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워너원. 스포츠동아DB
어느 한쪽만 잘못했다고 비난하기도 어렵다. 좋아하는 스타를 조금 더 가까이보고 싶어 하는 팬이나 스타의 신변 안전을 책임지는 매니저나 양쪽 모두 ‘자기 일’에 충실했을 뿐이다.
아이돌 그룹 워너원의 매니저가 팬을 폭행했다는 논란으로 주말 온라인이 시끄러웠다. 4초짜리 문제의 동영상에는 매니저로 보이는 한 남성이 워너원을 보기 위해 뒤따라가던 한 여성 팬을 힘껏 밀쳐냈고, 해당 여성은 사정없이 내동댕이쳐진 모습이 담겨 있다. 충격적이었다. 워너원에게 직접적으로 해를 입힌 것도 아닌데 왜 저렇게까지 대응을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를 본 누리꾼도 “폭행죄로 고소하라”고 비난했고, 소속사 측은 “해당 인물은 소속 매니저가 맞다. 과잉 대응한 부분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이에 따른 징계도 받게 될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발생해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나 죄송하다”며 사과하며 논란을 수습했다.
워너원 측 매니저의 팬 폭행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레드벨벳, 샤이니, 씨엔블루 등 매니저들도 팬을 폭행해 비판 받았고, 엑소의 매니저는 관련 사건으로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일이 또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도 같다는 점이다. 인기 아이돌이 있고, 이들의 팬이 있는 한 또 어떤 돌발변수가 일어날지 알 수 없다. 도청, 몰래카메라, 위치추적 장치 등을 이용해 범죄에 가까운 행위까지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연예인을 지키기 위한 매니저나 경호원 등의 움직임은 더 예민해지고 과격해질 수밖에 없다.
일부 아이돌 팬들은 “상식을 넘지 않는 행동을 하자”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면서 연예인과 팬들 사이에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등 건전한 팬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조금 더 가까이서 보고 싶고, 카메라에 담고 싶은 팬들의 마음이야 백번 이해하지만, 가수 매니저나 경호원의 통제를 따르고, 스스로 상식을 넘어선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불필요한 충돌은 피할 수 있지 않을까. 또 매니저들도 팬들을 더 이상 ‘위험인물’로만 인지하지 말고 “내 여동생”이라는 생각으로 존중한다면 물리력을 행사하지 못할 것이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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