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클립] ‘69세’ 한 번도 다루지 않았던 장년 여성의 인권 이야기

입력 2020-08-05 15: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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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0일 개봉하는 영화 ‘69세’의 메인 예고편이 공개되었다. 시선을 압도하는 강렬한 전개가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게 만든다.

영화 ‘69세’는 비극적인 상황에 처한 69세 효정이 부당함을 참지 않고 햇빛으로 걸어나가 참으로 살아가는 결심의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공개된 메인 예고편처럼 어느 한국 영화에서도 한 번도 다루지 않았던 장년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여성으로서, 노인으로서, 사회에서 약자가 감내해야 할 시선과 편견에 대한 화두를 던져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노인이라는 이유로 피해 사실을 의심 받고, 피해자에게 오히려 조심했어야 한다고 말하는 모습이 과연 우리는 어땠을까 하고 자성하게 만든다. “고소인이 젊은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구속됐을까요?”라는 대사와 함께 ‘무심코 당연하게 우리가 지나쳤을’, ‘당신은 나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라는 문구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예고편만으로도 “포기하면 안 돼요, 뭐든!”이라는 또 다른 대사처럼 어려운 고백을 시작하는, 용기를 내는 게 당연한 나이인 69세의 효정을 응원하게 될 것이다. 개봉 후 성별과 연령을 초월한 더욱 많은 관객들의 지지와 응원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양한 작품으로 인상적인 면모로 선보인 예수정 배우가 주연을 맡아 진정성 있는 연기로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게 만든다. 여기에 관록의 배우 기주봉과 김중기, 김태훈, 김준경 등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열연이 사실적인 공감을 이끄는 한편, 영화의 메시지를 호소력 있게 전달한다.

연출을 맡은 임선애 감독은 주제를 다루는 신중하고 사려 깊은 자세와 통찰력으로 데뷔작이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의 높은 완성도를 선보인다. “노년의 삶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인간 존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면서 영화를 통해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어 이야기를 시작하고 가해자들의 존재가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전했다.

‘69세’는 제24회 부산 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에 선정돼 소개된 후 관객들의 열렬한 지지 속에 관객상을 수상했다. 이미 관객들이 인정한 깊은 울림과 폭발적 열연으로 오랜만에 만나는 한국 영화 수작의 면모를 확인시켜줄 것이다. 8월 20일 개봉.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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