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리뷰] ‘너를만났다2’ 김정수, VR로 만난 아내…하염없이 눈물만 (종합)

입력 2021-01-21 22: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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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그림자라도 보고 싶어”
딸 “아빠의 마지막 소원처럼 들렸다”
연극배우+성우 목소리로 故 성지혜 씨 구현
‘너를 만났다2’ 김정수 씨가 세상을 떠난 아내와 만났다. VR로 그려낸 가상의 아내였지만 그마저도 1분 1초가 아쉬운 만남이었다.

21일 방송된 MBC 창사 60주년 특집 VR 휴먼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 시즌2는 ‘로망스’라는 주제로 김정수 씨와 아내의 재회를 공개했다.

김정수 씨는 4년 전 병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 성지혜 씨를 만나기 위해 방송 출연을 결심했다. 하지만 엄마를 잃은 슬픔이 지워지지 않은 다섯 딸들을 설득하기란 쉽지 않았다. 첫째 딸 김종빈 양은 “더 행복하게 살 방법을 마련하는 중인데 아빠가 (엄마를 만나자고 했다)”면서도 “어떻게 보면 애 다섯을 낳은 사랑하는 여자니까. 내게는 ‘내 마지막 소원이다’라고 아빠의 말이 들렸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김정수 씨는 아이들에게 엄마와의 첫 만남을 설명했다. 크리스마스 이브 한 파티에서 처음 만났던 부부. 김정수 씨는 아내의 인상착의까지 하나하나 기억했다. 딸들은 “그땐 빡빡이 아니었냐”며 괜히 장난을 쳤고, 김정수 씨 역시 “그때는 아빠가 머리가 있었다”고 딸들의 장난을 받아주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아이들이 없이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정수 씨는 “내가 항상 (아내를) 안고 잤다. 팔베개 하고 더울 때나 추울 때나 항상 그랬다. 항상 내가 팔베개 하면 그 위에 아내가 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살아생전 “아이들이 아닌 오빠가 걱정된다”고 말했다는 성지혜 씨. 김정수 씨는 “‘왜 이런 얘기를 하지?’ 했었는데 이젠 좀 알겠다”고 털어놨다.


아이들과 아내의 납골당을 찾은 김정수 씨. 덤덤한 척 하는 아이들이었지만 둘째 종윤이는 결국 눈물을 참지 못하고 자리를 떴다. 가만히 딸의 등을 토닥이는 아빠의 마음은 편할 리 없다. 종윤이는 “엄마의 죽음이 실감이 안 났다. 몰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눈물을 보였다.

김정수 씨 역시 “집사람이 없는 거에 대해서 갑자기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내가 혼자 애 5명을 키우고 어떻게 생활을 해야 될지 자신이 없었다. 집사람이 없으니까 집에 안 가고 옆으로 샜다. 한강 둔치에 차도 안 세우고 가만히 있었다. 그때 나도 내가 무섭더라. 차를 다음 날 팔아버렸다. 운전을 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으니까 팔고 2년 동안 차를 안 타고 다녔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 사람 그림자라도 보고 싶다. 나머지 하나는 아이들이 엄마를 조금이라도 더 알았으면 좋겠다”며 울먹였다.


제작진은 김정수 씨 가족을 위해 성지혜 씨가 살아있던 순간, 집의 공간을 VR로 구현해내기로 했다. MBC 특수 영상팀은 성지혜 씨의 생전 동영상과 사진, 가족들의 기억을 바탕으로 VR을 구현해냈다. 또 가족들이 성지혜 씨와의 교감을 느낄 수 있도록 게임적 요소를 가미했다.

성지혜 씨의 모션 캡처 작업은 연극 배우 우미화가 맡았다. 우미화는 마커가 부착된 슈트를 입고 성지혜 씨 특유의 동작을 연기했다. 목소리는 생전 영상에 남아있는 목소리에 성우의 목소리를 입혀 생동감을 더했다.

김정수 씨는 이렇게 구현된 VR 세상 속에서 아내와 만났다. 가상의 아내지만 3년만의 재회에 김정수 씨는 목놓아 울었고, 이를 지켜보던 아이들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동아닷컴 함나얀 기자 nayamy9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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