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기린즈’ 이가은×허윤진 “미래 알 수 없지만 같이 데뷔하길”

입력 2018-11-10 12: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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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①] ‘기린즈’ 이가은×허윤진 “미래 알 수 없지만 같이 데뷔하길”

소울 메이트(Soul mate), 영혼의 단짝이라는 말은 참 자주 사용되는 말이지만 실제로 그런 친구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나이와 성별 그리고 모든 상황을 뛰어넘는 우정이라야 소울 메이트라고 칭할 수 있기 때문.

Mnet ‘프로듀스 48’에서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참가자였던 이가은과 허윤진은 앞서 설명한 모든 요소에 딱 부합하는 소울 메이트다. 이제 플레디스 자매라는 명칭보다 ‘기린즈’로 뭉쳐 보는 사람마저 미소짓게 만드는 진짜 우정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우정에 많은 이들이 ‘기린즈’를 진짜 무대에서 만나고 싶어한다.

“‘프로듀스 48’이 끝난 후 2~3주 정도 휴식을 가졌어요. 여행도 다녀오고 못 봤던 지인들도 만나고요. 그 후에 연습실에 나가서 춤과 노래 연습을 했죠. 평상시에 하던 생활들로 잘 돌아왔어요.” (가은)

“저도 다시 연습생이 되어 기본기부터 다시 차근차근 다지고 있어요. 그동안 ‘프로듀스 48’ 때문에 못 봤던 월말 평가도 다시 받고요.” (윤진)

한 여름밤의 꿈 같던 무대가 끝난 후 일상으로 돌아왔다지만 이가은과 허윤진, 두 사람에게 쏟아지는 관심은 분명 ‘프로듀스 48’ 이전과는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아픈 손가락 같은 두 사람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보는 것만으로도 사랑스러운 ‘기린즈’가 됐다.

“일단은 기린즈로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줄 몰랐어요. 윤진이를 주위에서 장난처럼 기린이라고 부르는 정도였는데 이렇게 커질 줄 몰랐죠. 저와 윤진이를 기린즈로서 보고 싶어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 신기해요.” (가은)


온라인 커뮤니티는 물론 브이앱 같은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기린즈에 대한 관심은 상상 이상이다. 정식 데뷔 문턱에서 쓴 잔을 마신 두 사람이지만 이들의 콘텐츠는 폭발적이고도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들의 만남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과연 영혼의 단짝 기린즈의 첫 만남은 어땠을까.



“가은 언니를 처음 만났을 때는 뭔가 리더로서의 느낌이 강했어요. 그래서 저로서는 말 걸기가 굉장히 쉬웠어요. 궁금한 게 생기면 언니한테 하나 하나 다 물어봤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언니가 많이 귀찮았을 것 같아요.” (윤진)

“처음에 윤진이를 봤을 때 ‘얘는 뭘까’라는 생각부터 들었어요. (웃음) 그 때 전 안무 카피를 하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였는데 저한테 자연스럽게 와서 말을 걸더라고요. ‘날 처음 봤는데도 편한가 보다’라고 생각했죠. 그 때부터 우리 둘 사이에 뭔가 커넥션이 생긴 것 같아요. 사실 제 성격과는 달리 제가 가만히 있으면 절 어려워하는 분들이 있었어요. 말 걸기도 어려워 하시고요. 그래서 저한테 한번에 훅 다가오는 사람이 처음이었어요.” (가은)

꽤나 서로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첫 만남. 그리고 허윤진의 안무를 보고 ‘갓 태어난 기린 같다’는 안무가의 한 마디로 옆에 서 있던 이가은도 얼떨결에 함께 묶이게 되어기린즈가 탄생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올 여름 ‘프로듀스 48’도 함께 도전했다.

“윤진이가 또 다른 경쟁자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우리 둘 다 끝까지 열심히 해서 같이 데뷔하자는 마음 뿐이었죠. 방송엔 안 나왔지만 첫 등급평가 때 윤진이가 c를 받고 제가 A를 받았어요. 그 때 전 윤진이가 B를 받을 거라고 생각해서 무대 뒤에서 ‘너 잘했어. 꼭 A로 올라와야 돼’이러면서 서로 끌어안고 엉엉 울었죠.” (가은)

“저도 언니를 이겨야지라는 생각은 안 했어요. 가은 언니가 잘하면 저도 기분 좋고 혹시나 실수하면 저도 기분이 안 좋아졌죠. 그렇게 서로 위로하고 속상해 하면서 버텼죠.”

그러나 두 사람이 프로듀스 48’에 임하는 각오만은 달랐다. 이가은에게 이 프로그램은 어쩌면 마지막 기회였고 허윤진에게는 데뷔의 꿈을 이룰 장소인 동시에 배움터였다.

“사실 전 모험을 두려워 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처음 지원을 했을 때는 ‘난 아직 부족한데 많은 사람들한테 날 보여줘도 되나’라는 생각도 했고 (애프터 스쿨로서) 데뷔도 했었는데 나가도 되는 걸까 갈등도 했어요. 그 때는 이게 아니면 무대에 더 이상 못 설 것 같았어요. 지금 눈 딱 감고 이걸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중간에 떨어져도 제 마지막 무대가 언제였는지는 알 수 있으니까요.” (가은)

“전 한국에서 태어나 8개월 만에 미국 뉴욕으로 이사를 가서 올해 초까지 거기서 살았어요. 그리고 오디션에 붙고 얼마 안되서 ‘프로듀스 48’을 나가게 됐죠. 어릴 때 윤진이라는 이름 때문에 학교 친구들에게 놀림도 많이 당했고 인종차별도 당했었는데 그 때 힘이 되어준게 K-POP이었어요. 음악을 들으면서 제가 뭘 좋아하는지 어떻게 저를 표현할지에 대한 고민을 했어요. 저도 과거의 저처럼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었어요.”


이제 이가은과 허윤진은 꽤나 격렬했던, 마법 같던 여름을 지나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받으며 성장 중이다. 이가은과 허윤진은 나이차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우정을 보여주며 미래를 준비 중이다. ‘프로듀스 48’에서의 탈락 따위 이들이 앞으로 걸을 꽃길에 앞서 걸려 넘어진 아주 작은 돌부리에 불과하다.

“한창 쉴 때는 ‘한 번 데뷔 해봤으니까 괜찮아’, ‘안되면 다른 길을 찾으면 돼’라고 생각했지만 이번 ‘프로듀스 48’을 통해 무대가 더 좋아졌어요. 무대란 제가 선 곳에서 노래와 춤을 보여줘서가 아니라 앞에 관객 분들이 꼭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한 순간에 그렇게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장소는 무대 뿐인 것도 알았고요. 아직까지 자세한 틀이나 계획은 없지만 가장 최선의 방법을 찾아서 윤진이와 함께 ‘기린즈’로서 많은 분들을 만나고 싶어요. 그런 마음으로 같이 열심히 연습 중이고요.” (가은)

“저도 이번에 연습실과 무대는 완전히 다르다는 걸 알았어요. 연습실에서는 열심히 잘하자는 마음이라면 무대 위에서는 저도 모르던 제 모습이 나오더라고요. 그러니까 더 무대에 서고 싶어졌어요. 어떤 콘셉트여도 좋아요. 뭐든지 다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언젠가 무대 위에서 아주 멋진 댄스 브레이크를 보여드리는 날이 오면 좋겠어요.” (윤진)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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