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만에 선 단독무대…“역시 거장 심수봉” 홀릭

입력 2021-09-0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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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전설’ 심수봉이 19일 방영하는 KBS 2TV 추석 특집 ‘2021 한가위 대기획-피어나라 대한민국, 심수봉’을 통해 안방극장 시청자와 만난다. 사진제공|KBS

‘한가위 심수봉 TV 단독 공연’ 녹화 스토리

29일 1000명 초대 2시간30분 온택트 녹화
21개 히트곡 열창…후배 가수들도 무대에
19일 KBS2 ‘피어나라 대한민국’ 특집방영
“힘겨운 시대, 국민에게 위로를!”

비음으로 애절하게 사랑을 노래해온 ‘레전드’. 1978년 “너무 프로 같다”는 이유로 MBC 대학가요제에서 입상하지 못했지만, 노래는 ‘전설’처럼 여전히 불린다. 음악적 감성이 가득한 집안에서 자라난 뒤 한 밴드의 드러머로 미8군 무대에 섰던 재능은 젊은 세대도 노래를 따라 흥얼거리게 한다.

심수봉(66). 그가 1995년 KBS 1TV ‘빅쇼’ 이후 26년 만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내걸고 안방극장 무대에 다시 오른다. 감염병 사태라는 미증유의 힘겨움 속에서 위로의 음악으로 시청자와 함께하려는 의지이다. 19일 KBS 2TV가 추석 특집으로 방영하는 ‘2021 한가위 대기획-피어나라 대한민국, 심수봉’이다.

트로트의 변주…젊은 세대와도 함께
심수봉은 43년 동안 트로트를 재즈와 발라드 등 다양한 리듬으로 변주해낸 ‘싱어 송 라이터’이다. 자신의 대부분 멜로디를 직접 쓰고, 자신의 이야기를 노랫말로 풀어냈다. 그렇게 세상에 내놓은 노래 가운데 21곡을 이번 무대에서 다시 선보인다.

심수봉은 이를 위해 8월29일 공연 실황을 녹화했다. 1000명의 관객을 비대면 화상으로 초대해 2시간30여분 동안 ‘온택트’ 콘서트를 펼친 그는 ‘사랑 밖에 난 몰라’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백만송이 장미’ 등 히트곡을 열창했다. 화면 너머로 공연을 즐겨야 하는 관객에게 생생한 재미를 전달하기 위해 각 노래에 어울리는 화려한 대규모 세트와 다양한 무대효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심수봉은 2007년 그룹 에픽하이와 함께 ‘여자라서 웃어요’를 불러 자신의 11집에 담았다. 젊은 후배들과 어우러진 화음은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 이번 무대에 가수 양동근, 그룹 씨엔블루의 정용화, 밴드 잔나비 등 후배 가수들을 초대했다. 후배들은 앞서 다른 공연에서 선배를 만나거나 그의 노래를 리메이크해 부른 경험으로 무대를 채웠다.
“대중음악 거장이 안기는 공감”
자신의 활동상을 직접 보지 못한 젊은 세대와 소통하려는 심수봉의 노력으로 읽힌다. 실제로 이날 공연을 지켜본 한 관객은 “부모님을 위해 (관람을)신청했는데, 우리가 모르는 노래가 없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를 비롯해 적지 않은 관객이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등 각종 SNS 플랫폼에 관람 후기를 올려 시청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일부 관객은 화상 카메라 앞에 ‘피어나라 대한민국, 심수봉’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플랜카드를 들고 심수봉을 응원했다.

심수봉은 낯선 언택트 공연 환경 등 심적 부담감도 적지 않았지만, 관객들의 열띤 반응을 즉석에서 확인하며 떨쳐냈다. 사실 심수봉은 KBS의 공연 요청에 짧지 않은 시간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힘든 시기에 국민에게 위로를 드리자”는 기획의도에 공감해 결국 출연을 결심했다. 8월31일 소속사 라이트웨이브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공연을 마치고 무대에서 내려와 좋은 기회였다며 기뻐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지난해 ‘2020 한가위 대기획-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에 이어 심수봉 공연을 선보이는 KBS는 앞으로도 가요계에 한 획을 그은 가수들의 무대를 꾸준히 올릴 계획이다. KBS 이훈희 제작2본부장은 “대중음악사에서 거장으로 평가받는 가수들의 공연 실황을 기록하는 것 자체가 의미 깊다는 판단으로 계속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KBS는 “실시간으로 감동을 공유하는 공연의 특색”을 살리기 위해 방송 이후 다시보기 서비스·VOD 등은 제공하지 않을 방침이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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