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 먼저 할까요.
SBS 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 제작진이 대사 도용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20일 이훤 시인은 자신의 SNS에 “문장을 도둑맞았다. 대사로 사용된 문장들은 시집 '너는 내가 버리지 못한 유일한 문장이다'에 수록한 시”라고 밝혔다. 그는 “독자분들께서 제보 주시기 전까지는 일절 연락을 받은 적도 허락을 한 적도 없다. 동의도 구하지 않고 사용했더라. 인용도 아니고 대사로. 두 문장이니 짧은 독백으로 소비해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나보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키스 먼저 할까요’ 제작진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훤 시인님께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들은 18회 엔딩 장면에서 주인공 손무한(감우성)의 내레이션에 담긴 대사 ‘나는 오래 멈춰 있었다. 한 시절의 미완성이 나를 완성시킨다’의 출처가 이훤 시인의 시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제작진은 “출처와 저자가 대본에는 명기돼 있었으나 편집하고 송출하는 과정에서 부주의로 인해 누락됐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부족하나마 이후의 다시 보기와 재방송에서는 이 문제를 철저하게 바로잡겠다”면서 “제작진은 시인 이훤 님께 진심으로 깊이 사과드리며, 이훤 시인님의 아름다운 문장을 시청자께 들려드리고 싶은 순수한 의도였을 뿐, 다른 의도는 전혀 없었음을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일로 상처받으셨을 시인 이훤 님께 다시 한번 깊이 사과 드리며, 제작진은 이러한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앞으로 제작의 전 과정에 더욱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키스 먼저 할까요’ 제작진 입장 전문>
이훤 시인님께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안녕하세요. SBS <키스 먼저 할까요> 제작진입니다.
18부 에필로그에 나온 손무한의 나레이션이었던 “나는 오래 멈춰 있었다 / 한 시절의 미완성이 나를 완성시킨다”는 문장은, 이훤 시인님의 시집 <너는 내가 버리지 못한 유일한 문장이다>에 수록된 시, <철저히 계획된 내일이 되면 어제를 비로소 이해하고>의 전문입니다.
시의 출처 및 저자는 대본상 분명하게 명기되어 있었으나, 제작물을 편집, 송출하는 과정에서의 부주의로 이 부분이 누락되었습니다. 부족하나마 이후의 다시 보기와 재방송에서는 이 문제를 철저하게 바로잡겠습니다.
제작진은 시인 이훤 님께 진심으로 깊이 사과 드리며, 이훤 시인님의 아름다운 문장을 시청자께 들려드리고 싶은 순수한 의도였을 뿐, 다른 의도는 전혀 없었음을 말씀 드립니다.
이 일로 상처받으셨을 시인 이훤 님께 다시 한번 깊이 사과 드리며, 제작진은 이러한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앞으로 제작의 전 과정에 더욱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겠습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