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여행에 미치다’ 조준기 극단적 선택 암시→병원 치료 중

입력 2020-09-01 17:38: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음란물 유포 논란’ 조준기 대표, 극단적 선택 암시
조준기 대표, 위독한 상태로 발견→병원行
현재 치료 중, 이후 경찰 조사 불가피
공식 SNS 계정에 불법 성적 촬영물을 게재했다가 논란이 불거진 유명 여행정보 소개 채널 ‘여행에 미치다’ 조준기 대표가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올린 후 행방불명됐다가 위독한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조준기 대표는 1일 오전 11시경 서울 용산구 모처에서 의식이 불명확한 상태로 발견됐다. 지인 신고로 출동한 구조대에 의해 발견된 조준기 대표는 CPR(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재 호흡 등은 정상으로 돌아온 상태다.

조준기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50분 무렵 인스타그램 계정에 “정말 모두에게 너무 미안하다. 나 때문에 이유 없이 고통받고 욕 먹는 크루, 친구들 그리고 제일 사랑하는 가족까지. 이제 더는 그 누구에게도 짐이 되지 않고, 내 갈 길로 떠나려고 한다. 끝까지 이기적일 거니 차라리 미워하고 원망해주길”이라고 의미심장하게 적었다.

이어 “정말 지금까지 여한 없이 불행했고, 행복했으며 여러분과 함께 하는 모든 날이 더할 나위 없었던, 내 인생 전부이자 진심이었다. 마지막으로 조준기를 가족으로, 대표로, 친구로, 사랑하는 사람으로 대해줬던 모든 사람에게, 이리 부족한 나를 항상 보듬어주고 응원해 줘서 고마웠다고. 이렇게 얼굴도 못 보고 죄만 짓고 떠나 너무 가슴 아프다고 정말 너무 미안해 모두. 언젠가 길 위에서 다시 만나자”라고 작별을 고하듯 썼다.

그러면서 “추신, 코로나 시국이니 장례식은 가족끼리만 해주고, 지인들 부조는 남은 우리 가족, 크루 다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계좌번호) 국민은행 조준기(여행에미치다)로 보내놔주면 좋겠다”며 “사건은 사건 그 자체만으로의 과실을 따져주길. 불필요한 인과들로, 불필요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조준기 대표는 “크루가 새로이 시작해 나갈 때, 부디 많은 도움과 응원도 부탁한다. 잘못은 내가 혼자 한 건데, 나머지 19명까지 같이 싸잡아 욕 할 필요 없잖냐. 얼마나 능력 있고, 성실하며 나보단 그 얼마나 떳떳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인데. 괜히 나 때문에 이들 또한 피해 본 사람들”이라고 크루에 대해 당부했다.

유서로 추정되는 글은 현재(오후 5시) 삭제된 상태다. 조준기 대표 인스타그램 계정도 비공개로 전환됐다.

조준기 대표가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배경은 지난달 29일 오후 ‘여행에 미치다’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게시물 때문이다. 불법 촬영물로 추정되는 게시물은 성관계 장면이 담겼다. 여행지에서 불법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영상이었다.

‘여행에 미치다’ 측은 영상에 대해 댓글이 쏟아지자 황급히 게시물을 내렸다. 그런데도 불법 촬영 논란이 일자, ‘여행에 미치다’ 측은 “문제의 영상은 직접 촬영한 불법 촬영물이 아닌 다운로드 한 것으로 확인된다. 콘텐츠 업로드 중 부주의로 인해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불법 촬영물 소지 및 배포 등을 이유로 내사에 착수했다. 그리고 논란이 계속되자, 조준기 대표는 유서를 작성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다만 그가 깨어날 경우, 이후 경찰 조사 등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 희망의 전화 ☎129 / 생명의 전화 ☎1588-9191 /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행에 미치다’ 조준기 대표 인스타그램 전문
정말 모두에게 너무 미안하다ㅡㅡ 나 때문에 이유 없이 고통 받고 욕 먹는 크루들, 친구들 그리고 제일 사랑하는 가족들까지.

이제 더 이상 그 누구에게도 짐이 되지 않고, 내 갈 길로 떠나려고 함ㅡㅡ 끝까지 이기적일거니 차라리 미워하고 원망해주길

정말 지금까지 여한 없이 불행했고, 행복했으며 여러분들과 함께 하는 모든 날이 더할나위 없었던, 내 인생 전부이자 진심이었다.

마지막으로 조준기를 가족으로, 대표로, 친구로, 사랑하는 사람으로 대해줬던 모든 사람들에게, 이리 부족한 나를 항상 보듬아주고 응원해줘서 고마웠다고. 이렇게 얼굴도 못 보고 죄만 짓고 떠나 너무 가슴 아프다고

정말 너무 미안해 모두. 언젠가 길 위에서 다시 만나자!

*추신 : 코로나 시국이니 장례식은 가족끼리만 해주고, 지인들 부조는 남은 우리 가족들+크루들 다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계좌번호) 국민은행 조준기(여행에미치다)로 보내놔주면 좋겠음ㅡㅡ

**사건은 사건 그 자체만으로의 과실을 따져주길. 불필요한 인과들로, 불필요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크루들이 새로이 시작해 나갈 때, 부디 많은 도움과 응원도 부탁드립니다. 잘못은 내가 혼자 한건데, 나머지 19명 까지 같이 싸잡아 욕 할 필요 없잖아요? 얼마나 능력 있고, 성실하며 나보단 그얼마나 떳떳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인데:) 괜히 나 때문에 이들 또한 피해 본 사람들인걸요.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