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이웃사촌’ 정우 “가부장적인 남편 아냐, 천만 감독의 기운 느껴 보고파”
배우 정우가 천만 관객을 동원한 감독의 기운을 받아 따뜻한 웃음과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정우가 출연한 영화 ‘이웃사촌’은 좌천 위기의 도청팀이 자택 격리된 정치인 가족의 옆집으로 위장 이사를 오게 되어 낮이고 밤이고 감시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1280만 관객을 동원한 ‘7번방의 선물’ 이환경 감독의 7년만의 복귀 작으로 웃음과 감동이 모두 있는 전작의 분위기를 이어가며 흥행을 예고했다.
정우는 ‘이웃사촌’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환경 감독’을 작품 선택의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 언급했다.
“작품을 선택할 때마다 메시지와 캐릭터를 중요하게 봐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감정적으로 더 공감이 되고 흡입력 있게 시나리오를 보게 되죠. 그 다음에 고려하는 것이 누구와 함께 하는지인데, ‘이웃사촌’의 경우는 이환경 감독이 크게 자리했어요. 이환경 감독과는 ‘그놈은 멋있었다’(2004)에서 처음 만났는데 당시 현장은 지금보다 더 권위적이고 어려운 분위기였거든요. 그런데 이환경 감독은 오로지 연기, 장면에만 집중을 하더라고요. 불편한 에너지가 아니라 긍정적인 감정을 주고받았죠. 연기를 하면서 성취감을 느낀 첫 경험이었어요.”
이어 “그때의 감독님 모습을 알고 있기에 ‘이웃사촌’에서도 이환경 감독 자체가 나에게는 원동력이었고 그 자체로 든든한 존재였다”라며 “이후 ‘7번방의 선물’로 천만 관객의 사랑을 받아본 감독이 되지 않았나. 그런 사람의 에너지, 노하우를 느껴보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영화는 왼손잡이를 좌파로 의심하고 국민을 애국자와 빨갱이로 나누던 1980년대를 배경으로,우정과 소통을 이야기한다. 감동과 코미디를 적절하게 버무려 완성도를 꾀했다. 그러나 촬영을 마치고 출연 배우 오달수의 성추문으로 약 2년 동안 관객을 만나지 못했다.
정우는 “‘이웃사촌’이라는 작품을 늘 생각하고 있어서 2년이 지난지도 몰랐다. 당시 촬영 현장에서 내가 느꼈던 감정이 얼마나 스크린에 잘 녹아있을지가 가장 궁금했다”며 “쑥스럽지만 내 연기를 보면서 흐느꼈다. 눈물이 나더라”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정우가 연기한 대권 캐릭터는 좌천 위기의 도청팀장이자 가부장적인 아버지이다. 영화의 관건은 대권의 심리 변화. 정우는 “초중반까지는 코믹하다가 점점 진중해지면서 긴장감이 생기고 감정도 같이 쌓인다. 단단한 작품”이라며 “배우들의 연기만으로도 충분히 볼만하다”라고 자신했다.
“대권이 변화하는 과정이 재미있었어요.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인물이 도청을 하면서 조금씩 변하죠. 처음과 마지막 감정의 진폭이 컸고 표현하는 방식도 다양해 배우로서 도전할만한 작품이었습니다. 전체적인 지휘는 감독님이 해주셨어요. 초본은 굉장히 건조했었는데 감독의 손을 거치면서 따뜻하고 블랙코미디가 추가됐죠. 오히려 부담 없이 연기할 수 있었어요.”
그러면서 가부장적인 대권과의 싱크로율과 가족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간략하게 말하자면 대권 같이 가부장적이진 않다. 또 TV에서 많이 해주다보니 내 딸도 ‘응답하라1994’를 봤다. ‘아빠다!’라고 알아보더라”라며 “사실 가족을 언급하는 게 조심스럽다. 결혼 5년차인데 좀 더 살아보고 말을 해야 할 것 같다. 내 생각과 아내 김유미의 생각이 다를까봐 조심스럽기 때문이다”라고 가족에 대한 배려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함께 호흡한 오달수(야당 총재 이의식 역)에 대해선 “묵묵하게 지켜보는 스타일이고 받아줄 것은 받아주는 편이지만 말수가 많진 않다. 촬영을 하면서 친밀해졌는데 호칭은 선배님이라고 한다”라며 “마지막 촬영 즈음에 일련의 일이 생겼는데 기도하는 마음가짐으로 지낼 수밖에 없었다. 개봉은 연기자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답을 했다.
“찍어둔 영화들의 개봉이 미뤄지면서 표면적으로는 공백기가 길었죠. 정작 저는 3개 작품을 연달아 찍어서 많이 고갈된 상태였어요. 다시 채워넣으려고 1년 3개월 정도 활동을 쉬었죠. 오히려 쉬는 동안 연기에 대한 갈증, 절실함이 생기더라고요.”
끝으로 “‘이웃사촌’ 개봉을 앞뒀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렸다. 하지만 나는 배우로서 ‘이웃사촌’을 촬영하며 이미 성장했고 감사할 뿐이다. 그 모습을 관객들이 느꼈으면 한다. 최선을 다하고 진정성을 담았으니 공감해서 봐 달라”라고 당부했다.
