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강민아 “드디어 지상파 드라마 주인공! 데뷔 12년 돌아보게 돼” (멀푸봄)

입력 2021-07-21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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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민아가 KBS2 드라마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을 통해 데뷔 12년 만에 처음, 지상파 미니시리즈 여주인공으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강민아는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이하 ‘멀푸봄’) 종영 기념 화상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드디어 주인공을 하는구나’ 싶었다. 어렸을 때부터 시작해 인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연기다. 성장해 온 지난 시간들이 생각나서 감회가 남달랐고 감사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부담감이 당연히 있었고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여 줄지 압박감도 있었다”라며 “그런데 계속 생각해 보니 분량만 많아졌을 뿐 나는 드라마의 일부분일 뿐이더라. 드라마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만드는 것 아닌가. 내가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먹고 난 이후에는 압박,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분량도 다르고 그에 따라 촬영장에 출근 횟수도 달라지잖아요. 예전보다 최소한의 에너지로 최대를 끌어낼 고민을 많이 했어요. 앞선 작품들에선 하루에 모든 걸 불태웠다면 ‘멀푸봄’에선 후반부 체력을 걱정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영양제를 많이 챙겨먹었어요. 나이 들어 보이나요? (웃음)”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인 만큼 웹툰 속 김소빈을 최대한 구현하기 위해 연구했다. 그는 “웹툰 팬 입장에서 생각을 했었다. 캐릭터의 주요 특징, 매력을 중점적으로 살리면 독자들이 공감해 줄 것 같아서 원작을 읽었다”라고 캐릭터 구축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나 강민아는 ‘김소빈 캐릭터와 비슷한 부분이 하나도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생각이 많은 사람이 실수를 덜 한다’는 대사가 있었다. 공감한다. 소빈이의 신중함이 부럽다”라며 “다만, 자신에게 못되게 대하는 사람을 끊어내지 못하는 소빈이를 보면 답답하다. 속앓이를 하면서 참는 성격에는 공감할 수 없었다”라고 역할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싱크로율은 0%지만 외형적으로는 웹툰 속 김소빈과 비슷하게 만들려고 했기 때문에 비슷한 정도를 60%라고 할게요. 저는 김소빈 성격과는 전혀 달라요. 제 안에 있는 모습을 끌어내 연기하는 게 편한데, 소빈이와 저는 비슷한 점이 없습니다. 저는 낯도 가리지 않고 말도 많고 친화력이 좋거든요. 오히려 필터 없이 말을 해놓고선 집에 가서 ‘말을 너무 많이 했나’ 후회하는 편이죠. 연애를 할 때도 답답한 걸 절대 못 참아요. 언성을 높여서 싸우진 않습니다. 어떻게 사람한테 심한 말을 할 수 있어요. 대신 화가 날 거 같다면 미리 말하죠. 호감 표현도 솔직하게 하는 편이고요.”



이렇게 배우 본인과 전혀 다른 캐릭터였지만, 강민아는 역할을 빈틈없이 소화하며 첫 주연작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1~2%대 시청률로 고전했음에도 배우들의 호연으로 고정 시청층을 확보했다.

강민아는 “드라마든 영화든, 막상 촬영을 시작하면 수치에 대한 생각보다는 완성도에 대한 고민을 더 한다”라며 “수치가 높게 나와도 내 연기가 화면에서 잘 안 나오면 기분이 안 좋다. 하지만 수치가 낮아도 내 연기가 마음에 들면 기분이 좋다. 나는 수치보다는 작품에 더 집중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시간 댓글을 보는 편인데, 시청자들이 김소빈이나 여준(박지훈 분), 남수현(배인혁 분)에게 몰입해서 함께 즐거워하고 화내 주셔서 감사했다. ‘잘 해주고 있다’는 댓글이 많이 보여서 다행이었다”라고 고마워했다.

“저는 제가 더 어른스러워졌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니~’ 하는 마음을 갖고 싶거든요. 첫 주연에 대한 의미를 많이 두지 않으려고 스스로를 다독이지만 인생에서 첫 번째는 ‘딱 한 번’이라는 의미잖아요. 그래서 ‘멀푸봄’은 제가 첫 주연으로 이끈 작품이기에 더 특별해요. 촬영장에서도 즐거운 순간이 더 많았고 20대에 좋은 친구들을 만나서 재미있게 찍었던 현장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시청자들에게도 봄을 느끼고 싶을 때 생각나는 드라마였으면 좋겠어요.”


또, 배우로서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어머니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연기를 꾸준히 하면서 보여준 짧은 모습들이 모여서 이제서야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봐 주시는 것’이라고 하셨다”라며 “내게 경쟁력이 있다면, 쉬지 않고 꾸준히 연기를 해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드린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답했다.

12년 동안 많은 작품을 했고, 올해 만해도 ‘멀푸봄’ 뿐만 아니라 tvN ‘여신강림’, JTBC ‘괴물’에 출연했다. ‘괴물’로는 낯선 얼굴을 보여줬지만 여전히 강민아에게는 ‘학생 이미지’가 더 강하게 남는다. 그는 “나도 마찬가지지만, 아역부터 시작한 친구들이 ‘어떻게 하면 성숙해 보일까’ ‘어떻게 하면 변신을 할까’ 같은 고민을 많이 한다”라며 “그런데 나중에 내가 ‘제발 교복을 입을 수 있게 해주세요’ 해도 거절당할 날이 오지 않겠나. 변신에 대한 강박을 굳이 가질 필요가 없어 보인다”라고 연기 변신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학생 이미지가 강하지만 제가 학생 역할만 고집하지 않는 한, 언젠가는 다른 역할을 충분히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잖아요. 충실히 연기를 한다면. 학생 이미지도 자연스럽게 잊히지 않을까요?”

더불어 지난해 주지훈, 정려원 등이 소속된 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다작과 첫 지상파 드라마 주연이라는 성과를 이뤘다. 강민아는 “어머니가 ‘너 요즘 회사 욕 안한다’라고 하셨다. 회사에 불만이 없다”라며 “회사와 계약을 할 때도 꾸준히 연기하고 내 모습을 보여드릴 때라고 말했고 내 생각과 회사 관계자들의 생각이 잘 맞아서 올해 열심히 일할 수 있었다. 내 의사를 존중해준다”라고 만족해했다.

그러면서 “쉴 생각이 전혀 없다”라며 올 하반기에도 ‘열일’(열심히 일하다)을 다짐했다.

“지루하거나 가만히 있는 걸 못 견디는 성격이에요. 만약 다른 직업에 종사했어도 언젠가는 연기를 했을 것 같거든요. 그만큼 저는 연기가 재미있어요. 촬영하는 행위는 똑같지만 매번 다른 캐릭터, 다른 대사를 연기하잖아요. 새로운 장면을 계속 접해야 하는 이 일의 특징 때문에 저는 한 번도 지루하게 느낀 적이 없죠.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에 대한 설렘으로 연기를 열심히 하게 됩니다. 어차피 모든 일은 다 힘들잖아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해야 오래 버틸 수 있죠.”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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