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놀면 뭐하니?’ 이효리 발언 해명…‘무도’ 곤장 악몽 재연 (종합)
MBC ‘놀면 뭐하니?’가 국내를 넘어 대륙으로 뻗어버렸다. 이효리의 지나가는 발언을 잡아낸 대륙의 불편러들이 몰려오는 상황이다.
지난 22일 방송된 ‘놀면 뭐하니?’에서는 제작자로 변신한 지미 유(유재석)와 엄정화, 이효리, 제시, 화사 등이 함께 한 환불 원정대 멤버들 간의 일대일 면담이 전파를 탔다.
이날 이효리는 싹쓰리 속 린다 G의 캐릭터를 버리고 지미 유와 함께 상황극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이효리는 중국 진출을 위해 새로운 부캐릭터의 이름으로 마오로 하는 것이 어떠냐고 가벼운 농담을 던졌다.
이에 제작진은 ‘그러지 마오’라는 자막으로 이효리의 발언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거침없는 발언을 하는 상황극 속 이효리의 캐릭터에 곤란해 하는 듯 한 뉘앙스로 이효리의 발언을 받아친 것이다.
그러나 정작 중국 누리꾼들은 이효리의 발언에 민감한 반응을 내놓았다. 현재 이효리의 인스타그램에는 해당 방송이 나간 후 중국 누리꾼들이 온갖 악성 댓글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누리꾼들은 “감히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 “그럼 당신도 나를 세종대왕이라고 불러보라”는 댓글을 비롯해 저주에 가까운 욕설들도 즐비한 상황이다. 이에 중국을 못마땅하게 보는 누리꾼들까지 몰려들어 중국을 비하하고 대만을 칭송하는 댓글을 달고 있다.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 따로 없다.
이처럼 상황이 번지자 제작진 측은 24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이효리의 발언에 특정인물(마오쩌둥)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없었다는 것이 주된 요지.
제작진 측은 “지난 22일 방송 중 출연자인 이효리 씨가 활동명을 정하는 과정에서 언급한 ‘마오’와 관련해 일부 해외 시청자분들이 불편함을 느꼈다는 내용을 접하게 되었습니다”라며 “보내주시는 우려처럼 특정 인물을 뜻하는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더 이상의 오해를 막기 위해 어제부터 제공되는 유료 서비스에서는 해당 내용을 편집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효리 씨의 최종 부캐명은 다른 이름으로 정해진 상태입니다. 제작진은 앞으로 보다 세심하고 신중하게 방송을 만들겠습니다”라며 중국 누리꾼들을 달래는 듯한 모양새를 취했다.
그러나 이 같은 ‘놀면 뭐하니?’의 피드백이 과연 환불 원정대 프로젝트에 얼마나 득이 될지는 미지수다. 이효리가 예능으로 던진 ‘발언’이 제작진의 입장과 맞물려 다큐멘터리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문제가 되는 까닭은 당연히 다른 환불 원정대 멤버들이 발언을 할 때도 스스로 자기 검열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당하고 거침없는 환불 원정대의 모습을 기대한 시청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우려가 생긴다.
뿐만 아니라 ‘놀면 뭐하니?’ 제작진의 이 같은 피드백은 과거 ‘무한도전’ 곤장 사과의 악몽을 상기 시킨다. 당시 ‘무한도전’은 시청자들이 불편해 한다는 이유로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전면 중단하고 곤장을 설치해 유재석과 김태호 PD 등이 곤장을 맞았다.
문제의 곤장 에피소드는 시청자들이 ‘무한도전’을 떠올릴 때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로 꼽힌다. 예능을 다큐로 받고 여기에 제작진의 과한 사과까지 곁들여져 ‘무도 시어머니’들의 창궐을 탄생시킨 결정적인 순간으로 거론된다.
이처럼 이번 ‘놀면 뭐하니?’를 둘러싼 논란 역시 중국 누리꾼들의 과한 반응에 제작진이 지나치게 어울려 준 것이 아닐까. 부디 제작진의 이번 피드백이 지난 ‘무도’ 때처럼 ‘대륙 시어머니’ 창궐의 시작이 되지 않길 바란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