뒤흔든 한류스타에서 국내외 엔터테인먼트를 움직이는 사업가를 넘어 또 다른 인생을 시작한다. 그 무대는 SM엔터테인먼트(SM)이다.
배용준은 자신이 최대 주주인 코스닥 상장사 키이스트의 지분 전량을 SM에 넘겼다. 14일 공시를 통해 관련 사실이 공개된 직후 연예계 안팎에서는 여러 해석과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SM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을 아우르는 ‘공룡 기업’으로 몸집을 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배용준의 ‘역할론’을 향한 궁금증 역시 커져만 가고 있다.
● 中·日 한류 아우르는 사업가
배용준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뛰어든 연예인 가운데 단연 탁월한 수완을 발휘해왔다. 2002년 주연한 드라마 ‘겨울연가’를 통해 이듬해 일본 한류에 불을 지폈고, ‘욘사마’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그에 머물지 않고 2004년 연예기획사 BOF를 설립해 사업가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2006년에는 소프트뱅크코리아와 손잡고 키이스트의 전신인 코스닥 기업 오토윈테크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주주가 됐다.
배용준은 누구보다 한류의 움직임에 발 빠르게 대응했고 그 흐름을 주도했다. 일본 한류를 시작한 주역답게 2008년 디지털콘텐츠유통업체 DA(디지털어드벤처)와 합병한 뒤 현재 일본에서 한류채널 KNTV 및 아시아 엔터테인먼트채널 DATV를 운영하고 있다. 소속 배우 김수현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중국 한류 열풍을 일으킨 직후인 2014년에는 소후닷컴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현지에도 진출했다.
승승장구해왔지만 한편으론 ‘사업가 배용준’으로 14년째 지내오면서 한계에 직면했고, 변화가 절실하다는 내부의 고민도 제기됐다. 동시에 키이스트는 물론 제작사 콘텐츠케이 등 자회사들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언제나 자신이 전면에 부각되는 일이 반복되자 상당한 부담을 느껴왔다. 이런 이유들이 키이스트 매각에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 글로벌 전략 전문가 활동 가능성
이제 관심은 SM 내에서 배용준이 어떤 역할을 할지에 쏠린다. 배용준은 키이스트 지분 25.12%를 모두 SM에 넘기는 대신 SM 주식을 확보(4%), 이수만 SM 대표 프로듀서(20%)·국민연금(4.8%)에 이어 3대 주주로 올라섰다. 배용준이 전면에 나서지 않지만, SM의 3대 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SM은 “배용준은 최대 주주로서 마케팅 및 키이스트의 글로벌 전략 어드바이저로 활동한다”고 밝혔다.
SM은 이번 결정 이후 키이스트 자회사인 DA를 한류미디어회사로 발전시키는 동시에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알렸다. 한류사업에 있어서 다양한 경험을 가진 배용준의 역할에 기대가 모아지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배우로 활동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꺼내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 2007년 ‘태왕사신기’ 이후 10년 넘도록 연기활동을 중단한 상태인 데다, 오랜 공백을 무색하게 만들 작품이나 기회를 찾기가 현실적으로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