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스티’ 김남주 “남편 김승우는 내 연기 코치이자 둘도 없는 술친구죠”

입력 2018-04-05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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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가 최근 드라마에서 보여준 연기력과 세련된 외모는 6년 공백을 무색하게 했다. 남편인 배우 김승우의 도움이 컸다는 그는 “50세가 되기 전 드라마를 한 편 더 하고 싶다”고 했다. 사진제공|더퀸AMC

■ 6년 만에 다시 전성기…김남주의 일과 사랑

대사도 맞춰주고 연기 선배로서 큰 도움
6년 공백? 세상의 엄마처럼 육아에 보람
‘여성들의 워너비’ 자리 놓치고 싶지 않아


연기자 김남주(47)는 2018년 지금, 부러울 게 없다. 남편인 연기자 김승우(49)와 올해 결혼 13주년인 두 사람은 주변의 부러움을 살 만큼 금슬이 좋다. 딸 라희와 아들 찬희는 어느새 각각 중학교 1학년생, 초등학교 3학년생으로 훌쩍 컸다. 김남주는 “친구 같은” 아내이자 “100점 만점에 70점”의 엄마이지만 현재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의 역할을 하고 있다.

김남주는 연기자로서도 매번 성과를 낸다. 2012년 KBS 2TV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 이후 무려 6년 만에 출연한 드라마 ‘미스티’를 통해 성공적으로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소감을 묻자 그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기쁘다”고 했다. “저는 지금 제 나이가 자랑스럽다. 가끔 아이들이 저에게 젊었을 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느냐고 물어보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캐릭터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미스티’ 출연을 결정하기까지 고민이 컸지만 지금은 저 스스로 대견하다. 이 나이에 오랜만에 나왔는데도 많은 분들이 반겨줘 감사하다. 그동안 코미디 장르만 해왔는데 정극으로 재평가받은 것 같아 더 기쁘다.”

JTBC 드라마 ‘미스티’에서의 김남주. 사진제공|글앤그림


극중 김남주는 대한민국 최고 신뢰도를 자랑하는 앵커를 연기했다. 오랜 운동으로 단련된 탄탄한 몸매, 완벽함을 추구하는 여성이라는 부연 설명이 붙었다. 그는 “제가 완벽하지 못해서”라며 웃었지만, 이러한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고민이 컸다. 그래서 가장 먼저 시작한 건 다이어트였다. 지난해 8월부터 운동을 시작했고, 닭 가슴살과 달걀 등으로 식단조절하며 몸매를 관리했다. “급할 때는” 굶기도 했다. 딸이 “항아리 배”라고 놀렸던 몸매는 2주일 만에 완벽해졌다. 촬영을 하는 중에는 46kg까지 몸무게가 빠지기도 했다.

김남주가 치열하게 자신과 싸움을 하고 있을 때 남편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줬다. 김승우의 적극 추천으로 출연을 결심했을 정도로 마지막까지 ‘팬’의 마음으로 아내를 응원했다. “남편이 대사도 맞춰주고 선배로서 도움을 많이 줬다. 남편이 대단해서가 아니라, 연기자는 자신의 연기는 잘 모르는데 다른 사람의 단점은 잘 보인다. 코치 밑에서 신인의 마음으로 배웠다. 어느 때는 치사할 정도로 일부러 도와주지 않으려고 하더라. 하하.”

말은 이렇게 하지만 남편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다. 고단한 육아의 나날들 속에서 ‘넝쿨째 굴러온 당신’과 ‘내조의 여왕’ 등에도 출연했지만 이번에는 남편의 ‘외조’가 큰 힘이 됐다. 김남주는 “캐릭터에 몰입해 연습해야 하는 장면이 많아 남편이 자리를 피해주려고 아이들과 처음으로 여행도 가고 아침에 아이들 깨워서 학교도 보냈다”고 했다.

연기자 김남주. 사진제공|더퀸AMC


김남주도, 가족도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은 뜨거웠다. 그래서인지 김남주에게 6년의 공백은 별게 아니었다. 스스로도 “초조하거나 조급하지 않았다”고 했다. “연기 외에도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아이들이다. 세상의 엄마들처럼 커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며 지냈다. 제 이미지가 무섭고 차가워 학부모들이 말을 걸지 않아 먼저 전화하고 다가갔다. 만나서 밥 먹고 수다 떨다가 학교 끝날 시간 되면 데리러 가고. 똑같은 입장의 엄마들과 지내는 게 재밌었다. 엄마들의 정보력이 대단하지 않나. 그리고 나는 아메리카노만 마시는 줄 아시는데, 다방커피를 가장 좋아한다. 하하!”

그렇게 김남주는 “6년이 3년처럼 느껴질 만큼” 아내와 엄마의 삶에 푹 빠져 살았고, “멋들어진 엄마”가 됐다. 그는 “아이들이 커서도 엄마가 멋지게 일하는 모습을 생생히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들에게도 중요한 시기에 좋은 기억을 준 것 같다”고 뿌듯해 했다. “작은 목표가 있다면 50세가 되기 전에 한 작품 더 하고 싶다”는 그는 “아무리 일이 좋지만 아이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도 따져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연기활동에서 가족을 우선순위로 놓고 있지만 ‘여성들의 워너비’라는 수식어는 양보할 수 없다. 김남주는 “놓치고 싶지 않다”며 눈을 반짝였다. “어차피 늙는데 멋진 모습 보여주면 좋지 않나. 열심히 잘 관리하고 유지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좋게 봐주시는 건 좋다. 50대가 되어도 50대처럼 보이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아직까지 흰머리는 없다. 목주름 없는 것도 유전이다. 하하.”

연기자 김남주. 사진제공|더퀸AMC


김남주는 아내, 엄마, 연기자의 역할에서 벗어나 하루를 온전하게 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할까. 대답은 망설임 없이 즉각 나왔다. “남편과 술 마시겠다. 남편과 같이 있을 때 가장 즐겁고 재밌다. 최근에도 포장마차에서 술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참 성격이 잘 맞는다는 생각을 새삼 했다. 남편 스마트폰에 ‘2040년을 기다린다’라고 써있다. 아이들 커서 결혼하고 분가하면 둘이 놀자고 하더라. 지금도 이렇게 둘이 잘 노는데. 하하!”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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