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득희 “미투운동 분노? 방관했던 나 자신이 비겁했다” [화보]

입력 2018-03-22 16: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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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득희 “미투운동 분노? 방관했던 나 자신이 비겁했다”

배우 가득희가 드라마 ‘행복을 주는 사람’ 종영 이후 공백기를 가지며 bnt와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가득희는 이번 화보 촬영에서 카리스가 넘치는 포즈와 표정으로 프로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첫 번째 콘셉트에서는 프릴 디테일의 실키한 소재의 원피스로 시크한 무드를 자아냈다. 이어진 촬영에서는 블랙앤화이트 룩으로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마지막 촬영에서는 레드립과 퍼플 컬러의 원피스로 관능적인 무드를 완성했다.

촬영이 끝나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연기자로 데뷔하기 전 평범한 직장생활을 했다며 의외의 이력을 설명했다. “비서학을 전공했고 방송국 임원단에서 비서 일을 2년 반 정도 했었죠. 25살 때 일을 그만두고 서울예대 연극과로 다시 입학했어요. 직장인 극단인 ‘틈새’에 속해 있었고 KBS에서 주최하는 연기 공모전에서 상을 받았거든요. 그때 용기를 얻었어요. 입시 준비는 회사 다니면서 점심시간 한 시간을 쪼개서 준비했어요”라며 연기자로 데뷔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서울예대 연극과를 전공한 그는 활동하는 동기들에 대한 질문에 “권혁수, 차지연, 조복래요. 혁수랑 복래는 워낙 친해요. 학교 다닐 때부터 끼가 남달랐던 친구들이었기 때문에 잘 될 줄 알았고 지금의 결과가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요. 이 친구들이랑은 장진 감독님 사단인 ‘만남의 시도’라는 동아리도 같이 했었어요. 신하균, 황정민 선배님 등등 내로라하는 배우분들이 같은 동아리 출신이죠”라고 전했다.

독특한 이름을 가진 그에게 가명이냐고 묻자 “아버지께서 중학교 때부터 딸을 낳으면 가득희, 아들을 낳으면 가득찬이라고 이름을 지어주려고 했데요. 어딜 가나 1번이었기 때문에 힘든 이름이었어요. 개명 생각도 했었는데 아버지가 서운해하실 것 같아요”라며 웃음 섞인 대답을 전했다.



최근 드라마 ‘행복을 주는 사람’에서 모태 솔로 손명선 캐릭터를 연기한 그는 “막상 모태 솔로 역할을 해보니 ‘아무것도 모를 수 있구나’ 할 정도로 신선한 캐릭터였어요. 주변에 모태 솔로가 아무도 없어서 경험담을 들을 수도 없었고요.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몰입해야 되는 게 제 직업이잖아요”라고 답하기도 했다.

‘공주의 남자’, ‘인현왕후의 남자’, ‘구암 허준’, ‘제왕의 딸, 수백향’ 등 유독 사극 출연이 많았던 그에게 특별한 이유가 있냐고 묻자 “사극을 할 때는 한국말에 대해서 배울 수 있어요. 배우는 감정을 놓고 전달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말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장르가 사극이에요. 확실히 많이 배우거든요. 사극 중에서도 전통 사극을 많이 해야 더 많은 발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고전 작품을 공부해야 결국엔 현대극도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요”라고 전했다.

다양한 작품에서 조연을 맡았는데 아쉬움은 없었냐는 질문에는 “주인공은 당연히 하고 싶고 욕심나요. 하늘이 주시는 기회라 생각하기 때문에 조연하는 것에 대해 불만은 없어요”라며 솔직한 대답을 전했다.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는 ‘제왕의 딸, 수백향’을 꼽으며 “캐릭터를 구현하는 데 있어서 정서적으로 혼란스러웠던 부분이 있었어요.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배우는 빠르게 임기응변을 해야 되는데 제 스스로의 한계에 치닫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하고 나니 연기도 느는 것 같았고요. 또 너무 추웠을 때 했던 작품이라 기억에 많이 남아요”라고 답했다.

연기함에 있어 슬럼프는 없었냐는 물음에는 “모든 일이 그렇듯 하다 보면 어떻게 하면 더 잘할까라는 생각을 하듯이 연기도 마찬가지예요. 내가 사랑하는 일을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은 늘 가지고 있어요. 슬럼프라는 것도 내가 더 잘하기 위해서 생각하는 시간들이잖아요. 저는 성장통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늘 성장통을 겪고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답했다.

롤모델이 있냐는 질문에는 “메릴 스트립이오. 단 한 장면으로 그 배우의 모든 것이 표현된다는 말이 있는데 메릴 스트립이 출연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그 말이 이해가더라고요. 냉철하고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캐릭턴데 제가 봤던 그 장면에서는 그녀의 연기에 신뢰가 확 가더라고요”라고 답했다.


연예계뿐만 아닌 사회적 화두인 ‘미투 운동’에 대해서는 “기사가 나왔을 때 분노하기보다는 제 스스로에 대해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저 또한 어찌 보면 피해자인데 방관하고 있었고 안일한 생각을 했던 게 비겁했다고 생각해요. 이번 일을 계기로 저도 불의를 보면 당당하게 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지지하는 입장이에요”라며 소신을 드러냈다.

연애와 결혼에 대한 생각을 묻자 “제가 이 나이까지 결혼을 안 하고 있을 줄은 몰랐어요.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좋은 사람이 있다면 물론 하고싶지만 지금 당장 조급하진 않아요”라고 답했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는 “관객들이나 대중들에게 연기로 욕먹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또한 틀을 두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진정성 있게 연기하는 그런 배우요”라고 전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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