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연기 생활을 시작한 후 무려 19편의 드라마에 출연한 김재원은 군 복무 기간인 2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1~2작품을 꾸준히 해왔다.

그런데도 유독 영화와는 인연이 없는 듯 하다. 그도 그럴 것이 김재원의 영화 출연작은 2004년 개봉한 ‘내사랑 싸가지’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영화, 하고 싶어요. 사실 영화를 선택하지 않았던 건 울렁증 탓이 커요. 드라마는 촬영 전에 동선에 대해 리허설을 한 후 자유롭게 연기가 가능했어요. 그런데 영화 촬영은 그렇지 않았죠. 정해진 프레임 안에서 찍어야하니까 영화 촬영을 하면서 혼란스러웠어요. 잘 몰랐던 거죠. 이제는 한 편의 작품을 담아내는데 많은 시간이 주어진다면 훨씬 더 좋겠다고 생각해요.”

이쯤되면 벌써부터 김재원의 차기작이 궁금하다. 그는 영화와 드라마 모두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한 번의 파격 변신 후 그 어느때보다 연기 열정으로 가득 찬 상태다.

“차기작은 들어오면 해야죠. 어떠한 역할이 들어와도 김재원이라는 배우의 색깔을 입혀 제 스타일로 변화시킬 수 있어요. 이제는 연차가 쌓이다보니 감독님 눈치도 덜 봐도 되고 내 마음대로 바꿔도 괜찮더라고요. 해놓고 욕먹으면 수정하면 되니까. 그 전에는 눈치를 많이 봤어요.(웃음)”



인터뷰 중 너스레를 떨고 농담을 할 만큼 여유가 생긴 김재원. 그가 경험하지 못한 역할 중에 욕심나는 배역이 있을까.

“악역으로 연기 변신을 해봤으니 이번에는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코미디 영화나 드라마에 도전하고 싶어요.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쌈마이 역할에 진짜 자신 있거든요. 대중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어떠한 것도 상관없죠. 작정하고 웃기기보다는 (음…) ‘완벽한 타인’ 같은 작품이요!”

김재원은 연기 이외에도 말 잘하는 배우로도 유명하다. 신뢰감을 주는 목소리 톤에 안정적인 진행 능력으로 연말 시상식 MC부터 뷰티 프로그램 ‘겟 잇 뷰티 옴므’, 시사교양 ‘리얼스토리 눈’, 마술 프로그램 ‘매직컨트롤’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진행자 경험을 쌓아왔다. 그 또한 MC에 대해 상당한 애착을 가지고 있었다.

“MC는 시켜주면 뭐든지 할 수 있어요. 지금도 가능해요. 스스로 생각하기에 예능 쪽보다는 다큐 MC가 맞는 것 같아요. 훗날에는 라디오 DJ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지난해 연달아 두 작품에 출연하면서 ‘열일’ 행보를 이어간 김재원은 당분간 달콤한 휴식을 가질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팬들에게 이러한 말을 남겼다.

“욕을 한바가지 먹을 수 있던 도전이었는데 좋은 점만 봐주시고 저에 대해 재발견했다는 평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해요. 후회하지 않을 평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더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달려봐야죠. 앞으로도 좋은 배우가 되도록 노력할게요.”

동아닷컴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