‘이웃사촌’은 오는 11월25일 개봉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배우 정우가 천만 관객을 동원한 감독의 기운을 받아 따뜻한 웃음과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정우가 출연한 영화 ‘이웃사촌’은 좌천 위기의 도청팀이 자택 격리된 정치인 가족의 옆집으로 위장 이사를 오게 되어 낮이고 밤이고 감시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1280만 관객을 동원한 ‘7번방의 선물’ 이환경 감독의 7년만의 복귀 작으로 웃음과 감동이 모두 있는 전작의 분위기를 이어가며 흥행을 예고했다.
정우는 ‘이웃사촌’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환경 감독’을 작품 선택의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 언급했다.
“작품을 선택할 때마다 메시지와 캐릭터를 중요하게 봐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감정적으로 더 공감이 되고 흡입력 있게 시나리오를 보게 되죠. 그 다음에 고려하는 것이 누구와 함께 하는지인데, ‘이웃사촌’의 경우는 이환경 감독이 크게 자리했어요. 이환경 감독과는 ‘그놈은 멋있었다’(2004)에서 처음 만났는데 당시 현장은 지금보다 더 권위적이고 어려운 분위기였거든요. 그런데 이환경 감독은 오로지 연기, 장면에만 집중을 하더라고요. 불편한 에너지가 아니라 긍정적인 감정을 주고받았죠. 연기를 하면서 성취감을 느낀 첫 경험이었어요.”
이어 “그때의 감독님 모습을 알고 있기에 ‘이웃사촌’에서도 이환경 감독 자체가 나에게는 원동력이었고 그 자체로 든든한 존재였다”라며 “이후 ‘7번방의 선물’로 천만 관객의 사랑을 받아본 감독이 되지 않았나. 그런 사람의 에너지, 노하우를 느껴보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영화는 왼손잡이를 좌파로 의심하고 국민을 애국자와 빨갱이로 나누던 1980년대를 배경으로,우정과 소통을 이야기한다. 감동과 코미디를 적절하게 버무려 완성도를 꾀했다. 그러나 촬영을 마치고 출연 배우 오달수의 성추문으로 약 2년 동안 관객을 만나지 못했다.
정우는 “‘이웃사촌’이라는 작품을 늘 생각하고 있어서 2년이 지난지도 몰랐다. 당시 촬영 현장에서 내가 느꼈던 감정이 얼마나 스크린에 잘 녹아있을지가 가장 궁금했다”며 “쑥스럽지만 내 연기를 보면서 흐느꼈다. 눈물이 나더라”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정우가 연기한 대권 캐릭터는 좌천 위기의 도청팀장이자 가부장적인 아버지이다. 영화의 관건은 대권의 심리 변화. 정우는 “초중반까지는 코믹하다가 점점 진중해지면서 긴장감이 생기고 감정도 같이 쌓인다. 단단한 작품”이라며 “배우들의 연기만으로도 충분히 볼만하다”라고 자신했다.
“대권이 변화하는 과정이 재미있었어요.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인물이 도청을 하면서 조금씩 변하죠. 처음과 마지막 감정의 진폭이 컸고 표현하는 방식도 다양해 배우로서 도전할만한 작품이었습니다. 전체적인 지휘는 감독님이 해주셨어요. 초본은 굉장히 건조했었는데 감독의 손을 거치면서 따뜻하고 블랙코미디가 추가됐죠. 오히려 부담 없이 연기할 수 있었어요.”
그러면서 가부장적인 대권과의 싱크로율과 가족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간략하게 말하자면 대권 같이 가부장적이진 않다. 또 TV에서 많이 해주다보니 내 딸도 ‘응답하라1994’를 봤다. ‘아빠다!’라고 알아보더라”라며 “사실 가족을 언급하는 게 조심스럽다. 결혼 5년차인데 좀 더 살아보고 말을 해야 할 것 같다. 내 생각과 아내 김유미의 생각이 다를까봐 조심스럽기 때문이다”라고 가족에 대한 배려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함께 호흡한 오달수(야당 총재 이의식 역)에 대해선 “묵묵하게 지켜보는 스타일이고 받아줄 것은 받아주는 편이지만 말수가 많진 않다. 촬영을 하면서 친밀해졌는데 호칭은 선배님이라고 한다”라며 “마지막 촬영 즈음에 일련의 일이 생겼는데 기도하는 마음가짐으로 지낼 수밖에 없었다. 개봉은 연기자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답을 했다.
“찍어둔 영화들의 개봉이 미뤄지면서 표면적으로는 공백기가 길었죠. 정작 저는 3개 작품을 연달아 찍어서 많이 고갈된 상태였어요. 다시 채워넣으려고 1년 3개월 정도 활동을 쉬었죠. 오히려 쉬는 동안 연기에 대한 갈증, 절실함이 생기더라고요.”
끝으로 “‘이웃사촌’ 개봉을 앞뒀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렸다. 하지만 나는 배우로서 ‘이웃사촌’을 촬영하며 이미 성장했고 감사할 뿐이다. 그 모습을 관객들이 느꼈으면 한다. 최선을 다하고 진정성을 담았으니 공감해서 봐 달라”라고 당부했다.
‘이웃사촌’은 오는 11월25일 개봉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