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간대 1위를 자랑하던 ‘정글의 법칙’이 떠난 SBS 금요일 밤 10시에 예능이 아닌 드라마가 온다. 요즘 대세로 떠오른 직업군 ‘사제’를 주인공으로 한 SBS 금토극 ‘열혈사제’. 오늘 밤 시험대에 오르는 ‘열혈사제’는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까.
15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서로 SBS 사옥에서는 SBS 새 금토 드라마 ‘열혈사제’ 첫 방을 앞두고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열혈사제’의 김남길 김성균 이하늬 고준 금새록 그리고 이명우 감독이 참석해 취재진을 만났다. 사회는 이명우 감독의 아내인 SBS 아나운서 박은경이 맡았다.
‘열혈사제’는 다혈질 가톨릭 사제 김해일(김남길)와 바보 형사 구대영(김성균)이 살인 사건으로 만나 공조 수사하는 이야기를 담은 코믹 수사극. ‘굿닥터’, ‘김과장’ 등을 집필한 박재범 작가와 ‘펀치’, ‘귓속말’ 등을 연출한 이명우 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예능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이 방송되던 금요일 밤 10시에 편성되면서 SBS 금토 드라마 시대를 여는 드라마.
이명우 감독은 “‘열혈사제’는 성직자에 대한 이야기하려는 게 아니라 부패에 길들여진 대한민국에 던지는 작은 메시지의 작품이다. 우리 주변에 있는 많은 악을 무기력하게 생각하는 사회에 작지만 정의의 힘으로 깨부숴나가는 작은 신부의 이야기를 코믹하고 경쾌하게 보여줄 예정”이라며 “오락물처럼 쉽게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재밌게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는 ‘사제’와 ‘분노’의 조합. 김남길은 “전문적인 부분은 가톨릭 홍보 측의 자문을 구하고 교육을 받았다”며 “일반적인 사제의 이미지를 벗어나는 캐릭터라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서 표현에 있어서 조심스럽다. 화를 내는 것뿐 아니라 코믹적인 부분에서도 많이 고민된다.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부분이 다르다보니 고민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사제물’ 후발주자로 나서는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남길은 “‘나쁜 남자’ 때도 ‘명불허전’ 때도 내가 하는 드라마가 후발주자에 가까웠다. 요즘 작품에서 사제가 직업군으로 많이 쓰이고 있는데 어떤 이야기로 누가 만드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한다. 소재는 같아도 차용되는 이야기들이 다르니까 차별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직업은 사제지만 성당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드라마가 아니다. 주변 사람들의 보편적인 이야기를 하는 드라마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직업적으로 놓치는 부분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남길의 호흡은 “미쳤다”고. 김성균은 “김남길이 돌발적이고 증흑적으로 화를 구사하더라. 생각하지 못한 장면에서 버럭하거나 뛰쳐나갈 때마다 깜짝 깜짝 놀란다. 요즘 많이 미쳐 있다”고 농담해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들 라인업을 보고 안 할 수가 없었다. 감독님에 대한 신뢰도 강했다. 이런 합이라면 드라마에서도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들어왔다”고 작품과 배우들에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이하늬. 그는 “김남길을 보면서 ‘주연은 저런 것이구나’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배우고 있다. 자기 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작가님 감독님과 함께 모든 흐름과 작품의 메시지까지 꿰뚫고 잡아가더라. 나도 도움이 되고 싶은데 아직까지는 부족한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고준 또한 “김남길이 나보다 동생인데 심적으로 기대고 있다”고 고마워했다. ‘타짜2’ ‘청년경찰’ ‘변산’ 등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고준은 ‘열혈사제’에서 전직 조폭 보스로 대범무역을 이끄는 보스 황철범을 연기한다. 서울 출신이지만 또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게 된 고준은 “‘변산’에서도 전북 사투리를 쓰고 이 작품에서도 전북 사투리를 쓰고 있다. 나는 서울사람인데 전라도 사투리를 쓰기를 원하는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는데 서울말로 연기 좀 해보고 싶다”고 농담 섞인 바람을 드러냈다.
더불어 금새록이 구담경찰서 강력팀 신입 형사 서승아를 맡아 김남길 김성균과 공조에 나선다. 그는 선배들에게 큰 애정과 조언과 도움을 받고 있다면서 당찬 각오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코미디 연기에 강한 김남길 김성균 이하늬 등이 모인 ‘열혈사제’는 오늘 밤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