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리 기자의 여기는 칸①] 송강호 스타 파워, 해외 바이어 들썩

입력 2019-05-2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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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의 송강호.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 한국영화 경쟁력 확인할 수 있는 ‘칸 필름마켓’

송강호 ‘기생충’ 韓 최다판매 기대감
마동석 ‘악인전’도 칸 프리미엄 톡톡
공유 ‘82년생’·이광수 ‘타짜3’도 인기


‘2019 칸의 한국영화 수레바퀴, 송강호와 마동석이 끌고, 공유와 이광수가 민다.’ 올해 칸 필름마켓에서 확인된 한국영화를 향한 해외 바이어의 관심은 ‘배우’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일부 배우에 국한됐던 시선이 다양하게 분산되고 있어 더욱 고무적이다.

매년 칸 국제영화제 개막과 동시에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칸 필름마켓이 15일(이하 한국시간) 문을 열었다. 세계 영화산업 종사자들이 다양한 작품을 사고파는 비즈니스의 무대로, 올해 60주년을 맞았다. 올해에는 1만2000여명이 참여해 24일까지 열린다. 막바지로 향해 가면서 해외 바이어의 관심을 얻은 한국영화와 그 주역들의 윤곽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 송강호·마동석…칸 진출 프리미엄까지

칸 필름마켓에 부스를 차린 CJ엔터테인먼트와 롯데엔터테인먼트, 콘텐츠판다 등 국내 8개 배급사 관계자들은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 쉼 없이 해외 바이어와 만나 영화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드러난 올해 필름마켓의 ‘투 톱’은 이견 없이 송강호와 마동석이다. 이들이 주연한 ‘기생충’과 ‘악인전’이 각각 이번 영화제 경쟁부문과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에 초청되면서 프리미엄까지 톡톡히 누리고 있다.

특히 송강호의 힘이 만만치 않다. 왕성한 작품 활동을 반영하듯 매년 주연작을 칸 필름마켓에 내놓으면서 쌓은 인지도와 해외시장의 신뢰가 단단하다. 칸 필름마켓에서 만난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20일 “‘밀양’ ‘박쥐’ 등 앞선 칸 초청작으로 널리 알려진 배우인 데다 올해에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으로 칸을 찾아 이에 관한 문의가 쏟아진다”고 밝혔다.

‘기생충’이 과연 칸 필름마켓에서 판매 신기록을 세울지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가능성은 높다. 2016년 칸 경쟁부문에서 선보인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는 칸을 통해 176개국에 판매됐다. 지난해 이창동 감독의 ‘버닝’도 경쟁부문 진출 효과에 힘입어 100여개국에 수출됐다.

영화 ‘악인전’의 마동석. 사진제공|키위미디어그룹·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마동석의 ‘악인전’은 이미 104개국에 선 판매된 상태이지만 칸에서 추가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2016년 칸에 초청된 ‘부산행’을 칸 필름마켓 화제작으로 끌어올리면서 157개국 판매의 공을 세운 마동석이 이번에도 ‘세일즈 파워’를 발휘하는 셈이다.

필름마켓에서 만난 세일즈 관계자는 “‘악인전’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만큼 범죄액션 장르에 충실하면서도 명료한 구성을 갖고 있어 해외 바이어들이 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배우 공유(왼쪽)-이광수. 스포츠동아DB


● “어려워지는 배우 캐스팅, 전 세계의 고민”

‘한류스타’ 공유와 ‘뜻밖의 강자’ 이광수는 송강호와 마동석의 뒤를 잇는다. 아시아 시장을 아우르는 스타라는 공통점으로 칸 필름마켓에서도 어김없이 경쟁력을 과시한다.

공유가 주연한 ‘82년생 김지영’을 담당하는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아시아 바이어 가운데 공유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며 “특히 ‘부산행’에 함께 출연한 공유와 정유미가 부부로 나온다는 사실에 바이어들도 관심을 보인다”고 밝혔다.

이광수 역시 한류에 힘입은 바 크다. ‘아시아 프린스’라는 별칭답게 그가 주연한 ‘타짜:아이드 잭’은 칸에서 아시아 바이어로부터 주목받아 ‘라이징 무비스타’의 면모를 드러낸다.

이처럼 칸 필름마켓에서 몇몇 유명 배우의 출연작을 중심으로 판매 성과가 나오는 상황은 ‘스타파워’의 영향도 있지만 갈수록 심화하는 배우 캐스팅의 어려움을 드러내는 또 다른 이면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칸 필름마켓을 찾은 한 수입사 대표는 “우리뿐 아니라 북미, 유럽 등 요즘은 배우 캐스팅이 제작상 가장 어려운 숙제”라며 “투자가 확정되고도 배우를 찾지 못해 제작이 무산되는 경우도 많은데, 극장 개봉영화가 아닌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 OTT(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으로 향하는 스타급 배우가 많아진 영향도 크다”고 짚었다.

칸(프랑스)|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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