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침입자’ 김무열 “‘코로나19’ 사태→관객들 향한 감사 더 커져”

입력 2020-06-10 1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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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침입자’ 김무열 “‘코로나19’ 사태→관객들 향한 감사 더 커져”

“영화 보러 가는 것이 일상이었는데 그것을 잃은 우리 모두가 안타까워지는 시기인 것 같아요. 배우로서 그 동안 극장을 찾아주셨던 관객들이 얼마나 소중한 분들이 깨닫게 되는 시간인 것 같고요.”

배우 김무열이 출연하는 영화 ‘침입자’는 3월 12일에 개봉하기로 돼 있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수차례 개봉 시기를 변경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6월 4일 관객들과 드디어 만났다. 김무열은 어느 때보다 사람이 모이기 힘든 시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자신의 영화를 보러 오는 관객들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었다.

개봉이 늦어지긴 했지만 ‘침입자’는 코로나19 사태에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고 있다. 뒤이어 개봉할 영화들에겐 ‘한 줄기 빛’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김무열은 “안전과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 수칙을 잘 지키시고 관람하시길 바란다”라며 “또한 이 영화로 답답한 관객들의 마음이 어느 정도 해소되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하기도 했다.

김무열은 영화 ‘침입자’에서 잃어버렸던 여동생 ‘유진’(송지효 분)이 25년 만에 돌아왔지만 그를 의심하며 정체를 파헤치는 오빠 ‘서진’ 역을 맡았다. 아내와 사별한 뒤 신경증을 앓은 캐릭터로 분한 김무열은 어느 때보다 예민하고 불안정한 캐릭터를 잘 소화하며 극을 잘 이끌어나갔다.

“장면의 90%에서 제가 나오니까 아무래도 부담감이 어느 때보다 심했어요. 극을 끌고 가는 화자가 되고 관객들 역시 제 캐릭터에 감정 이입을 하게끔 해야 해서 책임감이 더 없이 컸죠. 역할 역시 트라우마로 인한 정신적인 질환을 앓고 있는 인물이라 연기적으로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 많았어요. 그런 점들로 인해 다이어트가 저절로 됐던 것 같아요.”

장르가 스릴러라 연기도 단계별로 해나갔다. 손원평 감독은 ‘즉석 카레’를 비유하며 연기를 요구했다고. 그는 “영화 내용상 반복적인 상황이 있기 때문에 지루함을 완화시키는 연기가 필요했다”라며 “감독님이 카레 맛에 비유하며 연기를 하면 될 것 같다고 하더라. 어떤 날은 순한 맛으로, 또 어떤 날은 매운 맛으로 연기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상대배우 송지효와의 연기 호흡은 어땠을까. 그는 “지효 누나는 ‘형’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상대방이 불편함을 느끼게 하지 않은 잠정이 있더라”라며 “중반부터 자연스레 친해졌는데 상대를 배려하는 세심한 사람이라는 것이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겉은 되게 털털한 것처럼 보이는데 알고 보면 남이 불편한 것을 못 참는 스타일 같아요. 그리고 스스로 노력하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그리고 함께 연기하면서 눈빛이 그렇게 확 바뀌는 사람은 오랜만에 만나는 것 같아요. 목을 조르는 장면에서 연기를 너무 잘해 제가 더 무섭고 놀랐다니까요? 그런데 기자회견 때 ‘자기가 (연기를) 생각보다 못해서 아쉬웠다’라고 했잖아요. 이렇게 잘해놓고 못했다고 말하는 법이 어디 있어요.”

‘침입자’의 손익분기점은 약 150만 명이다. 지금 이 시기에 15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문화계가 침체되고 있는 가운데 김무열은 “지금도 바이러스 확산을 위해 열심히 수고하시는 분들이 있지 않나”라며 “이제는 우리 역시 각자 있는 곳에서 제 역할을 할 때인 것 같다. 나는 우리 모두가 이번 사태를 싸우고 버텨서 언젠간 이길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라며 함께 하는 영화인들에게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김무열의 차기작은 촬영을 마친 ‘보이스’(가제)와 촬영 중인 ‘대외비 : 권력의 탄생’이다. 이전보다 더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김무열은 “업계에서 날 계속 찾아주신다는 것은 굉장히 감사한 일이다. 힘들기도 하지만 내가 안주만 하지 않으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배우로서 늘 더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내가 갖고 있는 것을 다 보여드리면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생각이 요즘에 들어서 계속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럴 때 선배님들 이야기를 듣다 보면 다들 겪는 스트레스인 것 같아요. 그래서 더 고민하기 보다는 즐기기로 했어요. 배우를 하기로 결정한 이상, 어쩌겠어요. 즐기면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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